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P 걸즈 소식 듣고 렌보팬들이 걱정하던데 아무래도 그렇겠죠. 국내 기획사들 중에서 걸그룹 3개를 한꺼번에 돌린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DSP 걸즈가 7월에 일본에서 싱글로 나온다는 겁니다. 그럼 당장 렌보가 불이익 당할 염려는 없겠네요. 하지만 DSP 걸즈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면 일본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한국에서도 활동하겠죠.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요즘 다른 기획사들도 기존 걸그룹 외에 새로운 걸그룹 만드느라 분주한데 그만큼 환경이 바뀌었다는 얘기겠죠. 예전엔 국내 활동만 하니까 2팀도 많았는데 지금은 해외로 시장이 넓어졌기 때문에 한 기획사가 2~3팀 돌려도 이상할 게 없죠. 그래도 3팀은 흔치 않은 일이라 일단 지켜봐야할듯.
아무튼 DSP 걸즈로 인해 렌보의 입지가 좁아진 건 맞는 듯.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DSP 걸즈가 아니겠죠. 어차피 DSP 걸즈가 렌보와 겹치거나 경쟁관계는 아니니까요. DSP 걸즈와 카라, 렌보의 나이차는 꽤 됩니다. 중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걸그룹이 성인 걸그룹과 경쟁관계를 이루는 경우는 흔치 않죠. 팬들도 동일선상에 놓고 보진 않을 겁니다.
만약 DSP 걸즈가 일본에서 성공하면 렌보의 포지션이 붕 뜰 가능성도 있겠죠. 누가 봐도 카라 -> DSP 걸즈로 이어지는 계보가 자연스러울 테니까요.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DSP 걸즈로 인해 렌보에게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DSP 걸즈로 인해 그동안 보이지 않았거나 또는 외면했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렌보의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고 봅니다. 바로 숙명이죠. 한 기획사에서 2개의 걸그룹을 만들 경우 시간차, 나이차를 두게 마련입니다. 비슷한 또래의 걸그룹을 한꺼번에 2팀 만드는 경우는 별로 없죠. 카라-렌보보다 카라-DSP 걸즈로 이어지는 계보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그런 거죠.
그런데 비슷한 또래의 카라, 렌보는 데뷔 이래 계속 함께 활동했습니다. 그렇다고 라이벌은 아닙니다. 또 그렇다고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서 활동한 적도 없고요. 어찌 보면 렌보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죠.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숙명.... 일본에서도 카라 자매그룹이라고 홍보하긴 했지만 팬들의 눈엔 카라보다 한두 살 나이 많은 언니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럼 아무래도 홍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겠죠. 반면 DSP 걸즈는 카라 동생이든 조카든 나이가 어리니까 훨씬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렌보는 DSP 걸즈 때문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숙명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렇다고 카라를 원망해야 한다는 얘긴 아닙니다. 역사에 가정이 없듯이 인생에도 가정은 무의미하니까요. "만약"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겁니다. 과거는 그냥 과거일 뿐. 중요한 건 현재와 미래죠.
어제 카라, 렌보 공동작업에 대해 얘길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카라, 렌보는 비슷한 또래의 걸그룹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럼 카밀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겠죠. 사실 그동안 렌보가 앨범 내도 카밀들의 참여가 많지 않았는데 프로젝트 그룹이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죠. 물론 이 방법이 최선은 아닙니다. 최선이 통하지 않을 때 고려할 수 있는 차선 정도겠죠. 그래도 뭐든지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니까요.....
지금 렌보가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 정도라고 봅니다. (1) 스스로의 힘으로 뜬다. 그럴 수만 있다면 이것이 최선이겠죠. (2) DSP가 커지면 자연히 렌보도 커진다. 카라, 렌보, DSP 걸즈, 남그룹, 요렇게 4팀이 완전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는 거죠. 그럼 렌보 혼자서 할 때보다 더 수월하게 1등도 하고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겠죠. (3) DSP 걸즈, 남그룹 다 망해서 DSP가 렌보에 매달리게 한다. 최악이죠. 그냥 이런 경우의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하는 얘깁니다.
그렇게 본다면 역시 (2)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같네요. 앞으로 렌보의 포지션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서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겠죠. 키스, 에이, 마하에서 다이시댄스로 살짝 방향을 틀면서 정체 상태가 길어진 것 같은데 사실 다이시댄스도 나쁘진 않았죠. 다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다시 새롭게 방향을 모색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