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낸 바로 그날입니다.
김연아는 228.56점이라는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한국 피겨는 물론 세계피겨 역사를 새로 썼죠. 미국의 NBC도 6년 전 오늘을 조명하고, IOC는 올림픽 유튜브 계정을 통해 김연아의 쇼트 연기와 프리 연기를 새로 업데이트했습니다.
이 유튜브 계정에서 'YUNA KIM'을 검색하면 김연아의 얼굴이 전면에 등장하는 영상이 20건을 넘습니다. 중간에 김연아가 포함된 영상은 그 보다 훨씬 많겠죠. IOC는 그동안에도 김연아에 대한 사랑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죠. 릴레함메르 유스 올림픽 홍보대사로 활약한 김연아를 '메가 스타'라 일컫고, 바흐 IOC 위원장과 왈츠를 추는 시간을 만들 정도였습니다.
도대체 IOC는 왜 이렇게 김연아에 대해 관심이 많을까요?
■ 스타에 목마른 IOC.
IOC는 동하계 올림픽과 유스올림픽 등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데, 여기에는 자리를 빛내줄 스타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올림픽에 참가한 올림피언인 동시에,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한눈에 알만한 사람이어야겠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알만한 유명 스포츠 스타들은 대부분 프로선수지, 올림픽의 아마추어정신을 대표할만한 국제적인 스포츠 스타는 많지 않습니다.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에서 한국인 최초로, 그것도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일으킨 김연아의 인기는 세계적으로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김연아의 인기는 미국에서 높다는 것도 중요한데요. 올림픽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시장, 그 중계방송사인 NBC에서 김연아의 특집방송을 비롯해 시시때때로 김연아의 인기를 언급한다는 점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포브스에서 발표한 아시아에서 영향력있는 30인에 김연아는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 여성, 그리고 아시아인
2013년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흐 IOC 위원장은 취임 이후, 여성의 역할 확대를 공공연하게 외쳐왔습니다.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에서 여성의 참가비율은 44.2%,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의 참가비율은 40.3%인데 반해 스포츠 행정, 의사결정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은 제한돼 있는 게 현실입니다.
바흐 위원장은 자신이 취임할때 32%였던 IOC 위원회 내부의 여성비율을 퇴임할때 49%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IOC가 기득권 세력의 이익만 대표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적과 인종, 성에 대한 편견 없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내는 곳이라는 거죠. IOC 위원회 가운데는 'Women In Sport Commission'이라는 위원회도 존재합니다.
그 여성이 소수의 '아시아'나 '아프리카'계라면 더더욱 금상첨화겠죠. 중국의 양양이 IOC내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 깨끗한 이미지가 최고의 강점.
스포츠 외교 쪽에 정통한 분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왜 바흐 위원장이 김연아와 그런 인상적인 사진을 찍을 정도로, IOC에서 김연아를 좋아하는 걸까요? 답은 이랬습니다. "저라도 린지 본과 서는 것보다 김연아와 함께 서는 것을 택할 겁니다. 타이거 우즈와 스캔들로 전 세계적으로 떠뜰썩했던 린지 본과 함께 하는 모습보다는 순수하고 어린 이미지의 김연아가 좋다는 거죠"
김연아는 현재 어린이들을 돕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지진, 아이티 지진 등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선뜻 기부를 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고 있습니다.
김연아는 현재 IOC 위원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드러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탁구의 유승민이 리우 올림픽에서 선수위원 후보로 출마하기 때문에 혹여 피해가 될까 조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탁구의 유승민이 선수위원으로 당선되면 평창올림픽에서의 출마도 불가능하고, 바흐 IOC 위원장의 지명을 받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로, 그리고 전설적인 피겨 스타로 한국 스포츠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스포츠 외교사절'로 활약하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IOC의 사랑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