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알레이버크급 미사일구축함은 함내 각종 전자장비 가동을 위해 시간당 최소 1000갤론의 연료를 소모한다고 합니다. 그냥 제자리에 떠있어도 함내전원 공급을 위해 그렇게 소모합니다. 세종대왕급도 당연히 그만큼 소모할 겁니다. 그러니까 하루내내 멈춰서 함내 전자장비 가동만 해도 최소 2.4만 갤론의 연료를 소모하며, 레이더를 가동한다면 그 이상의 연료를 소모하게 됩니다.(전원출력을 최대로 끌어쓸 경우 제가 알고 있는 자료상으론 시간당 연료소모량이 약 10%가량 증가합니다.)
최소 매일 81톤씩의 연료를 소모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함정의 경우 끊임없이 기동을 하게 되므로 당연히 그 이상의 연료를 소모하기 마련이고, 실제론 개스터빈 2기를 80~90%출력으로 가동할 경우 시간당 약 10~11톤의 연료를 태웁니다.(LM2500+기준) 따라서 20노트 내외의 순항속도로 감시임무를 수행하는 세종대왕급 구축함은 매일 약 240톤의 연료를 소모합니다. 천지급 군수보급함이 따라다녀도 보름정도면 연료가 동이 난다는 뜻이지요.
만일 30노트 고속으로 달리는 기동함대 본연의 함대기동 상태라면 매일 600톤 이상의 연료를 태웁니다.
이 경우 통상 이틀에 한번씩은 연료를 보급받아야 하는데, 천지급으론 나흘간 연료보급 2번이면 동이 납니다.
북한 미사일 실험이 한창일때 서해와 동해에 각기 세종대왕급 구축함 1척이 장기 상주하면서 작전을 수행했었는데, 익히 알려지다시피 천지급 군수보급함 1척씩이 배정되었음에도 유류보급만으로도 쩔쩔거렸다는 뉴스가 나온 바 있습니다. 천지급 군수보급함은 4200톤의 연료와 청수를 탑재할 수 있는데, 통상 연료를 3000톤 내외 보급하므로 보름 안되게 붙어 있다가 모항에서 연료 채워 다시 출동하는 셔틀짓을 몇번이고 해야 했을 겁니다.
최근 소양급 군수보급함이 등장해 연료 1만톤을 보급해줄 수 있게 되었지만. 이렇게 해도 세종대왕급 구축함 1척, 이순신급 구축함 2척으로 구성한 수상전단 하나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 됩니다. 말만 기동전단 기동전단 하며 20노트 저속으로 굴릴 생각이 아니라면 군수지원 전력부터 제대로 충원할 일이겠지요.
자국 연근해안에 장기작전하는 세종대왕급 구축함 하나도 제대로 군수지원 하지 못하는게 한국해군의 현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항모만 있으면, 구축함만 있으면, 뭐만 있으면 기동함대가 구성된다는 착각은 제발 밀매들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전투함들 거저줘도 실제 전술기동하며 작전할 수 있는 해역은 기껏해야 제주남방 해상 정도에 불과합니다.
전시엔 잠수함과 수상함, 항공기 위협에 대비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지그재그 기동하게 됩니다. 속편한 순항속도 기준 몇천킬로미터를 갈 수 있으니 홍콩이니 싱가폴이니 거기까지 무급유 이딴 건 아무 의미 없습니다. 왜 대양 기동함대를 갖추겠다는 국가들이 군수보급함따위에 최소 25노트 이상의 고속성능을 부여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