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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12-09 03:13
성형작약탄 (HEAT) 이란? (스크롤 압박 주의)
 글쓴이 : 오카포
조회 : 9,801  

성형작약(shaped charge) 또는 형성장약, 중공장약(hollow charge)등등으로 불리는
물건에 대해 잡글 하나 씁니다.

일단은 명칭을 성형작약으로 통일해두죠.

중공장약이니 형성작약같은 명칭도 있지만.

때는 19세기말쯤, 화약류가 광산업에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한가지 독특한 현상이
알려집니다.
화약을 물체와 떨어트려놓고 터트리면 물체에 구멍이 더 파여지더라는 였죠.
누구도 이 현상 자체에 크게 신경을 안씁니다.

그러다 1888년, 미국 로드 아일랜드의 뉴포트에 있던 해군 어뢰창에 있던 먼로
교수(Charles E. Munroe)가 면화약가지고 실험을 하던중 저 현상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제조업체의 이름이 음각된 철판위에서 면화약 덩어리를 터트렸는데 글자쪽만
집중적으로 파여지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죠.
반대로 글자가 양각된 철판을 써보니 글자보다 낮은 위치에 있던 표면이 더
파여진다는걸 알게 됐고.


한편 같은 현상은 1910년에 노이만(Egon Neumann)이라는 독일인이 TNT가지고 실험하며
한번 더 발견합니다. (이 시기, TNT가 폭약으로 상용화가 이뤄지던 때입니다.)
그는 글자가 파여진 철판외에 TNT 블럭에 구멍을 내고 철판에 갔다대고 터트리면
구멍이 난다는 것도 발견하죠.

중요한건 이런 발견이 있었음에도 당장 누구도 이걸 사용할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어쩌건 저 2명의 이름을 딴 먼로-노이만 효과라 칭해지는 것이 성형작약의 원리로
불리게 됩니다.


그리고 1930년대 들어서 독일에서는 성형작약에 금속으로 만든 오늘날 라이너라 불릴
물건을 생각하게되며 이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토마넥(Franz Rudolf Thomanek)에 의해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토마넥은 구리 또는 아연을 써서 원하는 성능을 가진
라이너를 만들어내는데는 그렇게 성공한건 아닙니다. 한편 토마넥은 샤딘 Hubert
Schardin 박사가 루프트바페에서 폭약 연구를 하는데 어느정도 영향을 줬고 이 샤딘과
미즈니 Misznay 라는 거의 알려진게 없는 헝가리군 대령과 성형작약에서 더 나아간
폭약과 파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름을 딴 미즈니 샤딘
효과는 나중에 클레이모어부터 시작해 각종 파편을 사용한 무기의 설계와 성형작약을
대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되는 자기단조파편 SFF: Self Forging Fragment 등에
베이스를 제공하죠.)


한편 스위스의 앙리 모옵(Henry Mohaupt)은 라이너를 사용한 성형작약으로 대전차
수류탄과 같은 무기를 설계하고 판매하게 되죠. (이렇게 나온 스위스제 성형작약
수류탄은 이래저래 판매가 되고 미군도 이걸 사갑니다. 그런데 이 대전차 수류탄은
던져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고 이걸 편하게 날려보자는 생각을 하다 로켓으로
날려보자는 생각을 했죠. 이렇게 나온 대전차 화기가 바로 바주카입니다. 한편 앙리
모옵은 미해군을 위해 성형작약 연구를 하게되는데 미국은 그를 완전히 믿은건
아니었다고 하죠. 적국의 스파이가 아닐까 라고 의심했으니. 어쩌건 모옵은 미해군의
신원보증으로 전쟁끝날 때까지 미국에서 연구했다 하죠.)


이런 분위기에서 1930년대말쯤되면 성형작약을 사용한 대전차 병기가 관심을 끌게되며
연구됩니다.
발사병기의 속도에 관계없이 일정한 관통성능을 보장해주니 싫아할 수가 없는거죠.

그러나 짜증스러운 성질 하나를 잡는데는 다들 고생을 꽤나 하게 되죠.

대전차 수류탄과 같은 형태로 만들면 멀쩡하던 놈이 대포에만 장전해서 쏘면 관통력이
영 안나오게 되더라는 겁니다.
가령 독일군의 88mm포에 사용된 8,8cm Gr.39 HL의 경우 관통능력은 고작 90mm정도였고
이 정도는 이 포에 철갑탄 사용시 2천미터를 훨씬 넘어서는 거리에서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던 값이었습니다. (8,8cm Gr.39 HL 에서 Gr.은 Granate로 유탄임을 HL은
Hohlladung으로 hollow charge임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보병이 짊어지고 다니다 쏴대던 88mm 판처슈렉의 200mm정도에 비해서도
형편없는 값이었죠.


이런 고약한 현상의 원인은 포탄에 걸린 회전 때문이다란게 알려지게되나 이걸 쉽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지는 못합니다.
독일에서 그나마 1943년 이후로 몇가지 연구를 통해 활강포에서 써보는 것등을
생각하긴 하나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하죠.
덕분에 성형작약은 대포보다는 부착식 폭뢰나 대전차 수류탄, 로켓탄등에서 관심을
받게되고 소련과 같은 경우는 효과는 불분명하지만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대전차 자탄에
성형작약을 적용하기도 하죠.


이러다 전쟁이 끝나면서 성형 작약의 원리가 사용된 포탄이 전차에 사용되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1950년대 중반쯤에 미국인들이 90mm 전차포용 성형작약탄을 개발하니 말입니다.


미국이 만든 90mm 전차포용 성형작약탄은 포탄겉에 회전을 상쇄시켜줄 구조(slipping
driving band)가 들어있어 포탄을 쏘게되면 강선에 의해 회전을 하지 않게 됩니다.
(slipping driving band를 베어링이 들어간 띠로 보시면 됩니다. 포탄겉에 이런거
감아주면 띠만 강선에 물려서 돌아가지 포탄 자체가 돌아가지는 않으려 하겠죠.)

대신에 강선에 의한 포탄의 회전 안정을 포기해야 했고 이 때문에 포탄뒤에다 안정익을
달아주게 되죠.
즉, 성형작약탄은 철갑탄이 날개를 달기 훨씬 이전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런 날개달린 성형 작약탄은 그 당시까지 나온 어떤 성형 작약탄(보통은 로켓
추진)보다 빨랐고 명중률이 좋아집니다.

전차와 화포에서도 이제 마음놓고 성형작약탄을 쏠 수 있게 된거죠.

대충 이렇게 등장한 이 물건의 대략적인 구조는 처음 그림 보시면 되겠죠.

이건 미국제 120mm전차포용 M830 HEAT입니다.


다른 부분 때내고 일단 개략적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앞주둥이는 비어있고 깔대기 모
양으로 움푹 파여진 모양을 가진 폭약이 있고 폭약을 터트릴 뇌관은 탄의 엉덩이 부분
에 있죠. (탄저 신관을 쓴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쩌건 저런 물건을 터트리기 위에 엉덩이에 붙은 뇌관을 기폭시켜 봅시다.
폭발은 탄의 뒷쪽에서 진행되서 앞으로 오게되겠죠.
그리고 이렇게 이동된 폭발의 힘(폭약이 반응하며 나온 팽창하는 뜨거운 가스체)이
고깔 모양의 정점에 이르게되면 경사면을 경계로 폭발의 힘은 고깔 모양으로 파여진
부분을 축으로하여 만들어진 작약분류를 분출되게 됩니다.

더하여 폭발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고깔의 경사면을 경계로해서 폭발의 힘은 계속 한
곳으로 집중되려는 식으로 모여 작약분류를 만들게 되죠.

이 작약 분류는 라이너라는 쇠로 만든 고깔이 없어도 형성은 됩니다. (먼로 교수나
노이만의 실험을 상기하시길...)


이렇게 만들어진 작약 분류는 가스로 만든 투창처럼 목표를 향해 날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요 투창 모양의 작약 분류 자체는 시간차에 따라 좀 더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투창의 창끝 부분으로 갈수록 밀도가 낮아지며며 속도는 빨라집니다. (보통 초속 7 ~
14km정도입니다.)
반대로 꼬리쪽으로 갈수록 밀도는 증가하며 속도는 느려집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긴하지만 작약 분류의 중간정도에서 시속 1km정도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작약 분류가 목표에 부딫히면 자신이 가진 밀도와 속도를 토대로한
운동에너지로 물체를 파괴하게 됩니다.

중요한건 간혹 이야기되는 것처럼 열에 의해 목표를 녹여서 관통하는건 아니란 겁니다.
마치 용접기(아세틸렌 토치같은)처럼 목표를 녹여서 구멍을 내기에는 작약분류의
온도는 낮은데다 더하여 목표도 비열이란걸 가지니 그 짧은 시간동안 녹이고 어쩌고가
쉽지 않다는거죠.

궂이 용접기 대신 비슷한 것을 찾아본다면 공기에다가 연마제를 혼합해서 고속으로
분사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공기-연마제 혼합 에어로졸은 선박이나 큰
철구조물등의 녹제거등에서 작게는 보석의 가공등에도 사용중입니다. 관련해서 샌드
블라스트나 blast bleaning에 대해 찾아보시면 될겁니다.)


이 작은 사진은 웹에서 구하다보니 걸린건데 성형작약에서 발생한 작약분류가
철판을 관통하는 모습을 초고속 촬영한 것입니다. (아마도 초고속 X선 촬영을 한듯)
왼쪽에서 들어와서 오른쪽으로 나오는 것인데 양쪽면에 무슨 화산이 하나씩 터진
것처럼 보일 겁니다.

오른쪽의 사출구 쪽은 왜 저런지 익히 이해가 될거고 왼쪽의 경우는 저렇게 화산처럼
터져나오는게 약간 이해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만 고압 고속 이동하는 가스체가 어딘가
때려박고 거기를 파헤쳐놓으면서 이 때 부숴져 떨어져 나온 작은 조각등등이 주변으로
튄다고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겁니다.
이건 어찌보면 마치 땅바닥에 물줄기를 뿌렸을 때 땅이 페이면서 흙과 물이 튀어나오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죠.
다만 작약분류의 경우 목표 표면에 충돌당시 걸려있는 압력이 2만기압 정도를 가뿐하게
넘기는 수준이라 파여지고 있는 부분이 마치 단열 압축되는 것과 비슷하게 간다는 것이
큰 차이일 겁니다.
목표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파편 조각정도는 이런 판에 녹아서 화산처럼 분출시킬
정도쯤은 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터라 마치 열로 녹여서 관통한다고 오해를 사기 좋은 결과를 만들게 되죠. (사실은
작약분류가 가진 운동에너지 가지고 조져놓은건데 말입니다. 더하여 이런 특성들에서
작약분류 자체를 유체와 유체역학에 맞춰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스 혹은
에어로졸도 유체니 말입니다.)


여튼 이렇게 관통해 들어간 작약분류는 간혹 오해되는 것처럼 전차같은 목표 내부에서
확산되면서 내부를 아궁이속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저 흑백사진에서처럼 목표 내부에서 작약분류는 자신이 관통해 들어온 방향대로
확산같은거 없이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그나마 이 작약분류가 굵기라도 굵으면 다행인데 곧잘 몇십밀리 정도의 지름을 가지고
지나가버리니 뭐한거죠.

다행이라면 이 성형작약이 곧잘 전차나 장갑차 같이 속에 이거저거 쑤셔넣어서 사람이
안락하게 있는 것 자체가 사치인 속좁은 목표들에 대해 발사되는 경우를 먼저 보는터라
가느다란 작약분류가 지나가도 피해를 입을 확률이 생기는 거죠.
도처에 승무원들과 중요한 부품, 장비, 탄약, 연료등이 있으니 가느다란 작약분류가
들어와도 그만큼 탈을 낼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니.
반면, 복불복이라고 때에 따라서는 비켜맞아도 한참 비켜맞아 중요한거 다 지나쳐서
지나가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러면 목표에 조그마한 구멍 하나만 내고 끝나는거죠.


한편 아주 당연한 소리지만서도 성형작약이란 놈은 작약분류외에 일반적인 폭발물처럼
주변으로 폭발 에너지를 분출합니다.
덕분에 때에 따라서 이 물건은 장갑을 작약 분류로 관통해버리는 것외에 장갑에다 그냥
폭약을 두고 터트린 것과 비슷한 짓도 합니다.
즉, 장갑이 얄팍해서 폭약 뭉치 하나 감아주고 터트리면 날아갈 수준의 목표라면
작약분류고 뭐고 간에 터지만 똑같이 날려버린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성형작약 포탄은 곧잘 이중목적(DP: dual Purpose)니 다목적(MP:
Multi-Purpose)니 하는 부차적인 수식어를 다는 놈도 있습니다.
가령 40mm 유탄중 이중목적 고폭탄이나 전차 포탄중 HEAT-MP니 하는 것처럼.


여튼 위의 작약분류의 에너지가지고 관통한다는 것에서 성형작약의 효과를 높여보자 -
다르게 말하면 킹왕짱 성형작약을 만들어보자 - 에 대해 다음 2가지 사항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1. 작약분류의 속도를 증가시켜보자.
2. 작약분류의 밀도를 증가시켜보자.


1의 경우는 바로 폭약의 성분을 조정하여 얻어냅니다.
바로 폭발압력과 폭발속도가 잘나오는 것을 쓴다 입니다.
이에 따르면 그냥 TNT(폭속 6900정도)보다는 TNT와 PETN이 혼합된
펜톨라이트(Pentolite, 폭속 7600정도)를 쓰는게 더 좋고 이보다는 TNT에 RDX가 혼합된
컴퍼지션(Comp B라면 폭속 8000정도)이 더 좋은 선택이 되겠죠.
더하여 최근에는 HMX가 사용된 PBX(폭속 8000이상)같은 것들이 사용중입니다.


2의 경우는 바로 그 유명한 라이너(liner)의 도입입니다.
라이너는 폭발이 진행되는 순간, 붕괴되면서 박살나며 이 때 박살난 세편이 작약분류에
혼합되어 에어로졸을 형성하며 작약분류 자체의 밀도를 증가시킵니다.
말그대로 작약분류가 metal jet이 되는 순간이죠.


주의: 여기서 라이너가 항상 모두 붕괴되어져 작약 분류의 밀도를 쭈욱 증가시켜주는건
아닙니다.

라이너도 붕괴되는 싯점이 있고 때에 따라서 붕괴되고 남은 라이너 찌꺼기가 툭
떨어져나와 작약분류에 대해 형편없이 느린 속도로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경우도
생깁니다.


보통 라이너는 구리나 구리 합금을 사용합니다.
구리는 비중이 적당히 높은데다 적당히 부드러워 폭발시 살짝 늘어나다 붕괴되면서
적당한 세편을 만들어 줍니다.
물론 가격도 이 정도면 착한 축에 속하죠.


그런데 꼭 구리만 사용되는건 아닙니다.
만약 성형작약이 구조물 절단등에 사용되는 것처럼 정지된 상태에서 터진다면 폭발의
상황에 따라 구리말고 철이나 알루미늄, 심지어 유리따위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더하여 작약분류 자체의 밀도를 더 높이기 위해 더 무거운 중금속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탄탈같은 것을 쓸 수도 있고 농담처럼 이야기되는 겁니다만 가격만 맞다면 백금을
쓸 수도 있다는 소리가 나오죠.

뭐 최근에는 텅스텐 합금을 쓰기도 합니다.
가령 나토에서 쓰는 120mm 전차포탄 HEAT-MP는 텅스텐이 포함된 라이너를 사용하며
우리도 성능이 더 좋은 텅스텐 라이너 소재를 개발했죠. (텅스텐 합금이라했는데 이건
엄밀히 말하면 아주 미세한 텅스텐 입자를 구리와 코발트같은 결착제로 서로 달라붙여
만든 겁니다. 여기에 붕괴가 벌어질 때 더 잘 붕괴되서 작약분류에 잘 들어가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제대로 됐는가를 보여주는 척도로 사용됩니다. 우리 과학자분들이 이런
방면에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계시죠.)

위의 2가지 외에 다음 몇가지가 성형작약의 성능을 바꿀 수 있습니다.


3. 라이너의 형상
라이너 모양이 변하면 그 때 만들어지는 작약 분류의 형태도 달라집니다.
만약 라이너의 내각이 작으면 작약 분류의 형태는 길고 가늘어지려고 합니다.
반대로 내각이 커지면 작약 분류의 형태는 짧고 두꺼운 형태로 변하려 하죠.
아예 라이너를 반구형으로 만들면 이건 거의 짧고 뭉툭한 형태의 작약 분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이런 효과를 사용해 라이너의 각을 2개로 준다든지해서 작약 분류의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도 합니다.

요는 어떤 목적에서 쓸 것인가에 따라 라이너의 형태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라는 거죠.
만약 관통력을 상당히 높게 잡고 싶다면 라이너의 내각을 작게 잡아주면 좋을 겁니다.
이러면 작약 분류의 길이가 길어지고 길어진만큼 목표에 충돌해서 파고들어가는 기회도
많아질테니.


반면 발사될 성형작약탄이 덩치가 작고 실제 목표에 충돌할 작약 분류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늘게 나온다면 관통력을 희생시킬 필요도 있을 겁니다.
막상 구멍은 내놨는데 하도 가늘게 들어가서 도저히 이건 뭐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건 구멍내봐야 헛짓한거니 말입니다.

혹은 성형작약탄에 다목적성을 노려 뒤에다 파편층 깔아놨고 관통성능은 콘크리트같은
물체에 대해 그냥 그런 정도면 된다고 친다면 궂이 라이너를 뾰족하게 만들어서 쓸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거죠.


한편 이런 라이너의 각도외에 라이너의 두께나 재료 특성들도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라이너는 거의 대부분이 붕괴되어 작약 분류에 혼합될거 같지만 실은 잘해봐야
30%정도가 잘 붕괴되어져 작약 분류에 혼합되며 나머지는 그냥 조각조각난 파편 내지는
아예 통채로 뜯겨져 나와 덩어리 상태의 plug로 작약 분류뒤를 따라 천천히 - 대략
초속 300m - 따라가는 식이 됩니다. (개중에는 라이너가 아예 처음부터 통채로
뜯겨져나와 목표를 때리고 끝나는 경우도 생깁니다. 뭐 이걸 다르게 꼬아보면
자기단조파편이 만들어지긴 합니다만 애초에 실패한 것과 그걸 계산하고 만든건
다르겠죠.)

이런터라 라이너를 어느정도 붕괴시켜 작약 분류의 밀도를 잘 잡아줄 것인가에 대해
붕괴 특성과 붕괴에 동원되는 라이너의 두께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덕분에 이전에 나왔던 것중에는 라이너를 아예 2겹으로 해서 - 탠덤 라이너 - 1차
붕괴후 다시 붕괴시켜 작약 분류의 밀도를 보정하는 것도 있습니다.


4. 촛점거리(stand-off distance)
작약 분류는 어떤 거리에서건 효과적으로 목표를 타격하지 않습니다.
만들어져 분출될 때 목표와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최대의 효과를 내며 목표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나온게 가장 최적의 효과를 얻어내는 거리는 어느정도냐? 라는 것이었고 여기서
나온게 바로 저 촛점거리입니다.

경험적으로 보통 라이너 지름의 5 ~ 8배 정도 되는 길이가 촛점 거리가 되며 이보다
멀거나 너무 가까우면 효과는 떨어집니다. (까탈스럽긴.)


이 사진은 Life지에 나온 1950년대 미육군의 탄약 테스트에 대한 사진중 하나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떤 형태로 어느정도 촛점 거리를 주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가장 왼쪽은 그냥 평평한 면을 가진 폭약 뭉치가 쇳덩어리에 남긴 흔적.
그 다음은 성형작약인데 라이너를 쓰지 않은 경우.
왼쪽에서 세번째는 라이너를 썼는데 촛점거리를 안준 경우.
맨 오른쪽은 라이너 쓰고 촛점 거리도 준 경우.

이 촛점 거리 때문에 포탄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대공사가 진행됩니다.
저 위에서 2차대전때만해도 회전에 의해 성형작약탄의 효과가 떨어져서 강선포에서는
재미가 없었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촛점 거리의 문제도 포함되어져 있습니다.

포에서 발사된 성형작약이 빠른 속도로 비행해서 목표에 탄착한다 쳐봅시다.
물론 빠른 속도로 포탄을 날려보내면 좋죠.
명중확률도 올라가고 탄도도 평탄해지고 그런데 성형 작약탄을 그냥 제대로 안만들면
이건 답이 없는 결과가 나와버립니다.

성형 작약이 제대로 촛점거리를 확보해서 터지기 전에 포탄은 목표에 충돌하고 그
때서야 신관이 작동, 결과적으로 촛점걸 이런거 없이 터지더라 내지는 포탄이 목표
표면에서 미끄러지더니 폭발해서 목표와 전혀 상관없는 허공에다 작약 분류를 쏴대고
끝나더라 고 하면 이건 진짜 허무한 겁니다.
농담같지만 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죠.


이 뭔가 참 단순해보이는 신관이 보일 겁니다.
이건 실제로 사용된 2.35인치 바주카의 탄약중 신관 부분인데...
사진 왼쪽의 뾰족한 송곳이 달린 것같은 부품이 공이뭉치고 그 반대편의 단추 모양의
물건이 신관입니다.
그리고 이 사이에 스프링이 달려있죠.
이 공이뭉치, 스프링, 신관은 차례대로 탄두 바닥면에 들어가서 로켓 모터와 연결되며
공이뭉치는 안전핀(철사 조각보이죠)으로 로켓 모터쪽에서 고정됩니다.
안전핀 뽑고 포탄을 땅바닥에 떨어트리지 않고 무사히 장전하고 발사했다면 포탄이 목
표에 명중하면서 발생한 관성에 의해 공이 뭉치가 스프링을 누르며 뇌관을 때리고 폭
약을 폭발시킨다는 구조입니다.
한마디로 촛점거리와는 전혀 무관한 구조로 신관이 작동하죠.

즉, 이런 신관 가지고서는 성형작약이 아무리 좋아도 별반 효과보기는 뭐하다는 겁니다.

반대로 신관이 아주 정밀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도 포탄 속도만큼 빠르게 작동되면서
촛점거리를 살려주지 못하면 역시나 이것도 비싼 신관써서 헛짓하는 꼴이되죠.


이런터라 포탄 속도에 맞춰서 순발(super quick)이나 비지연(non-delay) 신관류가
성형작약에 사용되며 포탄앞에다가 연장관(probe)을 달아주기도 합니다.


여기서 다시 처음의 미국제 120mm M830 HEAT-MP으로 넘어가보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포탄 앞주둥이에다가 길다란 연장관을 달아줬고 이게 촛점거리
확보를 위해 달아줬다는게 쉽게 유추될겁니다.


연장관의 경우 우리도 사용중인 팬저파우스트 3에서도 사용중이고 이건 아예 연장관을
목적에 따라 접어넣거나 펼 수 있게 해놨죠.
교범 내용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적전차 파괴시 연장관을 뽑아 고정시키며 건물등을 파괴할 때는 연장관을 접어서
고정시키고 쓸 것'


한편 신관의 경우 2차대전 이후로는 성형작약 탄두에 기계식보다는 피에조
압전신관(piezzo-electric fuze)을 자주 씁니다.
만들기에 따라 민감하면서 제조등이 용이하고 전류 신호로 결과를 내놓으니 이걸
가지고 다루기도 좋죠.
게다가 아주 빠르게 탄저신관까지 전류를 흘려 작동시킬 수 있고.
이거야 RPG-7의 PG-7탄두부터 시작해 여러 곳에서 확인이 가능할 겁니다.


물론 유도 병기등에서는 피에조 신관이나 연장관 말고 애초에 근접 신관을 써서
처리해버리기도 하죠.
이른바 탑어택을 하는 대전차 미사일같은 경우라면 기본이 근접신관이니 말입니다.


촛점 거리란게 성형 작약이란 물건을 까탈스럽게 만든다는 점을 반대로 꼬아보면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촛점 거리를 교란시키면 성형 작약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을거고 그 결과는 맞아도
 안죽을 수 있다.'


전차에 침대 매트리스를 달았다는 전설부터 시작해 RPG를 막기위한 철망조각이나 모래
채운 쇠파이프, 모래 주머니, 정비병과 전차병들이 가져다 붙인 각종 철판 조각들,
중공 장갑, 쇠막대나 쇠사슬을 걸쳐둔 것같은 슬릿 또는 체인 아머같은게 왜 나왔는지
이해가 가실 겁니다.
이런 것들은 성형 작약을 촛점거리 저너머에서 조기 폭발시켜 촛점거리를 교란하는
역활을 하고 그 결과 성형 작약의 관통 성능을 감소시킵니다.


5. 탄의 회전
탄의 회전은 드릴 효과를 낼리 만무하지만 폭발하며 분출된 연약한 작약 분류에
원심력을 전달, 확산시키는데는 충분한 힘을 가집니다.


6. 탄약 내부의 문제
이건 성형 작약만 아니라 제대로 포탄을 터트려보려면 생기는 문제점입니다.
속에 폭약이 충전된 탄약류는 내부에 폭약이 어떤 형태로 있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내놓습니다.

폭약 충전중 혹은 보관중 자연적으로 생긴 갈라짐(crack)이나 기포, 이물질과 같은
존재는 폭약내에서 진행되는 반응의 방향을 단절시킬 수 있습니다.
잘가던 파도가 암초에 부딫펴 엉뚱한 파문을 만들어버리듯 폭발파도 진행하다 이런
틈새와 부딫히면 방향이 꺽이며 다른 쪽으로 힘을 빼버리게 됩니다.
만약 이런 일이 성형작약 내부에서 일어난다면 그건 효과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겠죠.
(혹은 파편을 일정 방향으로 날려보내야하는 파편 포탄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 문제는 성형 작약 포탄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다양의 포탄의 성능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고 그래도 포탄 제조시 어떻게 잘 폭약을 충전하며 그 폭약이 오랫동안 뒀을 때
변질되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하는가는 꽤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외.
저기 M830 그림을 보면 wave-shaper라는게 보일 겁니다.
이건 성형 작약의 폭약속에 들어가는 합성수지 덩어리인데 기폭제 앞에 있습니다.
뇌관이 작동해 기폭이 시작되면 기폭제에서 나온 파(detonation wave)의 방향을
라이너쪽과 비슷하게 잡아서 폭약으로 전달해주며 이러면 폭발파는 어느정도 형태가
잡혀진 상태로 라이너를 향해 돌진합니다.
결과적으로 작약 분류의 형성이 날카롭고 길게 이뤄지게 되며 관통성능을 증대시키죠.


p.s:
2.35인치 바주카 포탄은 그나마 밀폐라도 잘됐으면 다행인데 불행하게도 이건 밀폐조차
잘 안되어져 있었습니다.
덕분에 1944년 겨율, 벌지전투 당시 미군내에서 바주카류의 포탄 불발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나왔었죠.
추운 날씨에 실내와 실외를 번갈아가며 왔다갔다하면서 탄약에 온도차를 주면 습기먹기
딱좋아지고 이건 탄약의 수명을 깍어먹은거죠.
여기에 탄약 자체가 밀폐와 별 인연이 없다면 뭐 이건 끝장난거죠.
황당할 수 있지만 지금도 이 문제에서 완벽하게 프리를 선언한 탄약은 없습니다.
그래서 탄약 보관의 원칙중 하나는 온도차가 나지 않는 곳을 선택하라는 겁니다.
차라리 눈밭에다 방수포 씌워서 보관하는게 안전할 수도 있다는 거죠.


 출처 : 문제중년의 잡설 http://glob.egloos.com/220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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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니르 10-12-09 11:54
   
으음; 잘보고 갑니다.
싸대기 10-12-09 18:49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