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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25 16:56
[잡담] 항공기지 내구성에 관해.
 글쓴이 : 현시창
조회 : 2,319  



어떤 분께서 좋은 질문을 해주셨는데.
댓글로는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아 별도의 발제글을 냈습니다.

우선 상대방의 비행기지를 타격하는 것은 항공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1967년 중동전쟁에서도 이스라엘의 기습으로 이집트 공군은 420기의 각종 항공기 가운데 260여기를 상실했습니다. 그것도 하늘이 아닌 지상에서 말이지요.

이후 벌어진 일은 여러분들도 아다시피 이스라엘의 완승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쓰디 쓴 경험으로 절치부심한 아랍군은 요새화된 방어벽을 설치하고, 항공기를 분산배치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습 위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고도별 방공망을 통해 이스라엘 공군을 급격하게 소모시켰습니다.

이렇게 아랍군은 항공력으로 선제권과 주도권을 모두 쥘 수 있었습니다만. 이스라엘 공군에 당한 트라우마가 너무나 컸는지 전쟁 내내 수세적인 모습만을 보여줬습니다. 전쟁 초기 척추가 부러진 이스라엘 공군 각 항공기지들에 대한 선제적 공습을 하여 숨통을 끊기보다, 항공기를 각 육상전선에 대한 화력지원 수단(항공포병)으로만 활용하다보니 이스라엘 공군이 숨을 돌리고, 세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주며 끝내 패배하게 됩니다.

F-15K 도입당시 이름도 생소하던 종심타격이란 말이 등장하는데, 바로 아랍군이 이 종심타격을 등한시한 결과 전쟁에서 패배하는 한 계기가 됩니다. 따라서 항공전에 있어서 적의 종심을 타격하는 것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이고, 이 종심엔 항공기지도 포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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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중동전쟁을 계기로 동구권은 물론 서방권 역시 항공기지 요새화를 시도합니다.
이 전까지 비나 바람을 피하기 위한 수준이던 항공기 격납고가 강화됩니다. 새로운 강화격납고들은 강화콘크리트 구조였고 그 위로 다시 두터운 토사를 덮어 폭격으로부터 항공기를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렇게 요새화 된 격납고들을 상대하며, 상당히 고전하게 되고. 이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미국에게 넘깁니다. 이들 강화 격납고들은 기본적으로 2000파운드 폭탄들의 파편과 폭풍으로부터 항공기들을 보호했기 때문에 이를 상대하기 위해 개발된 물건이 바로 BLU-109입니다.



BLU-109.png




기존 항공폭탄보다 더 날씬하고, 탄각이 더 두껍습니다. 통상 강화콘크리트 1.5~2m를 관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건 강도 30MPa기준이지요. 우리 역시도 레이저 유도키트, JDAM등에 이 BLU-109를 많이 채용해 운용하고 있습니다.(약 1500여발)

하지만. 이런 BLU-109도 실제 전쟁에선 불발률이 상당했고, 불발이 나지 않더라도 이라크군의 강화쉘터, HAS(hardened aircraft shelter)엔 통상 2발 이상을 투하했습니다. 즉, 지상에서 두더지처럼 숨어 있다 일거에 박살났다고 착각하지만. 미군 역시 이라크군의 요새화된 격납고에 꽤나 큰 수고를 기울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정형화된 활주로 타격을 통해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항공 격납고에 대한 직접 파괴를 꾀하였다는 점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줍니다. 즉, 활주로를 파괴하는 것만으론 상대방 항공력을 오래 마비시킬 수 없으며 과거에도 결국엔 격납고를 직접 타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것 말입니다.

적의 항공력을 제거하려면 결국 활주로 타격은 준비작업에 불과합니다.
활주로에 탄도탄을 떨어트리는 것은 방공망과 항공기의 유기적 연결망을 해체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며, 만일 적절한 비상활주로와 비상기지를 통해 적절히 항공기를 분산배치하고, 요새화된 엄체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면 2~3시간 이상 마비시킬 수 없습니다.

더구나 90년대만 해도 고강도 콘크리트의 압축강도는 100MPa를 헤아려, BLU-109가 기준삼는 30MPa를 월등하게 뛰어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공군이 HAS를 건설하며 2000파운드 폭탄에 대한 방호력을 보유하고자 한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아마 이는 BLU-109와 비슷한 수준의 관통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는 KAB-1500 pr등의 관통탄에 대응하고자 함으로 보입니다.

이 말은 BLU-109의 관통력으로도 HAS파괴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미군은 이보다 관통력이 2배 이상 강력한 BLU-116을 전력화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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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동시에 우리가 90년대에 건설한 신세대 항공기지들의 내구도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뜻하며. 이 수준을 기준으로 하여 다른 기지들 또한 내구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뜻도 됩니다. (서산기지등의 강화엄체호는 BLU-109급 관통탄에 대한 방호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고, 또한 활주로 역시 고강도 콘크리트로 타설되어 범용 폭탄 혹은 탄도탄 탄두의 파괴력으로 큰 피해를 일으키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구권의 경우 서방권에 비해 관통폭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상당 기간 낮았던 바. 관통폭탄의 위력과 수량이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말은 엄체호에 대한 투자만으로도 상당한 방어력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이는 중국 상대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항공작전을 펼쳐야 하는 한국공군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즉, 보유한 항공기지를 최대한 요새화하고, 항공기 분산을 위한 다수의 임시 활주로와 거점을 보유하는 일은 공세적 작전역량 보유와 활용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미군 역시 중국 주변의 역내 기지들을 요새화하고 있지요. 

반대로 일본은 각 항공기지의 요새화도 지극히 부실한 수준이고, 동시에 BLU-109와 같은 관통탄과 GBU-24나 GBU-31등의 유도키트 역시 보유한 바 없으므로. 요새화된 한국군 항공기지에 대한 타격능력이 사실상 없는 수준입니다.(제가 생각하기에 한.일간에 전쟁이 벌어질 경우, 전통적인 공중전에서 상실될 전투기들은생각보다 적을 것입니다. 의외로 지상에서 썩거나, 지상에서 격파되는 항공기 숫자가 많을 것입니다.)

제가 여러 댓글등에서도 논하였듯, 이런 이유로 일본은 이 부분에 있어 상당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일본은 중동전쟁에서 패했던 아랍군의 수세적이고 타성적인 작전을 펼칠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한국공군은 자위대 항공기지 여럿을 본질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다종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습니다.

아베를 위시한 일본 정치인들이 공격능력을 보유하겠다는 주장은 꽤나 오랫동안 자기들끼리 궁시렁거리던 주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제 개인적으론 현실성이 없다고도 봅니다. 한국공군이 종심타격작전 능력 보유 노래를 부른 것이 90년대 초반부터이고, 그때부터 돈과 인력과 기술을 하나, 하나 준비해 와 갖춘 것이 지금입니다. 30년 걸려 지금의 전력을 건설하였는데, 일본이 그만한 자금과 경험이 있을런지 의문입니다.)

여하간.

항공기지의 내구성은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탄도탄 타격만으로 완전 마비를 기대할 순 없고, 결국 정밀 유도폭탄에 의한 격납고 및 각종 지원시설에 대한 직접타격이 전제되어야 장기 마비 및 항공전력 손실을 강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러자면 기지 주변 방공망을 제압해야 합니다. 헌데 여기에 필요한 자원이 너무나 막대하므로 항공자산의 마모를 최대한 늦출 수 있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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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20-08-25 17:56
   
현시창님다운 글....잘 읽었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게 느껴지는 내용입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십시요. ^^;

.
마늘바게뜨 20-08-25 18:21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수염차 20-08-25 19:22
   
현무4.....
푸른능이 20-08-25 20:10
   
아주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어부사시사 20-08-25 21:18
   
역시나 핵심을 파고드는 현시창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울러 제가 주구장창 제주도 항공기지 노래를 부르는 이유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제주도는 해안가 쪽으론 아주 평탄하고 완만한 경사면을 끼고 있고 배후엔 단단한 화산암의 산을 끼고 있는; 막말로 중국과 북한이 갖고 있는 핵폭탄을 모조리 제주도에 다 때려 퍼부어도 물리적인 파괴가 불가능한 화산섬이죠. 그야말로 불침항모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섬입니다. (파괴가 불가능한) 단단한 화산암 깊숙히 판 암굴쉘터 격납고를 마련할 수도 있죠.

참고로 제주도는 한반도 남부 관문에 해당하는, 대한민국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가상 적국(중국, 일본)에겐 눈엣가시같은 자리에 위치한, 우리가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군사적 요충지라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가 적의 수중에 떨어지면 대한민국은 숨도 쉬기 힘들 정도임; 그야말로 GG쳐야 하는.. 바둑에서 말하는 "나의 급소가 바로 적의 급소이다"에 해당하는...

가장 시급한 제주도 군공항은 나몰라라 방기한채로 뭐가 그리도 급한지 항모론자들은 한반도 전장엔 쓸모라곤 쥐똥만큼도 없는, 오히려 걸리적거리기만 하는, 폭장량 ㅈ망에, 조루급 항속거리/작전반경의, 소티 생성율 ㅈ망의 함재기 엪35B 꼴랑 몇 대 배에다 싣고 다니면서 어디 가서 간지럼 태우고 다닐 일 있나요???? (제주도만 벗어나도 기항할 항구조차 없는 마당에??!) 대한민국이 남의 나라 전쟁터에 불려 다니면서 미국에 딸랑딸랑~ '충성경쟁'이나 해도 될 정도로 한가하고 여유로운 나라였는지...??
머리에꽃 20-08-25 21:44
   
내용이 재밌고 이해 하기 쉬워서 숨도 안 쉬고 읽었네요.

본문 중에 흥미로운 대목이 있어서 질문 합니다.
한,일전 발발시 지상에서 썩거나 지상에서 격파되는 항공기가 많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런 경우는 어느 한쪽이 항공 우세를 점해서 다른 쪽은 출격 자체를 회피 하는 상황일텐데요.
한,일 양측의 항공 전력이 원사이드 하게 갈 정도의 격차가 있지 않은데 그렇게 예상 하시는 근거를
알 수 있을까요?
     
현시창 20-08-25 23:53
   
한, 일 양측의 항공전력을 가지고 공중전만 예측을 하면 상호 균형이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만. 실제 항공전이라는 건 공중전보단 상대방 둥지를 누가 먼저 깨부수느냐의 싸움이었습니다. 공중전은 둥지 깨부수는 싸움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공중전이라는 건 하늘에 전투기를 올리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처럼. 혹은 이스라엘을 선제 기습한 아랍연합군처럼 거의 모든 국가는 상대방 둥지를 기습타격하여 무력화하고자 합니다. 클래식하게 너도 나도 하늘에 전투기 올려서 붙어보자, 라는 정형화된 신사적 결투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

애시당초 상대방이 전투기를 하늘로 올리지 못하게 하면, 공중전은 당연히 승리하는 겁니다.
상대방과의 항공전을 왜 하늘에서 전투기끼리 공중전으로 당연히 상상하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2차세계대전 이래 하늘에서 격추된 전투기보다 지상에서 격파된 전투기가 더 많은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일본의 항공기지를 마비할 수단이 어느 정도일까요?
솔직히 너무 많죠? 타우러스 직도입분만 200여발. 유사시엔 독일 치장분 XXX발을 빼다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현무 3순항미사일과 현무 2A/B/C 탄도탄도 수백발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한반도에 전력 투사 가능한 항공기지는 4개 정도 있습니다. 츠이키, 뉴타바루, 카스가, 고마쓰 기지가 그것인데. 나머지 기지들은 한반도에서 너무나 멉니다. 더구나 일본은 비상활주로라든지 하는 체계가 상당히 낙후된 상황이라. 기존 4개 기지를 마비시키면 상당한 전력 공백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이 기지들을 마비시키는데 포화공격이라 해도 수십발씩만 배분해도 충분한 상황입니다. 즉, 몇 번이고 마비시킬 수 있는 수량의 스텐드 오프 병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특히 일본의 장거리 레이더 기지는 초반 타격전에 대부분 상실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 기지를 방호하는 방공망은 이러한 포화공격에 대응해 요격탄을 소모하게 되며, 그 가운데 정체를 노출하게 되므로. 마찬가지로 킬 체인 능력을 발달시킨 한국군에겐 마냥 제거 불능대상도 아닙니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대형의 스텐드 오프 재머가 꼭 있어야 하겠지만...

특히.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자국 항공기지가 전혀 요새화 되어 있지 않아 타격에 매우 취약합니다. 다수의 탄도탄, 순항미사일을 이용한 포화공격을 가하면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단이 없는데다가. 기지의 수가 부족한데 반해 항공전력이 당연하게도 집중되어 있으니 이러한 종심타격 수단에 상당히 쉽사리 항공기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유개 쉘터조차 흔하지 않아, 기습적으로 스텐드 오프 미사일로 자탄살포를 하면 항공기 상당수가 바로 손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방호력이 뒤떨어집니다. 더구나 한국군처럼 비행장 복구 훈련을 제대로 수행하는 편도 아닙니다. 애시당초 일본 항공자위대는 한반도 남단 대한민국이 북한과 중국의 공세를 직접적으로 막아주면, 그 뒤에서 지원이나 해주는 시나리오에 따라 군사력을 건설해왔으니. 머나먼 자신들 비행장에 미사일이니 폭탄이니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여겼거든요.
 
결국 한국은 일본의 타격 수단에 대응한 방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어떤 방식으로든 일본의 방공망이 하늘의 엄호 없이 자기 스스로와 항공기지들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고, 여기에 부하가 걸리면 시스템을 구성하는 톱니 하나 하나 무너지게 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F-35A를 이용한 GBU-31과 같은 양 많고 저렴한 관통탄들을 비행기지들에 정기적으로 배달하게 될 것입니다.(심지어 한국은 이런 BLU-109들을 1500여발 넘게 보유합니다. 당하는 입장에선 정말 지겨울 정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항공기지는 수복능력보다 더 큰 피해가 누적되어 영구 마비사태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운영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기체들은 지상에 숨기거나, 파괴되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 하늘에 뜨는 항공기가 줄어들고, 그러면 공중전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즉, 이스라엘이 숫자가 더 많은 아랍 연합공군을 상대하여 승리를 거두는 방식이 되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지요. 당연하지만, 이러한 항공전에서 승리하면, 해상전의 승리도 따라오게 됩니다.
이러한 계산은 일본도 하고 있으니 늘, 자신들도 원점타격능력. 그러니까 종심타격능력을 원하는 것입니다.
          
어부사시사 20-08-26 14:29
   
일본이 지 아무리 성능 빵빵한 전투기 떼거지로 갖고 있어봤자 "(장거리) 대지공격능력 없는 유사군대(?)는 전면전 수행능력 없다"라는 의미죠..ㅎㅎ
NightEast 20-08-25 23:46
   
님 유튜브 운영해보심이? 겉햚기 수준 밀리유툽들이 난무하는가운데 좀 더 심오한(그렇다고 더무 딥하지 않게) 단계로 다양한 이슈들이나 요소들 건드려보면 아주 대박날거같은 ㅋ
상옵 20-08-25 23:58
   
좋은 글 잘봤습니다.
그런데 현시창님, 본문과는 다른 질문입니다만 지소미아가 우리에게 그다지 득이 되는 게 없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소미아로 인해 우리가 미국과 일본의 전진기지, 총알받이 수준의 역할밖에 못한다는 것은 좀 어폐가 있지 않을까요? 미국에게 있어서 한국이든 일본이든 둘 다 자신의 동맹들이고, 결국 중요한 것은 한미일이 힘을 합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니까요.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어차피 한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으로부터 공격 받을 것은 명백하고, 특히나 중국과 직접적인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이 더 큰 위협에 처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한국의 미군기지나 사드 포대도 공격을 받겠지만 말이지요. 주 전장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인데, 우리가 총알받이라고 하는 것도 좀 이상한 표현입니다. 한국이 일본보다 더 중국과 가까우니 아무래도 그래보이는 건 있습니다만, 결국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확실하게 막고 있는 건 일본이니까요.
     
현시창 20-08-26 08:39
   
언젠가 발제글로 정리한 것 같은데.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틀어막는 건 일본이 아니라 한국입니다.
과거 구소련을 상대할 땐, 일본이 지정학적인 마개일지 모르지만. 중국을 상대한다면 한국이 마개입니다.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263495>

만일 미중 전쟁이 벌어지고, 한국이 미국 편이라면 중국 입장에선 한국을 선제 제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지역은 한반도입니다. 미국이 일본만 쥐고 있는 건 중국 입장에선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를 쥐고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당장, 중국 동부 해안 일대에 배치된 항공기지와 레이더 기지, 탄도탄 기지들이 모두 싸디 싼 중거리 탄도탄과 전폭기의 타격 범위 안에 들어가고. 수준 낮은 대함미사일만으로도 황해가 봉쇄되니 함대 전체가 둘로 분절됩니다. 내선 기동을 차단하는 길목이 한반도입니다.

그런데도 과연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동일한 군사적 위협과 압박을 받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그 부분은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지정학적인 가치는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현재 미국의 관심은 한반도에 있습니다. INF조약 폐기 이후, 중거리 탄도탄 들먹이며, 왜 자꾸 한국 정부에 간을 보려고 들까요?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가 탄도탄에 대한 족쇄를 풀게 된 힘도 알고 보면 이렇게 급상승한 지정학적 가치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순순히 한미일 동맹, 그것도 우리 자존심을 잔뜩 구겨가며 들어가 봐야 무슨 실익이 있겠습니까?

일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후방기지 뿐입니다. 그런데 우린 후방기지와 전방기지와 타격기지와 관측기지 역할을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군사적 위협이 더 크고, 어느 쪽이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겠습니까? 당장 NATO만 봐도 그렇습니다. 만일 유럽과 러시아 사이 전쟁이 나면 어느 나라가 제일 큰 피해를 보겠습니까? 실제로 어느 나라들이 군비를 증강하고 있나요?

폴란드나 발트 3국,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군비를 증강할 때, 영국, 프랑스, 독일이 동맹들이 위험하다며 제대로 된 지원을 하거나, 군비를 증강하던가요? 제 3자 입장에서 보면 누가 피 볼 것인지 빤히 보이지요? 그러면 객관적으로 한미일 삼각 동맹이란 걸 하면 누가 제일 큰 역할을 부여 받고, 누가 제일 큰 희생을 치루고, 누가 제일 큰 이익을 얻을 것인지는 빤히계산가능한 문제입니다.
          
차분 20-08-26 10:10
   
사고의 시각이 늘 광법위 하십니다...
읽고나니 그리 보이네요...^^
          
상옵 20-08-26 10:41
   
그렇군요.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확실히 우리로서는 더 많은 역할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그리고 우리의 지정학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당연한 것이고요.

그렇다면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우리의 요구도 관철시키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외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돌아온드론 20-08-26 00:26
   
좋은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booms 20-08-26 00:29
   
그동안 일본은 대북보다는 대소련정책에 투자를 해온걸로 아는데 항공기지요새화에 대한 투자가 안되있다고요???

미사일부터 폭격기 등에 대한 위협을 노골적으로 해온 소련과 러시아를 보면 상당히 의외네요. 일본은 위기감을 많이 느꼈을꺼라 생각했는데...
     
현시창 20-08-26 08:58
   
미사와, 치토세 기지가 어느 정도 요새화는 되었지만. 그래봐야 1세대 HAS를 가지고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해당 지역은 후방 지역보다 고사군을 하나 더 가지고 있지만. 요새화는 가소로운 수준입니다.
잔잔한파도 20-08-26 08:01
   
새로운 지식 하나 알아 갑니다...좋은 글 잘봤습니다
달빛대디 20-08-26 09:51
   
그러니까 현시창님의 말씀대로라면,

한.미.일 vs 중국 구도로 전쟁이 벌어지면..

1. 가장 큰 희생을 치르는 국가 = 한국
2. 경제적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국가 = 일본

이렇게 정리가 될 수 있는건가요?

그리고 아래 댓글로 설명하신 내용 중에  제가 궁금해지는게 있는데요.

동북아에서 중국 vs 한.미.일의 전쟁시 한반도의 역할과 중요성과 일본의 전략전 가치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중 vs 한미일 구도가 아니라    북,중,러 vs 한,미,일 의 구도가 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특히 러시아 때문에  일본의 지정학적, 전략적 가치가 위에 현시창님이 설명한 내용하고는 완전 달라지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만약 정말로  북,중,러 vs 한,미,일의 구도로 전쟁이 전개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시창 20-08-26 18:03
   
러시아가 왜 중국 편을 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럴 이유가 있나요? 지금 러시아는 크림 반도 소유권을 미국이 인정해주면 반중 라인에도 올라탈 수 있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걸 반대하는 게 독일을 위시한 유럽국가들이고요. 최근의 G11등의 사태를 보면 체득할 수 있는 움직임이지요.

따라서 반사적으로 한미일-북중러 라인을 짜는 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크게 보면, 러시아가 과연 맘 편하게 북중과 편먹고 미국에 대항할 수 있을까요? 지금 러시아에겐 유럽대륙쪽이 몇 배는 더 중요합니다. 오히려 중국이 적당히 망가져 주는 건 러시아가 반길 사안입니다. 러시아 극동방면군이 누굴 대상으로 배치되었다고 보시나요? 일본? 미국? 아뇨. 중국입니다...)
도나201 20-08-26 12:26
   
한미vs중 이라는 전략은 없을 것입니다.
이미 미국은 포괄적으로 중국을 에워싸는 형태이기에.

최소한 현재로서는 전쟁보다는 1도련선에 묶는 전략을 펼칠것입니다.
중국과의 전쟁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으키겠다라는 미국의 전략이죠.

최소 3군데의 동시진격을 통한 전략을 구성하지 .

한국만 참전 지원하는 전략으로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전략에서 주요거점기지가 가까운 양상을 보이는게 바로 서해상이라는 점이고
이부분의 제공권만 확보하면 사실상 모든 전쟁의 8할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기에
중국으로서는 대만도 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현재전에서 전면전이 가장위험하다라는 것을 알고 이미 두국가의 전면전이라고하면
사실상 세계대전이고

가장 큰이익을 보는 국가는 러시아가 될겁니다.
그러나 일본은 이익볼지 안볼지는 두고 볼일이고요.

이미 일본도 참전하지 않고 자신전력을 전력투입하지 않으면 안될상황이기에...
쉽사리 이해관계가 설정되기 힘듭니다.

절대로 미국은 혼자 움직이는 전쟁을 택하지 않는다라는 전제를 이미 깔고서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이부분은 우리에게 이득이 될확률이 높고.

일정시에는 북한의 공도상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라는 이야기도 됩니다.

하지만 중국의 발악이 심해질때는 북한의 합병은 기정사실화되어버립니다.
북한역시 시점에서 선택아닌 선택을 해야하는 입장이 될겁니다.

아무리 중국맹방을 믿고 세계를 상대로 하고 .....특히 중국맹방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북한의 맹방은 러시아 하나 뿐입니다.
절대로 중국은 북한의 맹방이 될수 없다라는 것을 북한수뇌부가 잘알고 있을겁니다.
최소한 김정은이 정권에 있는한 말이죠.

이건 불변의 진리입니다.
현재 중국의 알게모르게 도와주는 원조도 사실 거의 다해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으로서는 올해 보다는 내년초부터 엄청난  정권에 위기를 느낄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손으 든다면.........아마도 시진핑정권의 실각이 되겠죠.

그후 북한으로서는 선택아닌 선택을 강요받게 될겁니다.
현재 올해 9월내에 미국과의 협상을 한다면.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잡을수도...

어차피 그기회의 대부분은 우리나라가 주도하겠지만,

이제는 흑백으로 전쟁을 단순히 생각하는 시대는 지난 상황입니다.
이번 포스트코로나이후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적대시되고 일대일로사업마저도 자금동결되어서
치명타를 입을수 있는 상황까지 몰고 갈수도 있습니다.

몇몇국가는 이미 그러한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현재로서는 아직까지 앞으로 벌어질 전면전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러한 압박을 위해서 현재 한미의 전력증강은 확실히 중국에게는 위협으로 다가올것입니다.

현시창님의 글은 항상 읽는 상황인데.
이번 주제는 참 뜬금없다 보여지네요.

개인적으로 방공출신으로 방공망에 대해서 조금은 찾아본 상황인데.
종심타격문제에서 항공기격납고는 그다지 전략적인 가치가 없습니다.

물론 포함은 되어 있지만,  말이죠.

일본의 격납고의 허술면은 미군기지와 같이 쓰는 경우가 많아서 일종의 호가호위하는 공자대라서...
굳이 돈들일 필요가 없듯이.

우리역시 격납고문제는 의외로 견고한 방공망과 그에 따른 지하저장고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기밀에 속하고 .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는 상황과  교체주기에 따른 부대의 이동형태까지 있습니다.

거기에 중국과의 제공권싸움에서도 전혀......밀리지 않는 상황 이고,
북한의 스커드개량형 미사일에도 대처를 해놓은 상황입니다.

위에 거론한 것은 그냥 단순히 1차적인 방어책이고 제공권이 밀릴경우의 국가들이 취하는 형태일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현재로서는 굳이 우리공군이 일일이 저렇게 지상벙커형 격납고를 지어야할 이유가 없다라는게
정설입니다.
물론 다른 방법을강구하고 대처해놓고 이를 일반에 공표하지 않은 부분도 많습니다.

북한의 현대전에서  또는 우리가 일본에 공격할때 가장 유용한 방법은
제공권확보로 인한 폭격이 아닌.

특수부대 및 특작부대에 의한 파괴가 더 수월한 상황이라고 말하고싶네요.

특히 공자대의 특수부대의 작전이 실전에서 더 효과적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이러한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적용하기에는 그냥 돈낭비로 치부될.. 부분 아닌가.
(실제로 저렇게 콘크리트벙커 격납고를 지은 시대도 있고 아직까지 남아 있는 곳도 있습니다. _)
하지만 그건 부대마다 각기 다른 방어체계를 구축해서
상황에 따른 부분적인 상황에 따른 방어책 구축일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현시창 20-08-26 17:58
   
미군이 군산기지에 3세대 HAS를 건설했지요. 왜 그럴까요? 그래도 별 소용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더 할 말은 없고요. 만일 중국과 사태가 벌어질 경우에 쏟아질 탄도탄 공격에 기존 방공망으로 완전 대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전 절대 아니라고 보는데 말이죠.

당장 미군조차도 괌, 가데나등의 주요 기지가 요새화 되어 있지 않아 중국이 대량 보유한 싸구려 탄도탄 공격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움직임이 분주한데 우리가 여유 떨 상황은 아닙니다.

중국이 북한처럼 돈이 없어 고체 탄도탄을 많이 보유할 수 없는 나라가 아니에요.
전초에 탄도탄 수백발을 포화공격 할 수 있는 나라인데, 이걸 기존 방공망으로 어떻게 막겠습니까? 지금 생각해도 견적이 안 나오는데. 그럼 기습사태 발생시 항공기를 최대한 안전하게 보관하는 길 뿐입니다. 잘난 전투기 암만 보유하면 뭐하나요? 지상에서 박살나면 그만인 것을...

차라리 특수부대라면 상대나 가능하겠지요. 여태까지 우리가 밥 먹고 훈련한 상황이니까. 그러나 탄도탄 포화공격에 이은 다량의 순항미사일 포화공격과 방공망 자체에 대한 타격은 전혀 상정 외입니다. 북한은 그렇게 할 능력이 없었으니까. 우리 킬 체인은 한반도 안에서만 구성되지, 바다 바깥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런데도 요새화가 부수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더 할 말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