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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3-27 15:14
[잡담] 클린스만 이후 국대팀 문제는 이거라고 보는데...
 글쓴이 : 어미새
조회 : 436  

중원이 너무 약하다는 느낌 저만 받나요?
클린스만 이후로 뭔가 이상한 전개가 반복되고 있던데, 대부분의 볼전개가 이렇습니다. 

1. 골키퍼가 센터백(주로 김민재)에게 볼 전달. 
2. 센터백은 풀백에게 볼 전달. 
3. 풀백은 수미 혹은 중미에게 전달. 
4. 중미는 바로 다시 센터백에게 백패스 
5. 센터백은 다시 풀백에게 패스. 
6. 풀백은 다시 중미에 패스.
7. 중미는 다시 센터백에 패스
8. 센터백은 뒷공간 손흥민 혹은 가운데 조규성에게 롱패스

그러니까 뭐랄까? 빌드업 해나가는 전개까지는 하는데, 주로 황인범에게 볼이 가면 뭘 해보려고도 하지 않고
다시 백패스 하는 모습이 너무 자주 보입니다. 그건 이재성도 마찬가지. 

아무 의미도 없는 볼전개가 무한반복되다가 결국은 패스미스로 볼을 끊기거나 뒤에서 넘어온 볼을 조규성이 못받아서 끝나거나 하는 장면을 한 경기에 열 댓번은 보는 것 같네요. 

애초에 황인범 이재성의 역할은 수비진에서 볼을 받은 후에 볼을 지켜내거나 포워드에 연결 해주는 것인데, 둘 중에서도 특히 황인범은 이상할 정도로 볼을 받자마자 뭘 해보려고도 하지 않고 열 번 중 아홉 번은 백패스를 하는데 보기 괴로운 정도입니다. 

그러니 결국 공이 중앙에서 전진을 못하고 미드필더가 볼을 뿌리는게 아니라 김민재가 뿌려주는 단순한 전개만 무한반복 되더군요. 

그리고 상대방이 어제 태국처럼 프레싱을 강하게 걸어오는 팀인 경우에 너무 쉽게 볼을 빼앗기거나 패스미스가 발생해서 빌드업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라는 것도 클린스만 이후로 계속 보고 있는 장면입니다. 

황인범이 이 역할, 그러니까 뭐 굳이 비교하자면 토트넘에서의 사르? 맨시티 로드리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제가 편견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황인범이 이 역할을 잘 하는 선수인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드네요. 

그렇다보니 요즘 대표팀 축구 스타일은 그냥 진짜 옛날 뻥축구 느낌입니다. 그마저도 조규성이 공중볼 경합이 딱히 잘 되는 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전술이라는게 없는 상태로 대표팀이 1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보니 선수들도 롤에 대해서 우왕좌왕하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데, 어차피 누가 감독이 되건 중앙 미드필더, 그러니까 게임 자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할 줄 아는 선수는 국대에서 이강인 밖에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강인을 오른쪽 인버티드 윙으로만 쓰기에는 이 선수가 약간의 제한이 있다는 생각을 전부터 했습니다. 이강인의 발재간이 좋기는 하지만 그 발재간은 볼을 지켜내는데 최적화 되어있지 돌파에 최적화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가장 눈여겨보는 윙어인 울브즈 네투 혹은 황희찬같이 어쨌거나 앞으로 전진하는 타입이 아니라 어차피 이강인은 왼발잡이라 꺾어야 하는거, 한국 대표팀 상대하는 팀이면 다 알겁니다. 그래서 대표팀에서 이강인의 드리블 스타일은너무 뻔해요. 

오히려 요즘 대표팀에서의 이강인의 진가는 이리저리 찌르고 뿌려대는 기가막힌 패스들인데, 이걸 오른쪽 구석에서만 써먹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황인범 위치인 오른쪽 메짤라에서 오히려 이강인의 능력을 극한으로 써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수비진에서 건네받은 공을 지켜내고, 전진시키면서 패스를 뿌려대는 능력이 메짤라의 큰 역할이라면 지금 이강인보다 이걸 잘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윙어로서 이강인이 대체불가라면 뭐 어쩔 수 없다 치지만, 단적으로 양현준만 가지고 비교해도 저는 양현준이 오른쪽 윙일 때 훨씬 빠르고 위협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나라 윙어는 손흥민 타입이거나 황희찬 타입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오른쪽 윙어로 이강인을 쓰는건 좀 재능낭비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국대에서 골이 잘 안나는 이유가 저는 딱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에서 볼간수도 잘 안되고 패스의 질도 높지가 못한데다 감독탓으로 연계도 잘 안되다 보니 공격 루트가 뻔해지고 단순해질 수 밖에 없다는 거.

어제 보니까 박진섭이 들어가면서 수비할 때는 내려와서 쓰리백 형태로, 올라갈 때는 수미 역할로 뛰던데 현재 국대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보고, 손준호도 준비되는대로 돌아와준다면 일단 수비형 미드필더는 더이상 고민 안해도 될 것 같다고 보고, 저는 이강인을 무조건 오른쪽 메짤라 역할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렌시아에서도, 마요르카에서도 지금 PSG에서도 이강인은 골을 만드는 타입의 선수는 전혀 아니잖아요. 굳이 빠르지도 않고 전진 드리블에 능한 것도 아닌 이강인을 공격수로 사용하기 보다는 패스 길을 기가 막히게 볼 줄 알고 킬패스를 게임 당 몇 개 씩 뿌려대며 웬만해선 공을 안 빼앗기는 능력을 가장 극대화 할 수 있는 위치에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손흥민(조규성) 
황희찬(배준호)           양현준
   홍현석(이재성)   이강인(황인범)    
             박진섭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데 물론 양현준이 국대에서 주전으로 뛸 만큼 되나?에 대해서는 의문이 가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보고 그래서 이강인을 오른쪽 윙으로 박아놓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국대 축구 보다 보면 도저히 중앙에서 풀어가는 전개가 보이질 않아서 이강인을 하나 아래로 내려서 플레이메이킹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이 되네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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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퀘이사 24-03-27 15:46
   
한국vs태국 1차전에서

가장 많이 공격지역으로 패스 성공한 선수 : 황인범 30회(2위와 두 배차이)
가장 많이 볼 경합을 승리한 선수              :황인범 10회
가장 많이 태클을 성공한 선수                  :황인범 5회
가장 많이 태클을 시도한 선수                  :황인범 6회
가장 많은 볼 터치를 한 선수                    : 황인범 184회 (2등이 김민재 136회)
가장 많은 패스 회수                                : 황인범 157회
가장 많이 패스를 성공시킨 선수                : 황인범

뭔가 느껴지시는 게 없을까요?

한국vs태국 1차전은 황인범이 평소보다 아주 못한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공을 많이 잃어버린 경기이기도 하죠.
하지만, 황인범이 태국과의 1차전에서 잘 못한 것처럼 보였던 것은 황인범에게 너무나 과중한 역할이 주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황인범은 태국과의 1차전에서
1.포백을 보호하는 수미 역할도 하고
2.공수 연결고리 박스투박스 역할도 하고
3.공격 할 때는 전방으로 침투해서 공격에 참여하는 선수 숫자를 늘리는 역할도하고(태국전은 주로 오른쪽 측면)
4.상대의 역습시 역습 차단도 하고.

이 모든 걸 다 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힘들고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지면 더 실수가 자주 나오게 되는 겁니다.

이게 태국과 1자전 때 뿐 아니라 클린스만호 내내 이랬습니다.

어제 있었던 태국과 2차전 때는 황인범이 체력이 떨어질 때쯤 전문수미 박진섭 선수가 교체로 들어와서 황인범의 수미 역할을 덜어줬고
또 풀백이 김문환으로 바뀌어 김문환이 측면 오버래핑을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황인범이 전방으로 침투해야 하는 횟수가 줄어들었죠.
그래서 태국과의 1차전 때보다 2차전 때 황인범이 좀 더 안정적이었습니다.

경기를 그냥 보시는 분들은 황인범이 못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 전 프리뷰, 경기 후 리뷰를 보면 황인범이 한국축구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황인범은 클린스만 부임 이후 부터 능력없는 감독 때문에 개고생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감독이 한국국대감독으로 오면 황인범은 축구팬들에게 칭찬받는 선수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어미새 24-03-27 17:56
   
쓰신 글에서 제가 황인범에게 아쉬운 부분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황인범 선수가 대단히 많이 뛰면서 궂은 일 하는 선수라는 건 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184번의 볼 터치에서 공격진으로의 패스가 30회라는 데이터는 거꾸로 얘기하면 150여번은 다시 뒤로 공이 갔다는 거고, 황인범이 전진을 못했다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뿐만 아니라 킬패스 회수를 알려주지는 않으셨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1차전 2차전을 포함해서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볼 터치는 많았고 열심히는 뛰었는데 찬스를 만들진 못했고 공격진에 연결한 패스라고 해도 박스 안으로 연결한 패스는 극히 드물었다는 거죠. 바꿔 말하면 "열심히만 뛰었다."

그리고 언급하신 "공격지역으로의 패스" 30회가 2위에 비해 무려 두 배라는 건, 한국 대표팀 중앙 미드필더에서 공격진으로 공이 가질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저 30회의 숫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고,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이강인이다라고 생각해본겁니다.

굳이 비교해보자면 호이비에르를 얘기해볼 수 있겠네요.
호이비에르가 후진선수냐? 하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단히 좋은 선수죠.
다만 호이비에르가 중미에서 뛰는 경기에선 여지없이 볼 전개가 안되는걸 몇 년 째 보고 있습니다.

호이비에르 대신 사르가 들어갔더니 달라지더라 이거죠.
호이비에르가 해주는 역할과는 별개로, 현재 한국 대표팀의 공격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중앙에서 창의적 플레이가 전혀 나오질 않고 그나마도 대부분은 이강인에 의해서 나옵니다.

그런데 이강인이 오른쪽 윙인 이상 그 패스가 만들어지는 공간은 우측 한정이다보니, 아예 이강인을
가운데로 가져다 놔서 오른쪽 왼쪽 중앙 어디로든 킬패스가 뿌려질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입니다.

물론 그게 가능한 이유는 박진섭이 수미에 있기 때문이고 그 부분에 대한 의견은 저와 같으신 것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황인범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위아래로 움직여주는가와는 별개로, 데이터에서도 나타난 현재 국대의 문제점은 공격진이 좋은 위치에서 슛을 때릴 수 있는 상황을 미드필더들이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크다고 봅니다.

마치 호이비에르가 열심히 뛰고 이래저래 잘 해주고 있지만 창의적인 패스를 찔러주는 능력이 딸리다보니 토트넘의 공격이 답답할 수 없는 것처럼요. 제가 정확한 데이터를 보지는 못해서 편견이 있어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대표팀 경기마다 황인범이 백패스가 아니라 전진을 하는 경우엔 턴오버가 적지 않습니다. 꽤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다 보니 역습에 걸리거나 공격 템포가 끊기는 일이 잦다고 느낍니다.

즉 현재의 이재성-황인범 중미 조합은 둘 다 엄청나게 뛰고 열심히 뛰고 하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찬스 메이킹"부분에서 별로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오히려 저는 한 번 쯤은 홍현석-이강인 조합을 보고 싶네요. 황인범과 흡사한 플레이 스타일이면서 왼쪽에서 뛸 수 있으니 황인범이 해줘야 할 박스투박스 역할은 홍현석이 해주고 플레이 메이킹은 이강인이 맡아서 공격진에 원활하게 볼을 배급해주고 찬스를 직접 만드는 일까지를 맡긴다는 아이디어입니다.

P.S 물론 클린스만의 책임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벤투가 감독이던 시절에도 한국의 공격은 창의적이지 못했고, 앞으로 누가 감독이 되건 황인범과 이강인의 강점은 변하지 않을거라고 보고, 이강인이 오른쪽 메짤라에 있을 때 국대 공격력이 시너지를 얻는다는 점은 바뀌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