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클랜드 전쟁의 교훈(계속) ●맹방도 믿을 수 없는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 직시해야 두 번째로, 영국이 가장 믿었던 맹방인 미국도 자신들의 우방국인 아르헨티나를 의식해서 확실하게 영국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 총리는 정치적 불륜(不倫) 관계라고 할 정도로 밀접한 우호관계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막상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은 같은 우방국가인 아르헨티나에 대해 직접적인 제재(制裁) 활동을 하지 않았다. 또한 영국군의 무기지원 요청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다가, 대처 총리의 직접적인 요청을 받고서야 무기를 제공하는 태도를 보여줬다. 이것만을 본다면 미국의 동맹국이라 할지라도 전쟁이나 기타 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의 역할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끼리 분쟁이 일어나면 미국의 역할은 상당한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음을 포클랜드 사태가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더욱이 당시는 냉전체제의 경직성이 국제정치를 좌우하고 있었음에도 구소련이 영국 함대의 방어능력을 확인하고자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아르헨티나에 위성사진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국제정치는 그야말로 냉혹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우방국의 배신(?) 대비 평소 독자적인 작전·정보 확립 체계 유지해야 세 번째로, 영국의 최대 우방국이던 프랑스와 독일마저도 영국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영국 원정함대를 위협하는 최대의 적은 독일에서 건조한 209급 잠수함 4척과 프랑스가 수출한 엑조세 대함(對艦) 미사일이었다. 그러나 독일 정부나 제작사인 HDW사는 고객정보 보호라는 명목으로 전쟁 초기에 아르헨티나에서 운용하고 있는 209급 잠수함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영국 해군은 209급 잠수함을 상대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독자적으로 마련해야 했다. 프랑스는 자국이 제작한 엑조세 대함미사일의 아르헨티나 판매량은 물론이고 운용 가능성에 대한 정보마저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 게다가 영국의 셰필드(Sheffield) 함을 엑조세 대함미사일을 이용해 명중시킨 전투기는 다름 아닌 프랑스가 아르헨티나에 공급한 해군 전투기 슈퍼 에탕다르(Etendard) 공격기였다. 당시 영국은 프랑스에 아르헨티나군의 슈퍼 에탕다르 운용 수준을 문의했는데 프랑스의 대답은 아르헨티나군은 아직 슈퍼 에탕다르와 엑조세 대함미사일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보 때문에 영국은 엑조세 대함미사일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으며, 결과는 큰 희생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희생이 더 커졌던 또 다른 이유는 아르헨티나 해군이 운용한 엑조세 대함 미사일이 나토(NATO) 해군의 주력 무장이었기 때문에 영국 함정은 이를 우군 무기로 판단했고, 제대로 경보를 발휘하지 못했던 원인도 있었다. ●원자력잠수함은 원정 작전에서 탁월한 전투력 발휘 ◇원자력잠수함의 높은 기동성은 초기 해상 통제권 장악에 유리 포클랜드 전쟁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가장 잘 인정받은 무기체계는 영국의 원자력 잠수함이었다. 원자력잠수함은 임무 자체가 고도의 비밀에 해당하고, 수행한 임무들 중 상당수가 불법적인 것들이 많아 대외에 공개하기 곤란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와 성과만으로도 원자력 잠수함의 전략적·전술적 가치와 능력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원자력잠수함의 높은 기동성과 무제한 항속거리에서 그 가치가 증명됐다. 원자력잠수함은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동함대보다 빨리 그리고 가장 먼저 작전해역에 배치됐다. 영국은 포클랜드에서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감지한 3월 29일 제일 먼저 원자력잠수함 스파탠(Spartan) 함을 배치하기로 결정했고, 다음 날에는 슈퍼브(Superb)와 스플랜디드(Splendid) 함에 현장으로 출동할 것을 명령했다. 한편 디젤잠수함은 작전해역까지 이동하는 데 5주라는 긴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돼 그 활용도가 낮게 평가됐다. 이 점은 우리에게도 약간은 심각한 교훈을 준다. 말라카 해협부터 한반도에 이르는 광대한 해역에서 해상교통로를 보호해야 하는 한국 해군이 속력 느린 디젤잠수함으로 위기관리를 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의 독도 점령 사태를 가정해 볼 때도 디젤잠수함을 투입한다면 어느 정도 부담을 안아야 한다. 속력이 느리기 때문에 현장까지 장시간 소요되며 이동 중 스노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의 대잠세력을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디젤잠수함이 위기관리에 부적합하다고 단언하거나 판단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물론 디젤잠수함도 위기관리와 억제능력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고, 상황에 따라 훌륭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다. 완전한 위기관리와 억제능력은 역시 원자력잠수함만이 발휘할 수 있다. 게다가 고속으로 기동하는 한국형 기동함대와 같이 작전을 수행하려면 높은 기동력이 기본인데 이것도 원자력잠수함만이 가능하다. ◇원자력잠수함의 은밀성은 디젤잠수함과 비교할 수 없어 두 번째로, 원자력잠수함의 은밀성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영국 해군은 분쟁이 발생한 해역이 본토와 멀리 떨어져 있고, 그것도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남아 있는 곳에 항공기와 수상함을 함부로 투입할 수는 없었다. 노출이 되면서 위기를 증폭시켰다는 비난과 책임을 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이에 영국 해군이 선택한 것은 은밀성을 가진 원자력잠수함을 분쟁해역에 미리 배치하고, 군사정보를 수집하면서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선택은 영국에는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원자력 잠수함이 수집해 보고하는 정보를 갖고 주요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했다. 우리도 주변국과 군사적 문제가 발생할 때 수상함과 항공기를 투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눈에 잘 드러나는 전력을 먼저 투입해서 사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고, 상대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디젤잠수함을 투입하는 것은 수상함과 항공기보다는 탁월하게 은밀성을 유지할 수 있겠으나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상으로 답답할 것이고, 항시 노출될 때를 대비해 대응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와 비교해 원자력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면 현장에 즉각 이를 투입할 수 있고, 고도의 은밀성과 장기작전 능력을 활용해 미리 적 함대가 활동하는 해역 근처나 적의 군항 입구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공격을 결심했을 때 곧바로 상대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수도 있으며 공격 후 발각됐을 때도 신속하게 현장을 이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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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은 내용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이 확연히 보입니다. Five Eyes 의 하나인 영국에게도
저런 취급을 했다면, 한참 등급이 떨어지는 한국에게는 말할게 없어보입니다.
현재 미국에 있어서 일본은 거의 Five Eye 수준이구, 한국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중요도를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일 조어도 분쟁이나, 차후 있을지 모르는 이어도, 독도 분쟁에 대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게 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