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이야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중국군 조기경보통제기가 F-35를 150Km에서 발견해, 중국군 전술기가 떼로 몰려 들면 답이 없다."
라는 것이고. 결국 이 소리가 실효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둘째 치고, 과연 그게 가능한지 궁금하신 분들이 꽤 있으실 것 같아 글을 써봅니다.(물론 현재 게시판을 덮은 논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더 큰 이유긴 하지만...)
자, 중국군이 자랑하는 KJ-2000조기경보통제기입니다.
중국군은 자체 개발한 레이더를 얹은 물건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말 그걸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중국이 정말로 자체 개발할 능력이 있었다면 "A-50 좀 수출해 주세요"라고 러시아에게 굽실굽실거릴 이유도 없을 뿐더러. 러시아에게 수출을 거부당하자마자 IL-76에 이스라엘제 팰콘레이더 수입을 시도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아울러 일련의 과정이 모두 실패하며 시도한 플랜B(KJ-200)조차 스웨덴제 에리아이 레이더를 부착한 바. 중국에게 진짜 자체 기술이 있었다면 KJ-2000은 결코 2003년 등장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하지요, 2003년에 등장한 KJ-2000에 부착할 레이더를 자체개발할 능력이 있었다면, 뭐하러 시간 끌어가며, 플랜 B에 에리아이를 부착하나요? 당장 KJ-500처럼 축소형을 개발해 당장 구멍부터 채워 넣고 봐야지.(이것이 중국군이 과거부터 일관되게 이어온 패턴입니다.)
다시 돌아와, 플랜B(KJ-200)가 무려 2006년까지 문제점을 해결하려 기술진을 잔뜩 태우고 비행하다 추락, 이후 개량형인 KJ-500이 자체개발(?)한 KJ-2000의 레이더 축소형을 얹고 시험비행한 것이 2015년입니다...
이 모든 걸 종합해보면, KJ-2000 레이더는 중국이 개발했을 확률은 없습니다.
유력한 건 팰컨 레이더 수출에 실패한 이스라엘이 우회적으로 부품과 기술이전을 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리고 그걸 입에 넣고, 씹고, 삼켜서 소화해서 나온 것이 최근 KJ-500이라는 것. 그리고 이 완성형 플랫폼을 중국측이 선호하며 급속하게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라는 것입니다.(2018년 초까지 나온 자료로는 공군이 4기, 해군이 4기등 최소 8기를 보유하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이걸 달리 풀어보면 미래의 중국제 조기경보통제기는 KJ-500의 혈통을 이을 확률이 높다라는 것이지요.)
결국 논의는 중국이 가진 가장 최신형(?) 에어본 레이더인 이 모델명도 모를 이 물건을 알아보는 것으로 옮겨져야 할 것입니다. 우선 KJ-2000도 그랬지만, 이 물건 역시 미국의 E-3처럼 회전 레이돔이라 보기 쉽지만, 사실 회전하지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삼각형 면에 어레이를 고정하는 고정식 레이더입니다. 그래서 각각의 어레이가 120도씩 3면이 360도를 감시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상 당연하게도 어레이의 크기가 물리적으로 저하될 수 밖에 없습니다.
E-737의 MESA나 이스라엘의 EL/M-2075등이 괜히 탑햇 혹은 컴포멀 형태로 어레이를 최대한 크고 넓게 기체에 부착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대형기체인 IL-76에 부착한 KJ-2000의 성능이 그 원조인 EL/M-2075대비 약간의 부족한 면이 있다고 한다면, KJ-500은 아마 물리적인 이유로 그보다 높은 성능을 얻어내는 건 불가능할 것입니다. KJ-2000의 성능이 팰콘 조기경보통제기 대비 약간 떨어진다고 여겨지는데...이러한 팰컨의 성능은 위키피디아등에선 370Km떨어진 100개의 표적을 동시추적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기준은 5m2정도의 3세대 레거시 파이터들을 기준하는 것인데, 이를 환산해보면 3m2급의 소형전투기는 270Km, 5m2급 대형전투기는 약 400Km, 10m2이상의 폭격기급 표적은 560Km정도입니다.
이는 중국공정원 원사인 왕샤오모의 발언과도 거의 일치하는 결과물입니다.
중국측은 KJ-2000과 KJ-500의 성능이 거의 동일하다고 주장하는데, 전 이걸 꽤 회의적으로 봅니다. 아무튼 중국측 주장을 참이라고 받아들이고 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RCS공식을 대입한 F-35포착거리도 환산이 가능해집니다.
F-35는 현재 가장 흔하게 알려진 RCS가 0.005m2입니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약 54.5Km가 나옵니다.
물론 L밴드니까 스텔스 파이터에 발린 램도료 혹은 램타일등에 잘 흡수되지 않는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1~2GHz대역인 L밴드나 8GHz대역인 X밴드나 큰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노스롭측 자료를 따르면 약 30%정도 RCS가 증대된다는 것인데, 이를 환산해보면 F-35는 0.015m2로 변환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자료를 대입하면 대략 70Km내외가 나오게 됩니다.
참 비현실적인 수치죠?
그러면 여기서 뱀발로...
E-737은 어떠한가?라고 하실 수 있겠지요.
현재 E-737 MESA레이더는 3m2급 표적을 480Km에서 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룩다운 모드로 mig-21급 RCS를 가진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느냐,라는 ROC를 시험해 본 결과일 뿐이며, 실제 MESA는 동일 크기 표적에 대해 룩업모드로 탐지할 경우 약 600Km급 최대탐지거리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조기경보통제기가 전투기를 탐지할 경우엔 대개가 룩다운 모드긴 하겠지요.)
도입초창기 30도 범위에 빔을 집중 조사할 경우 최대 740Km까지 탐지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는데, 최근 들어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개량과 운용 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며 실질적인 탐지능력은 더더욱 향상되었을 것입니다.(데이터베이스가 쌓이면서 더욱 더 세밀한 필터링이 가능해지며, 기존 노이즈 처리해버리던 표적까지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탐지거리 역시 더더욱 확장되기 마련이니까요.)
아무튼 E-737이 F-35를 상대한다면 약 96Km에서 탐지를 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집중조사모드로 들어가면, 약 150Km에서 탐지와 추적이 가능해지겠지만. 이 경우 F-35는 발달된 전자전 장비를 통해 AIM-120을 일단 쏘고 그냥 피해버리면 그만입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조기경보통제기를 전방으로 전개하여 스텔스 전투기를 선탐지하여, 물량으로 밀어버리겠다는 전술은 상당히 개연성 없다는 건 확실하겠지요. 유러파이터가 괜히 MHz단위 UHF지상조기경보레이더와 ESM, 그리고 IRST로 스텔스 전투기를 상대하겠다고 주장한 게 아닙니다. 일반적인 1GHz이상의 레이더로는 정상적인 탐지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한 것입니다.
레이더보다 차라리 어떻게든 ESM을 이용해 의심가는 공역에 접근을 해서 IRST로 F-35를 탐지하려고 드는 쪽이 훨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이런 전술에 대응해 나온 것인 그라인더 전술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