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발췌
“2007년께 일이다. 한국의 국방정보본부와 미국의 국방정보국(DIA)이 북한군 전력을 평가한 뒤 미 중앙정보국(CIA)과 합동 정보평가회의를 열었다. 당시 북한군은 제2제대 부대(유사시 최전방 전연군단이 휴전선에 돌파구를 열면 그 구멍으로 수도권 등 한국 후방으로 진격하는 부대)에서 전차와 중화기를 뺀 뒤 ‘알보병’만으로 꾸린 경보병 부대를 많이 만들었다. 경제난 때문에 유류비를 감당할 수 없고 낡은 무기를 바꿔줄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한ㆍ미 군 정보당국은 ‘북한군이 유사시 후방침투를 위해 경보병 부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CIA는 ‘경제가 어려워 북한군이 부대를 감편했다고 판단해야 한다. 경보병 부대는 공세 전력으로 분류하긴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ㆍ미 군 정보당국이 주장을 굽히지 않아 결국 이들의 평가가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