이 게시판을 보신 분들이라면.
제가 항공모함이 필요 없다,라고 주장하는 소위 말하는 항공모함 반대자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무조건 항공모함을 가지면 안 된다라고 주장한 적도 없지요. 국제정치의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보유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그건 다음 링크 참고하시고...
[미국이 원하는대로 해군을 개편할 모양입니다]
그럼 이랬다, 저랬다 니 주장이 뭐냐? 라고 하신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항공모함을 반대하는 꾸준한 이유를 주장하는 것은 "군사적인 견해"를 밝힌 것입니다.
군사적으로만 보면 전 여전히 대한민국에겐 항공모함이 불필요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필요가 있다면 그건 타국에 대한 군사적 서비스를 제공함에 더 큰 효용이 있다고 생각하지요.
주한미군에게 주둔비로 비용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그 외엔 거의 가치가 없다고 봅니다. 밀리터리 게시판이니까 철저히 군사적으로만 따지는 겁니다.
다만. 댓글에도 몇 가지 전제를 가정하여 만약 대한민국 해군이 해상발진 항공세력을 운용하겠다면.
차라리 7만톤급, 제대로 된 물건을 가지라는 주장을 한 바 있습니다. 그건 아래 링크 참조하시면 될 거고.
어차피 항공모함을 운용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미해군은 돈 많이 들어가고, 효용은 점점 떨어지나, 또 계륵같이 아주 포기할 순 없는 해상 세력을 돈 있는 동맹국에게 아웃소싱 하려는 모양입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핵심적인 세력은 본토에서 발진하는 스텔스 전략 폭격기와 연안에서 운용할 다수의 MRBM과 극초음속 대함미사일이 되었습니다.
<미군은 현재 AGM-183A ARROW의 개발을 끝마치고 전력화 차비에 들어간 상태이며, 이 미사일의 성능은 러시아의 3M22지르콘을 월등히 앞섭니다. 최소 2000Km의 사거리와 최대 마하 20이란 속도를 가지고 있지요. 현존하는 그 어떤 방공요격체계도 이 물건을 유효하게 요격할 수 없습니다. 미군은 이 미사일 때문에 B-1B랜서의 퇴역을 연기하였습니다. 위 링크에선 B-1B 1기가 AGM-183A 31발을 탑재해 운용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62기에서 15기를 퇴역시켜 6개 폭격비행단, 약 47기를 존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와 같은 해상에서 수상함대간 해상결전을 모의하는 것이 군사학적으로 얼마나 쓸모 없는 사상이고, 가정인지 보여주는 실례라 할 것입니다.>
미군에게 있어 수상함대를 가지고 해상에서 작전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더러운 임무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미국이 중폭격기들을 이용해 다량의 대함미사일은 물론 극초음속 글라이드 미사일들을 운용하는 것처럼 중국 역시 공중발사형 대함탄도탄을 공개하는 등, 자신들이 장악하고자 하는 해상에 미해군이 들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시 CCTV에서 자국의 H-6N폭격기에 DF-21D 대함탄도탄을 장착해 운용하겠단 일종의 개념도를 공개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 특성상 이미 전력화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중국 역시 다가오는 미함대를 향해 DF-21D라는 극초음속 글라이드 부스트 대함미사일을 운용하겠단 소리입니다. 이제 수상함대는 지상 발사 대함탄도탄만 아니라, 공중발사 탄도탄도 경계해야 합니다. 이러한 위협에 대해 항공모함은 어떤 거부 행위도 할 수 없습니다. 사거리가 2000Km를 넘나드는 이런 미사일들을 운용하므로, 사실상 떠다니는 표적으로서 막느냐, 맞느냐를 강요받는 샌드백일 뿐입니다.
다행이라 할 건, 중국이라 할지라도 이런 괴물은 많이 만들 수 없고, 대량 운용도 어렵다는 겁니다.
당연히 이들 세력은 미해군 주력함대를 상대하기 위해 최대한 온존하고, 숨길 것입니다. 미군이 대량으로 운용할 스텔스 전략 폭격기의 타격에서 벗어나자면 중국은 송사리(일본 혹은 한국 혹은 ANZAC함대) 상대로 이런 세력을 공개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미해군이 중국을 상대로 다수의 잠수함과 무인수상함대를 운용하겠다며 항공모함 세력 증원을 포기하는 지금의 움직임은 당연히 합리적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여전히 항공모함을 이용해 중국의 해양 외곽선을 조여야 할 필요성은 존재합니다. 위험하면서도, 주목은 없는 그렇고 그런 업무 말이지요.
따라서 미국무부의 주된 관심은 타격의 핵심 세력인 MRBM과 연안 배치 대함탄도탄 및 대함미사일 세력을 중국 근처 동맹국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입니다. 그리고 6억 달러에 육박하는 스텔스 전략 폭격기를 100기 이상 뽑아낼 미국에게 있어 항공모함을 비롯한 수상함대 확충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고로 미국의 입장은 중국을 상대로 효용성 입증이 어렵고, 엄청난 인력과 재원을 필요로 하는 수상함대 일부는 동맹국에게 떠넘기겠다는 겁니다.
미군은 이제 초대형 항공모함을 두 자리로 운용하지 못합니다. 그에 따른 2~3척분의 공백을 동맹국들이 분담해야 하지요. 이 공백은 영국이 상시 1척, 비상시 2척의 QE급 항공모함을 서태평양 배치로 메꾼 모양새입니다. 나머지 1척분은 일본의 상시 1척, 비상시 2척, 그리고 한국의 비상시 1척으로 메꾸겠다는 모양입니다.
미국의 의중대로라면 한국은 일본에 군사적으로 종속된 보조군의 보조군 노릇이나 하는 겁니다. 자국 방어를 위한 전력건설이 아닌, 일본을 위한 보조군 노릇을 위해 엄한 돈을 쓰는 셈이지요. 그러니까 제가 경항모나, 멀티롤 강습상륙함 만들 거면 차라리 때려치우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자국방위를 위해선 별 효용도 없고, 미국에게 생색도 낼 수 없어 발언권만 밀립니다. 헛돈 쓰고, 사서 고생만 하고 욕만 먹는 겁니다. 이미 이에 관련된 자료는 해군도 가지고 있음입니다.
"해군이 지난 2015년 발주했던 「차세대 첨단함정 건조가능성 연구」 보고서에 이미 나와 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항모전단과 수상함 전단, 지상발진 항공기와 미사일 전력 등에 대한 위협 분석을 실시한 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 작전능력을 일일 소티 생성률, 항공기 요격 능력, 동시 대함 공격 능력, 일일 대지 타격 능력 등으로 구분해 이를 일일 작전요구 충족률로 정리했다. 6대 정도의 F-35B를 탑재하는 경항공모함의 작전 능력은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다.
일일 소티 생성률과 항공기 요격 능력은 요구치의 18%, 대함 공격능력은 요구치의 9%에 불과했다."
최대 20기, 실질적으론 많아봐야 12기 정도를 운용할 경항모를 건조한다고 하면, 요구치의 40%. 대함공격능력은 요구치의 20%정도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돈은 많이 들이면서 능력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론 주변국에 대응해 함대 방공 요격능력과 외부 대함 공격능력을 100% 충족하기 위해서는 36기 이상의 F-35B를 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구나 이것은 소티 생성률과 투사질량(미사일을 몇 발이나 쏠 수 있는가?)만을 고려했을 것이고. 가장 핵심적인 정찰능력은 고려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즉, E-2D와 같은 자체적인 정찰세력을 운용할 수 없다면 한반도 연안을 벗어날 수 없는 겁니다. 그런데 한반도 연안에선 경항모건 중형항모건 작전 가능한 해역은 본토에서 지극히 가까운 한정적인 영역일테니. 항공모함의 본질적 강점은 발휘할 수 없고, 함재기 본연의 본질적 단점만 부각됩니다. (지상기지보다 소티 생성률 떨어지고, 항공기 자체의 성능도 떨어지며, 항공기 자체도 더 비싸서 더 많은 돈을 쓰기만 하는...)
따.라.서.
굳이 꼭 항공모함을 가져야만 한다면...
E-2D등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전술기를 36기 정도 운용할 수 있는 규모의 항공모함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만들 거면 7만톤급을 주구장창 주장하는 겁니다. 그 이하면 아무런 이득도 없이 쌩돈만 날리는 바보짓일 뿐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일본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데 일본은 경항모 가는데 왜 한국만 중항모 가야 되냐? 항모 싫으니까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하고 일본하곤 경우가 틀리죠.
일본은 규슈에서 대만 북부에 이르도록 한 줄로 죽 이어진 제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대함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전력을 충실히 갖추고, 다수의 임시 비행장과 군사지원시설을 통해 요새화 시키고 있지요. 일본은 이런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요. 막말로 경항모에서 뜬 F-35B가 모함으로의 복귀를 포기하고, 중간 섬에 착륙해서 연료 재보급 받고, 간단한 정비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모항으로의 귀환이 강제되지 않으니 실질적인 초계범위와 작전범위는 이론적인 것보다 더 길고 큽니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비행장을 이용해 E-2D를 전방전개해 운용할 수도 있어요. 이러니 일본의 경항모는 F-35B만 운용하는 물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저 요새화된 섬을 배경으로 운용되면. E-2D를 운용하는 정규항모와 비슷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요? 주변국, 그래요. 중국과 일본을 가정합시다. 항공모함을 굴릴 수 있는 원양거점이 있습니까? 제주도 남쪽을 벗어나면 압도적인 주변국 육상항공세력에 위협받고, 기댈 기지 하나 없습니다. 오로지 함대 자체의 능력만으로 요격도 하고, 공격도 하고, 정찰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주변국 대상으로 대양 해군이니 뭐니 들먹일거면 경항모 타령 그만하고, 7만톤급. CATOBAR항모 아니면 아무 의미 없습니다. 항모를 주장할 거면 스텝 바이 스텝이라며 돈 낭비할 생각 말고 그냥 정규항모 가야 되는 겁니다. 그게 제 주장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지상 항공기지들은 여러분들 생각과 달리 꽤나 경성 요새화된 물건들입니다.
아, 물론 주변국. 특히 일본은 거기서 빼면 되겠지만. 한반도에 주둔한 주한미군 항공기지들은 물론 우리 공군의 기지들 역시 경화쉘터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도 우리 공군 역시 기존 쉘터들을 3세대로 변화시키고 있고, 활주로 역시 최근에 나온 100Mpa이상의 초고경도 강화 콘크리트로 대체중이라고 하지요.
우리가 흔히 아는 벙커버스터가 강화콘크리트를 6미터 관통한다며 쓰는 그 강화콘크리트들이 대개 30Mpa정도입니다. 강도가 3배 이상 강화되었단 말이지요. 마찬가지로 최근의 강화쉘터들 역시 120Mpa급 콘크리트만이 아니라, 초고장력 프레임, 케블라등의 파편라이너를 이용해 건설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뻥뻥 뚫려서 전멸했다고들 하는 이라크군의 기존 구형 쉘터들 역시 2미터 정도의 콘크리트와 토사 구조물들로서 이를 관통해야 할 BLU-109들을 2발 이상 꽂아넣어야 붕괴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최근 건설된 강화 쉘터들은 2000파운드급 관통탄으로도 관통이 지극히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군이 그 동안 운용해 오던 BLU-109를 대체하여, 관통력 2배 BLU-116으로 대체한 바 있습니다.(실제로 미국은 걸프전 당시에도 활주로 파괴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자, 쉘터를 직접 타격하는 전력으로 선회해 효과를 보았습니다. 이 말은 중국도 우리에게 똑같이 써먹을 것이라는 것인데, 다행하게 구공산권에 속하는 국가들의 관통탄 기술은 그리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어떤 무장으로도 3세대급 강화쉘터를 상대할 범용 관통폭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상대해야 할 주변국. 특히 중국도 이 정도 요새화는 했을 테니. 우리가 지금 가진 BLU-109가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문제는 F-35B는 2000파운드 폭탄 운용능력이 없다는 겁니다. 내부 폭탄창에서 그나마 관통력을 보유했다는 폭탄이 SDB정도입니다. BLU-109 관통력의 약 7할 수준이니 중국이 소위 말하는 남해 구단선 내 도서 지역에 구축했을 요새화된 강화쉘터 타격엔 어림도 없는 수준입니다.(따라서 우리 국군 역시 미국과 같은 BLU-116급 범용 관통탄을 개발하거나, 도입을 무조건 해야 한다고 봅니다. 비싼 타우러스나 탄도탄을 무제한으로 찍어낼 순 없으니까요.)
즉, 만일 중국과 붙어 많은 분들이 로망으로 여기며 상상할 원양에서 중국의 섬을 타격하는 임무를 하려고 든다면. F-35B는 스텔스성을 포기하고, 주익에 2000파운드 무장을 해야 합니다.(BLU-116급 무장을 마련했다는 전제하에.)그 말은 이를 위해 별개의 전자전기와 정찰기, 호위기를 구성하는 스트라이크 패키지 구성이 강제되며. 이에 필요한 많은 수량의 항공세력을 운용하려면 결국은 뭐다? 항모의 덩치가 커야 합니다...
즉, 중국과 일본에게 어떤 상황에선 군사적 효용을 발휘하고, 돈 쓴 값어치를 하려면 7만톤급 대형항모는 필수가 됩니다. 또, 미국과의 연합전력 구성을 통한 미국중심 세계에서의 발언권 확보와 위상확보를 위해서도 마찬가지고 대형항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됩니다.
이제 미중간의 군사적 알력과 충돌이 머지 않을 시대에서 맘 편하게 2000년대 초반 마인드로 스텝 바이 스텝 외칠 시기는 지나갔습니다. 솔직히 시간 별로 없어요. 어차피 돈 들여 할 거라면. 공군을 엿 먹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제대로 하는 게 낫습니다. 그게 제 생각입니다.
P.S
이미 전술한 글을 보셨다면. 항공모함은 안전하니 지상기지를 대체하니 어쩌니 하는 말씀은 이제 하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근본적으로 지상 항공기지의 맺집과 복원력은 항모와 비할 바가 아닙니다. 심지어 미국식 초대형 정규항모와 지상기지의 기준점도 다릅니다.(미국식 초대형 항모라 해도 항공기 1기가 소화가능한 소티는 일일 최대 4소티, 지상기지는 6소티입니다. 같은 숫자의 항공기라 해도 실질적인 전력은 지상항공기가 30%정도 더 우월합니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