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군사정보협정 폐기하라... (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242112 ) ] 이 글을 읽을 때 제가 눈의 상태가 나빠서 좀 띄엄띄엄 읽었더니 중요한 부분을 놓쳤더군요. 일찍 발견했으면 위 글에서 댓글로 끝낼만한 일이었을텐데, 이렇게 저격하는 듯한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미사일은 일본 방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오류 때문에 한일 협정이 일본만 큰 이득을 보는 것으로 계산하신듯 하고요.
물론 중국이 일본으로 발사하는 미사일중 한반도 중부/북부 상공을 지나가는 것은 조금 일찍 발견해서 약간이나마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이런 사태까지 온다면 한일 군사정보협정 찬성이니 반대니 하는 소리가 한가한 소리일 정도겠죠.
한반도 상공 위를 지나간다고 일본으로 가는거니 그냥 무시하자 ? 이건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 탄도 미사일 탄두의 궤도 수정 기술, 공산 오차 해설 (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241340 ) ] 을 읽어보세요. 지나가다가 갑자기 떨어져내려오면 (의도적으로 한국 상공에서 pull down 시킬 경우) 어떡할까요 ? 어디로 가는 것이든 일단 한국 상공위에 왔으면 요격하고 봐야 합니다.
또한 중국이 일본을 치면서 한국을 가만 놔둘리 없으니까요.
한국이 미국의 속국이라 우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시각으로 보면 일본은 미국의 식민지입니다. 한국이 호구라고요 ? 일본은 호구 of 호구입니다.
현시창님께서는 일본에 이미 배치된 사드레이다가 종말모드(TM) 으로 동작하면 SM-3 block IIA 와 어울려서 훨씬 넓은 범위를 방어할 수 있다고 하셨고, 이럴 경우 미국의 MD 를 위해 한국의 사드 레이더는 전진배치로 가야 하니 사드 요격 미사일은 쓰지도 못 하고 일본 지키느라 한국이 총알받이 된다 하셨는데, 어떻게 그런 오류를 범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는 전진배치모드(FB) 로 계속 고정일 것입니다.
일본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 2 대 (각각 러시아, 중국 대응) 는 애초에 미국을 지키기 위한 MD 의 부속이며 전초 기지일뿐입니다. 그래서 사드 요격 미사일은 들여오지도 않았습니다. 전진배치모드로만 쓸거니까요. 2015 년에야 SM-3 IIA 개발 (미국과 일본의 공동 개발) 로 비로소 일본 본토 방어에도 도움이 되는 상태. ( 사드 레이더 배치시 이미 SM-3 IIA 를 도입할 계획이었겠고요. )
중국은 무려 사정거리 3000 km 짜리 대함 탄도탄을 개발했죠. 항공모함이든 이지스함이든 유사시에 이 거리안에 들어오기 곤란합니다. 즉 중국이나 러시아가 쏠 ICBM 을 감지할 레이더를 설치할 전초기지는 일본 외에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불안정한 동남아에 할까요 ?
한국 정부가 받아들일리도 없지만, 미국 입장에서 봐도 언제 어디로 기울지 모를 한국에 MD 의 핵심인 레이더 전초기지를 세울리도 없죠.
한국 정부가 애걸해도 한국에 배치된 사드 레이다를 전진배치모드로 쓸 일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주한미군 보호가 주목적인데 사드 요격 미사일 쓸 수 없는 전진배치모드를 할 이유가 없죠. (이게 기분 나쁘면 사드를 사든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하던가.) 대양을 건너서 날아가는 ICBM 을 아주 조금 일찍 발견한다고 별달리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오류의 원인인 문제의 자료 https://www.nap.edu/read/13189/chapter/5#95 를 보면
위와 같습니다. 분명히 일본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를 전진배치모드(FB)로 동작하면서 EOR 기능을 쓰는 경우라고 되어 있습니다. (forward-based AN/TPY-2 radar) 이 부분을 종말모드로 해야 가능한 것으로 잘못 아신 것입니다.
위의 그림에 나온 도안은 레이더의 감지 범위가 아니라 요격 미사일로 요격 가능한 영역을 나타낸 것이고요.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는 대구쪽에 있기 때문에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나 일본의 이지스함이 북한의 미사일을 감지하는 것보다 그렇게 빨리 감지하지도 못 합니다.
또한 위 도안은 일본내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와 일본의 이지스함만으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한국 배치 사드가 거들어야 할 구석이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의 전략 미사일은 저 북쪽에서 쏠 수밖에 없습니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위험해지기 때문이죠.
일본 입장에서 보면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나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나 북한의 미사일 감지할 수 있는 시간 차이는 거의 없다 봐야 하는거죠. 그 차이로 뭐가 되고 안 되고 할 정도도 아니고요.
EOR 모드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이지스함에서도 유도할 수 있고 사드 레이더로도 유도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는 SM-3 IIA 미사일을 이지스함에서 발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 EOR 관련 해설 추가 ---------
한국 배치 사드가 일본쪽보다 빠르게 감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지스함 덕분에 그 차이는 대폭 줄어서 별 의미없을 수준 차이만 남습니다. 위 그림에서 [Ship Based] 라고 되어 있는 곳이 일본의 이지스함 (SM-3 발사) 이 있는 위치입니다. Hagi FBX 는 그림의 위치보다 좀 더 북동쪽으로 올라온 위치인 교토 근방에 있고요..
일본으로 가는 북한의 미사일은 사드가 아니라 이지스함의 레이더가 먼저 감지하며, 이지스함의 레이다와 사드 레이더 합계 3 대중에 북한 미사일과 가장 가까운 레이더가 SM-3 요격 미사일을 유도합니다. (자동 전환)
EOR 모드를 씀으로서
1. 한국 배치 사드와 별 차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감지.
( 위 그림에는 안 나와있지만, 이지스함의 레이더 감지 거리는 북한 전체를 커버함 )
2. 위와 같이 3 대의 레이더가 거리에 따라 자동 분업함으로서 일본 열도 전체를 방어.
3. 일본 열도 방어와 동시에 미국을 지키는 MD 의 레이더 전초 기지 역할을 상시 동시 수행.
---------- 추가 종료 ----------
사드 레이더의 FB 모드와 TM 모드 차이는 FB 의 경우 감지할 수 있는 각도가 TM 의 두배인 120 도 정도이고, 각도가 두배이니 감지 정밀도도 2 배로 낮아지고요.
왜 TM 모드의 거리 한계가 나오느냐 ? 간단히 말해서 사드 요격 미사일이 요구하는 유도 정밀도 때문입니다. FB 모드로는 레이더가 유도해주는 정밀도가 낮은 것이 문제. 더 좋은 미사일인 SM-3 IIA 는 그 정도 정밀도로만 유도해줘도 충분히 요격을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는 FB 모드로 동작하기 때문에 북한 포함 한반도 전체, 동해 서해 남해 저 멀리는 물론이고 중국 해안쪽까지 모두 감시가 가능합니다. (현시창님이 인용하신 그림중 마지막 일본 배치 사드 그림은 TM 모드 기준이니 잘못된 것입니다. FB 모드이니까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의 감지 각도는 두배나 더 많이 벌린 부채꼴이라야 맞고, 더 멀리까지 감지) 중국으로선 미국을 치려면 반드시 제거해야 할 영순위 목표물이죠.
한국에 배치할 사드 레이더가 북쪽만 감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껄끄럽죠. 북한의 SLBM 의 문제도 있고 중국의 공격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이 문제를 한일군사정보협정으로 해결하느냐 ? 사드급 레이더를 동서남쪽에도 추가 배치하느냐 ? ( 이건 미국이 자기 부담으로 배치하려 하지 않겠죠 )
사실 한일군사정보협정으로 한국이 얻을 이익 (사드 레이더, 대잠초계전력, 군사 위성등) 은 돈이면 해결되는 것들입니다. 다만 돈 있어도 10 년내로 될거 같지 않지만요.
이미 말했듯이 실리면으로 봐도 국방면에서는 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종합적으로는 계륵이라 할만하고, 정서적으로는 뜨거운 감자. 사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일본이 신뢰할만한 상대라면 진작에 이뤄졌을 일이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손익계산을 하기 위한 기초 자료 (?) 는 충실히 하자는 의미로 써봅니다. 닭이 물러나고 난 뒤에도 미국의 요구든 한국 국방부의 요구든 끊임없이 나올만한 얘기이기도 하죠. 이명박때 처음 나온 얘기가 언제 결말이 날까요 ? ( 처음 요구한 곳은 일본이지만, 그 뒤 SM-3 IIA 가 나왔으니 이젠 일본으로선 절박함이 줄어들었다 할 수 있겠네요. )
아무래도 미국이 손 떼도 일본의 도움없이도 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정보 자산 갖춘 후에 더 이상 필요없다 선언하는 것으로 끝맺음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