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저도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제대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그날이 되니 굉장히 허탈하더군요.
2년2개월 고생했는데 나올때는 군복하나 달랑입고 걸치고 나오는것도 이상했고 부대에 남은 전우들도
갑자기 생각나고,, 무엇보다 저를 많이 챙겨주던 착하디 착하던 고참들 생각도 많이 나더군요.
제대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부대원들과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군부대,,, 그곳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남들은 비웃는 내무부 소속 의경 나왔습니다만, 인생 타이밍이란 말처럼 보통 생각하듯 방범, 교통등 대민업무는 데모관련 출동하느라 거의 못하고 밑에 기수들도 한참 차이나게 안들어와서 수경2호봉에 겨우 열외기수 됐었죠.
암튼, 하루 3-4시간 자가며 젊은 나이인데도 체력이 딸리는게 느껴질정도로 출동이 잦던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중대에 동기가 저포함 4명이었는데 한명은 울산현대 시위때 끝을 눌러서 넓고 뾰족하게 편 쇠파이프에 발을 제대로 찍혀서 수경(병장)때 의가사 제대하고 한명은 상경때 저랑같이 강력반에 지원갔다가 무슨 운명인지 형사 한명이랑 범인 쫓다가 골목에서 칼맞고 죽었죠.
수경기간내내 돌날라오고 쇠파이프 막아내며 최루탄 제대로 못막아내는 방독면 쓴체로 무거운 방호복 입고 한여름을 지내며 여전히 출동중이던때 전역을 하게되니 여러모로 참 마음이 좋지 않더군요.
어제까지 같이 땀흘리며 서로 지켜주던 사이였고, 중대장님이나 소대장님 부관, 항해사분들 모두 한덩어리로 뭉쳐야했던 시기라 갑자기 전역이란 자유가 주어지니 걱정반 홀가분함반인 기분이 왠지 죄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