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친목 게시판
 
작성일 : 19-08-19 17:39
여름 바다가 통째로 내 입에 들어왔다. 물회이야기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1,068  


여름 바다가 통째로 내 입에 들어왔다. 물회이야기 


여름 음식의 하이라이트는 물회가 아닐까. 물회는 이름 그대로 물에 회를 말아 먹는 음식이다. 제철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 새콤한 육수가 어우러진 물회 한 그릇이면 여름철 더위가 절로 달아난다. 갓 잡아 올린 생선을 날로 잘게 썰어서 파, 상추, 마늘 등의 채소를 올린 뒤 고춧가루 등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다음 차가운 육수를 가득 부어 먹는다. 동해안과 남해안에 자리한 바닷가 도시에서 즐겨 먹으며 제주도에서도 많이 먹는다.
더위를 잊게 해주는 여름철 별미, 시원한 물회 한 그릇
물회는 어부들의 음식이었다. 어부들은 제때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터라 배에서 그물을 걷어 올리는 틈틈이 갓 잡아 올린 생선으로 물회를 만들어 먹었다. 회와 각종 채소를 넣고 고추장과 된장 양념으로 버무린 뒤 숟가락으로 푹푹 떠먹었을 것인데 퍽퍽하다 보니 물을 넣었을 것이다. 물회는 어부들의 간식이자 패스트푸드였고 때로는 해장국이었다. 부드러운 흰살 생선이 가득한 물회는 지친 뱃사람들에게 입맛을 되찾아 주는 보양식이기도 했다.
물회를 만드는 데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오징어를 넣으면 오징어 물회가 되고 가자미를 넣으면 가자미 물회가 된다. 한치, 해삼, 전복 등도 물회의 좋은 재료가 된다. 재료들을 다 섞으면 먹음직스러운 모둠 물회다.
그물 털기에 바쁜 어부들
그물 털기에 바쁜 어부들
어시장에서 파는 모든 해산물이 물회의 재료가 된다.
# 자작하게 먹다 물을 붓는 포항식 물회
물회 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경북 포항이다. 포항 죽도시장은 동해안 최대의 상설시장이자 경북과 강원도 일대의 농수산물이 모이고 유통되는 요충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조그마한 시장이었지만 1970년대 초 포항제철이 들어서면서 대형 상설시장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금은 2,000여 개 점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시장 어판장 인근의 횟집 골목에서 포항식 물회를 맛볼 수 있다.
동해안 최대 상설시장인 포항 죽도시장
포항 물회는 처음에는 생선과 채소를 고추장에 버무려 비빔 회처럼 자작하게 먹다가 나중에 물을 부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국물이 많은 물회와는 사뭇 다르다. 껍질을 벗겨 굵은 뼈를 대충 추려내고 듬성듬성 썬 흰살생선을 많이 사용한다. 식감이 거칠지만 고추장 양념과 어우러져 씹을수록 단맛이 퍼진다. 고추장을 듬뿍 넣어 양념 맛이 강하고 기호에 따라 참기름과 식초를 넣어 먹기도 한다. 영일대북부시장에서는 청어나 꽁치 등 등푸른생선을 사용해 물회를 내는 집도 있다. 이 역시 비빔 회로 먹다가 나중에 물을 붓기도 한다.
죽도시장에서 맛본 물회 한상
강한 고추장 맛이 특징인 포항 물회
# 매콤 달콤 새콤한 동해안식 물회
고성, 강릉, 속초, 동해 등 동해안에 자리한 도시들은 매운맛과 단맛, 신맛이 풍성하게 어우러진 물회를 많이 낸다. 처음에는 광어와 우럭, 도다리, 노래미 등 흰살생선을 담고 채소 몇 가지와 고추장 육수를 부은 단순한 형태였다. 1973년 7월 31일 자 <조선일보>에도 “물회의 특징은 식초를 사용하지 않고 고추장만을 사용한다”고 나와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들면서 구성이 화려하게 바뀌었다. 생선회에 전복과 해삼, 멍게, 성게알 등 각종 해산물을 듬뿍 올리고 과일과 매실, 각종 약초 등으로 만든 특제소스를 살얼음 띠게 얼려 함께 낸다. 지금 우리가 먹는 물회가 대개 이런 형태다.
동해 묵호항에서 맛본 동해안식 물회
갖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특제소스를 부어 먹는다.
오징어로 만든 물회도 별미다. 오징어물국수회라고도 부른다. 오징어나 한치를 국숫발처럼 가늘게 썬 뒤 오이, 양배추, 깻잎을 채 썰어 초고추장을 푼 물에 넣어 만든다. 예전에는 포구에서 산 오징어를 인근 횟집으로 가져가면 즉석에서 오징어 물회를 만들어주는 식당도 많았다.
오징어 물회
동해안 어디서나 즉석에서 오징어 물회를 먹을 수 있다.
# 구수하고 얼큰한 장흥식 된장물회
동해안 물회가 고추장을 많이 넣는다면 남해안 일대는 된장을 많이 쓴다. 대표적인 곳이 전남 장흥이다. 며칠씩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육지에서 가져간 김치가 시어 버리자 잡아 올린 생선과 된장을 섞어 먹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장흥에서는 된장물회를 맛볼 수 있다.
예전에는 농어 새끼를 비롯해 망둥이, 조기, 전어, 돔, 바지락 등 싱싱한 생선이면 가리지 않고 사용했다. 요즘 된장물회를 파는 식당에서는 농어 새끼나 광어, 도다리, 우럭 같은 비린내 없는 생선을 주로 사용하며 열무김치와 신김치를 듬뿍 넣고 된장을 풀어 넣는다. 고추장과 과일로 만든 육수가 대중화되다 보니 전라도 사람도 된장물회는 생소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단다.
된장물회는 고추장 물회보다 순하고 구수한 맛이 강하며 횟감의 맛을 더욱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물론 밥을 말아 먹어도 맛있다.
고추장이 아니라 된장을 푼 남해안식 물회
구수하면서도 매콤한 된장물회 한 그릇
# 오독오독 고소한 제주식 자리물회와 구젱기 물회
제주도도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많이 푼 물회를 내놓는 식당들이 많다. 원래 전통적인 제주식 물회는 날된장에 보리밥을 발효시켜 만든 쉰다리 식초를 이용한다. 다진 마늘과 풋고추, 제피가루 등을 넣어 약간 매운맛을 내지만 육지의 그것보다는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맛을 낸다. 물회에 익숙하지 않은 이라면 다소 비리다고 느낄 수도 있을 듯싶다. 
제주의 별미 자리물회
제주도를 대표하는 물회는 제주의 특산물, 자리돔을 이용한 자리물회다. 5~8월이 자리돔 제철이라 이때 제주를 찾으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자리물회는 손가락만 한 자리돔의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한 후 뼈째로 썰고, 상추와 오이, 깻잎 등을 넣어 양념장과 함께 버무린 후 식초를 약간 뿌려 차가운 육수에 말아낸다. 뼈째 꼭꼭 씹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구수한 자리물회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말아 싹 비우고 나면 제주의 여름을 제대로 즐긴 것 같아 뿌듯하다. 
소라가 듬뿍 든 소라물회
제주도 여행자들은 구젱기 물회도 많이 찾는다. 구젱기는 ‘소라’를 일컫는 제주말. 살이 포동포동하게 오른 소라를 날 것 그대로 얇게 썰고 각종 채소와 함께 양념장에 묻혀 물을 부어낸다. 한 숟가락 가득 떠서 입에 넣으면 바다가 통째로 들어오는 듯하다. 오독오독 꼬들꼬들한 식감에 씹을수록 단맛과 고소한 맛이 배어 나온다.

글, 사진 : 최갑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황룡 19-08-19 17:54
   
서귀포에서 1년반 신제주에서 1년 살때 제일 많이 먹었던게 한치물회 ㅋㅋㅋㅋ 일끝나고 숙소에 들어가기전

돼지고기 두루치기에 밥먹고 꼭 한치물회에 소주 먹고 들어감 일어나서 출근하기전 꼭 한치물회 한그릇 ㅋㅋ
치즈랑 19-08-19 18:06
   
동해안 참가재미 물회도 끝내주죠` 가재미회에....달아요 달아~~
오푸스데이 19-08-19 18:29
   
침이 꼴깍~~~ 꼴깍~~~ 배고파요....
물망초 19-08-19 19:05
   
물총 싸움 하시면서
바다물로 하셨나 하고 들어온 1인
신의한숨 19-08-19 19:12
   
저는 아까운 회를 물에 담가먹는걸 이해 몬함...ㅡㅡ;
포항가믄 지인들이 무조건 물회집 델구 가는데 증말 먹으면서도 회가 아까움.
     
헬로가생 19-08-19 20:44
   
저도 ㅋㅋㅋ
쥬스알리아 19-08-19 19:28
   
광어 먹고 싶어요~ 자연산 광어~ㅎ
     
황룡 19-08-19 19:38
   
수산시장가면 자연산 3~4키로 7~8만원이면 3~4명 먹을껄용?
아이유짱 19-08-19 20:07
   
전 동해안파네요. 된장물회는? 안먹어봤는데 왠지...안내킴
귀요미지훈 19-08-19 21:38
   
제주도 우도에서 먹은 물회가 여태 먹은 물회 중 최고였음둥 -0-

아직도 안 잊혀지는 맛. 다 먹고 밥 말아먹어도 꿀맛
진빠 19-08-19 23:12
   
침이 막 고이삼, 어우야~~~!
하늘나무 19-08-20 22:59
   
전 회 못먹기땜에 하나두 안부러워용~~~ㅋㅋㅋ
 
 
Total 78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05 어디서든 바다 / 경남 통영시 (13) 러키가이 04-02 1129
704 해운대의 반전매력, 달맞이길 문탠로드 산책여행 (11) 러키가이 05-17 1128
703 (유튜브) 대한민국3-3세네갈 하이라이트(승부3-2) (4) 러키가이 06-09 1125
702 옥뮤다 삼각지대 직접 가봤다! 여름 감성 가득한 옥천여행 (12) 러키가이 08-21 1124
701 정겨움과 이야기 간직한, 여수 고소동 천사벽화골목 (3) 러키가이 05-08 1117
700 요즘 뜨는 부산 전리단길 핫한 카페&맛집 모음 4 (4) 러키가이 06-05 1112
699 진주 수복빵집-거제도 해안도로 '대충' 정복 (9) 러키가이 11-15 1106
698 10월, 가을 색에 빠지는 시간 (17) 러키가이 10-11 1104
697 손흥민 극찬!! 포체티노 "사랑의 밧데리" 약 빨고 만듦 (7) 러키가이 02-11 1101
696 소래포구의 옛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JPG (7) 러키가이 03-22 1100
695 용산 열정도 맛집 투어 (5) 러키가이 07-23 1098
694 가을 겨울 즐기기 딱! 인제 떠나는 가볼 만한 곳 4 (5) 러키가이 11-29 1093
693 (딸과 함께 여행) 다섯 살 서현이의 서울시 노원구 사용법 (11) 러키가이 08-04 1091
692 한국관광공사 추천 8월 걷기여행길 시원한 자연휴양림 (15) 러키가이 08-06 1090
691 (오늘날씨) 남한의 시베리아 (은평구) 연신내역3,6호선 (11) 러키가이 01-16 1079
690 (현지해설) 손흥민 "이보다 훌륭한 골은 없었습니다" (2) 러키가이 12-08 1078
689 공주 (11) 러키가이 10-07 1076
688 보성 대원사와 티벳박물관 / 전남 보성군 (5) 러키가이 04-05 1074
687 청정 자연에서 먹고 놀고 자고, 호캉스 in 정선 (3) 러키가이 03-26 1071
686 (현지해설) "센세이셔널한 SON! 얼마나 훌륭한 마무리입니까! (7) 러키가이 02-11 1070
685 덥고습한날씨엔 당황하지말고 냉면 앞으로! 전국 함흥냉면 맛집 (9) 러키가이 07-17 1069
684 여름 바다가 통째로 내 입에 들어왔다. 물회이야기 (12) 러키가이 08-19 1069
683 여행학개론 - 모든 공간에는 이야기가 있다 (3) 러키가이 07-12 1065
682 (겨울방학 특집) 동장군 저리 비켜! 오감만족 실내 겨울 나들이 (3) 러키가이 12-20 1051
681 로봇이 내리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8) 러키가이 01-03 104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