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축구 좀 좋아해서 많이 뛰었는데요.
그러다보니 대항전 할 때 찰거머리 같이 전담 수비하는 사람이 꼭 따라붙데요.
어느 더운날 고무줄 반바지에 얇은 반팔티 입고 뛰는데
수비하는 놈이 첨에는 어리버리 하더니 좀 지나니까 눈이 뉘리끼리 해가지고 뭐에 홀린 거 마냥
딴데는 쳐다도 안보고 나만 따라다니면서 곧 잡아 마실 것 처럼 달라붙데요.
곱슬머리에 털보였는데 동공이 거의 풀린 거 같기도 하고 좀 애가 뭐에 미친 거 같었어요.
그러다 공이 와서 드리블로 몰고가는데 그놈이 따라붙더니 힘도 없는 바지를 잡고 안놓는 겁니다.
바쁜김에 손으로 쳐도 안놓고요.
반칙 불어주고 그런 형편도 아니라 억지로 붙잡힌 채 달리는데
짜증이 나서 좀 놓으라고 해도 고집이 세서 절대 안놔요.
잡고 늘어지니까 바지랑 빤스랑 늘어져서 허연 궁댕이가 다 보이고 말이죠.
그러다 넘어져서 속옷이 무릎위까지 벗겨져버렸는데 남자만 있는데도 아니고
사람들 다 웃고
진짜 살다 별 거머리를 놈을 만나서 때릴수도 없고 쪽팔려서 혼났던 황당한 기억이 있네요.
상의도 실갱이 하다가 찢어져서 한쪽 어깨가 나풀거리고 말이죠.
이겨서 짜장면은 먹었는데 잘 안넘어 갔던 거 같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