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부터 시작된
이동제한령 및 반강제적 격리생활을 한지
어느덧 40일이 훌쩍ㄷㄷ
(모 중간중간 이동사유서 들고나갔다 온 적은 있지만)
처음엔 집에서도 열심히 일해보겠다
회사 클라우드에 올려진 자료들 다운받아 열일!
하지만 얼마 못 지나
너무 열일해 피곤해 잠시 졸았다...정신승리를 한 후
밥이나 해먹어볼까 란 생각에 냉장고 뒤적뒤적
격리생활 초창기에는
한동안 귀찮아서 안 해왔던 요리들을 해보자란 생각에
레시피들도 보고 요리프로도 보면서
열심열심
호박속을 긁어내 믹서기에 윙윙 갈아줘 팔팔 끓여
야채튀김과 크림을 올려준 스프도 만들어 보고
평소 귀찮아 마늘기름 파스타나
기성품인 볼로네제 파스타만 먹다
모처럼 생토마토 살짝 데쳐 껍질 벗겨주어 직접 토마토소스를 만들고
이탈리아 수제소세지와 같이 볶아준 파스타도 만들어 먹구
닭고기 가슴살을 토치로 구운 후
우스타소스를 베이스로 한 나만의 소스를 얹어 먹기두 하고
아침에는 달달이쥬스나 씁쓸이 에스프레소를 곁들여
모짜렐라, 토마토, 바질에 발사믹을 듬뿍 뿌려줘 먹기도 하구
올리브오일에 마늘과 엔초비를 볶아 만든 베이스에
불고기나 그릴에 그릴그릴한 채소들을 섞어 먹기도 하고
쌀밥과 올리브 그리고 치즈 등을 넣어
빵가루 뒤범벅해 기름속에 넣어 튀겨준
이탈리아 주먹밥인 아란치니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구
밀라노쪽으로 이사온 후
오랜시간 장식용이었던 오븐을 이용해
라자냐도 만들어 먹구ㅎ
아~ 배불러~~
자 그럼 다시 열심히 일해볼까!
이렇게 열정과 본능에 충실한 시간을
열흘 정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이런 모습....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 열심히 해먹었더니 냉장고는 텅텅
장 보러 나가야 하는데
이동사유서 쓰는 것도 귀찮고
길에서 검문받으려 기다리는 것도 짜증나고
왜 택배는 정지되었는지...
사람들 이동도 못 하게 하면서
택배도 정지시킴 어쩌자는 거냐 하며
투덜투덜 하며 뒤적뒤적
텅 빈 냉장실은 볼게 없고
냉동실은..........
오~
지난 겨울
가구 사야한다는 친구를 따라간 이케아에서
이탈리아에선 그나마 먹을만한 냉동식품인 POLPETTE
아니 스톡홀름 클럽에서 유행하는
EDM의 세련됨을 머금은 이케아표 미트볼을
잔뜩 사왔었는데
고놈들이 냉동실 한 구석
하얀 성에 에 둘러싸여져 있네요ㅋ
그래서
크림에 고추장과 마요네즈를 넣어 소스를 만들고
미트볼위에 치즈를 잔뜩 넣어 오븐에 돌려
냠냠
토마토소스에 치즈를 올린 후
오븐에 위이이이잉~ 챱챱
미트볼에 밀계빵 해서 튀겨튀겨
케챱 찍어 간식대용으로
그러다 만사귀찮으면
그냥 렌지에 2분동안 돌리고 돌려
냠
계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하게 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가끔 핸펀이 울릴 때마다
어디있는지 항상 찾아야하고
멈춰있는 듯 한 시간을 만끽하며
혼술을 하게 되는 횟수가 잦아집니다
혼술엔 역시 맛있는 안주가 필요
맛있는 안주를 만들려 냉장고를 다시 뒤적뒤적
그러나 냉장고에 남은 아이들은
소세지와 미트볼 그리고 냉동채소들 같은
유통기한이 따로 찍혀있을 필요가 없어 보이는 아이들
하지만 긍정적으로 맛있는 안주를 만들어 봅니다
난 소세지를 너무나 사랑하니까~ㅋ
토마토와 소세지 그리고 냉동채소들을 다 쏟아넣고
이탈리아식 부대찌게도 끓여봅니다 룰루랄라~
맛있는 안주가 다 준비되면
겨울의 절친 보드카를 꺼내와
이런 상상을 하며
한잔
하지만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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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담날
쓰린 속을 해장하기 위해
아무 것도 없는 줄은 알지만 또 냉장고를 뒤져봅니다
스톡홀름 어느 클럽의 EDM의 세련됨을 품고있는
미트볼이 남아있네요
빼다귀해장국을 먹고 싶었던 전
미트볼과 수제소세지 그리고 냉동감자를 넣고
미트스톡을 육수삼아
미트볼감자해장국을 만들어 후룩후룹후루룹ㅋ
첨엔 맛도 있고 해장도 잘 됐는데
해장 때마다 먹으니 효과도 점점 미미해지고 물리네요ㅋ
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건
역시 라면인 듯
뽀글뽀글
오랜 시간 인적교류 없이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먹은 그리고 먹는 이야기밖엔 할 게 없네요..
지금이 정상적인 상태였음
다음주 부활절 휴가 때
친구들과 각자 키우는 댕댕이들을 데리고
놀러가야 하는데 진즉 취소됐고
올 부활절은 외롭게 혼술 하면서
칠면조 소세지나 우걱우걱 씹으며 지내야할 것 같아요
혼술 재미없는데.....징징징
암튼 이 지루하고 게으른 생활도 마무리짓고
계속 이어지던 겨울도 끝내고 싶어
글 써봤어요ㅎ
다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코로나에서 점점 벗어나는 모습이 보여지네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고생하셨을
친게분들도
빨리 완전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랄게요
더불어
미국에 계신 진빠님, 헬로가생님, adella님
그리고 스웨덴에 계신 붉은kkk님 또한
모두 건강 잘잘 챙기시길 바랄게요
부활절연휴도 어떻게든 재밌게 보내시구여ㅎ
미국과 스웨덴 상황도 분명 근시일 내 좋아질 거에요
겨울을 오늘부로 끝내고싶어
이번 겨울내내 귀에 꽂고 살았던 노래들 친게에 남겨두고
전 이만
맛있는 해장국 먹으로 꿈나라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