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 '신(新)남방 정책'이 성공하려면 아세안시장을 '글로벌 생산기지'를 넘어 유니콘기업을 육성하는 '스타트업 요람'으로 보고 공략법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
- 아세안은 중국에 이은 한국의 제2위 무역파트너로 발돋움
- 교역 구조 들여다보면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소비재보다는 집적회로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석유제품, 합성수지 등 중간재가 75%를 차지
- 한국기업이 아직 아세안을 소비시장보다는 '글로벌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
- 중소기업들도 Δ대기업 동반 진출 Δ제3국 겨냥 단독 진출 Δ내수 판매 중심 진출 등 여러 형태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지만 기존의 전통산업 분야를 넘어서진 못했다"고 지적
- 한-아세안 무역투자 협력을 확대하려면 4차 산업과 스타트업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주목해야...아세안을 '글로벌 스타트업 요람'으로 만들어야 할 것
- 아세안을 스타트업 요람으로 키우려면 한국과 아세안의 스타트업들이 서로 자유롭게 창업하고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전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아세안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창업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줘야 한다"고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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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아세안 스타트업 기구 창설과 관련한 보도가 나온 와중에
이와 관련해 아주 의미있는 얘기가 나왔네요.
비단,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방향성에도
아주 큰 의미가 있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1) 우리는 동남아 시장을 '생산기지'로만 활용하고 있지 '소비시장'으로써의 활용이 부족하다
(2) 우리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이 늘고 있지만 기존의 전통산업에 치우처져 있다.
(3) 동남아 시장을 우리제품을 팔 수 있는 '소비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전통산업' 뿐만 아니라
'4차산업'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공략이 필요하다
(4) 그러기 위해 동남아를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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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 (4)번 관련해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아래 싱가폴과 인도네시아가 한국 주도의 '스타트업 기구'에 반대했다는 글을
올렸는데 글로벌 벤처투자 자본이 몰리고 스타트업 창업에 막대한 지원을 하는 싱가폴과
2억 6천만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가 왜 반대를 했는지 이해하시는데도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전세계 약 400여개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들 중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 수는 10개로 미국, 중국, 인도, 영국에 이어
세계 5위에 해당합니다.
정말 대단한 일인데, 이게 왜 대단하냐면....
< 시장의 크기와 성장성>
유니콘 기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으나
공개된 기업이 아니기에 정확한 가치평가를 하긴 어렵습니다.
어쨋든 유니콘 기업의 기업가치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것은
전체시장, 유효시장, 수익성시장 등
쉽게 말해 '시장의 크기'와 그 시장의 '성장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시장의 규모가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 유니콘 기업이 태어나서
자라기 좋은 곳이라는 얘기죠.
그래서 주 활동무대를 외국으로 옮기는 유니콘들도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인도, 영국 등에 유니콘 기업이 많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영어권, 중화권, 인도권.....
즉, 성장성을 떠나 우선 '시장의 크기' 자체가 어마무시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인구 5천만에서 유니콘 10개가 나와 세계 5위라는 것이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인구 6억 3천만명의 동남아 전체 유니콘 기업 수를 다 합쳐도 8개입니다.
< 외부에 우리 텃밭이 필요>
기존의 전통제조업에서 우리나라가 기존 선진국들을 빠른 시간내에 따라잡고
세계 5대 제조업 국가가 되었는데 향후 더 나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는
기존 전통제조업이 아닌 새로운 신성장 산업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마구 튀어 나오고 그 중에 유니콘으로까지 크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더 나아가 상장 이후에도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대규모 기업으로까지 크는
성공사례를 많이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우선 큰 시장이 필요한데 우리 내수시장만 가지고는 이게 한계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텃밭, 즉 인구가 많고 성장률이 높은 외부시장입니다.
기사에서 말하는 '동남아를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만들자'라는 것은 결국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문화적으로도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이질감 적은 같은 동양권이고
(물론 동남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성이 있습니다만...)
한류의 영향권에 있으며, 우리와 FTA,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체결 등으로
시장접근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이 어느 정도 되어 있고
인구 약 6억3천만명의 큰 시장으로 연간 5~6%대 성장을 하고 있는 동남아를
우리 스타트업의 씨를 뿌릴 수 있는 텃밭으로 만들자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우리의 강점 >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유니콘 기업들이 e-커머스, 예약 플랫폼, 핀테크 등 ICT 기반이라는 점에서
인구 5천만이라는 작은 시장에서 유니콘 10개로 세계 5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세계 최상위권 ICT 기술과 인프라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앞선 기술수준 및 관련 사업경험과 함께 언급되어야 할 중요한 부문이 투자 인프라인데
그동안 국내 벤처캐피탈 자본규모가 크지 않고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되어 않아
지금까지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대부분(10개 중 9개)은 주로 외국계 투자자본(VC)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시중은행을 비롯 금융권에서 스타트업 발굴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국내 금융사들의 동남아 진출이 활발하고 이루어지고 있고
현지 금융권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습니다.
작년 국내 금융사들이 동남아지역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만 1조원 규모에 달합니다.
스타트업의 기술측면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동원할 수 있는 자본규모 면에서도
한국이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보다 잠재여력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에 동남아(자카르타 유력)에 설립할 '한·아세안 금융센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글로벌 벤처자본이 동남아 싱가폴 스타트업으로 많이 몰린다는 점은 우리가 동남아 스타트업 시장에
접근할 때 경쟁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 향후 과제 >
그럼 기술과 자금이라는 카드를 들고 동남아 스타트업 시장을 어떤 방식으로 공략할 것인가?
최근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중 하나인 '배달의 민족'이 동남아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후에 현지 직접투자를 통해 진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런 방식은 언제 현지 규제·공정거래 관련 당국의 규제와 견제를 받을 지 알 수 없다는
리스크가 상당히 있다는 단점과 현지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는데 따른 비용과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한국과 아세안을 하나로 묶어서
우리 스타트업들이 동남아 시장을 우리 역내시장으로 보고 창업 초기부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러려면 우선 스타트업 창업 및 활동과 관련해 동남아연합과 구체적인 법적·제도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박영선 장관이 제안한 '한·아세안 스타트업 기구'가 창설된다면 여기서 그런 부분들이
논의가 되겠지요.
그리고 현지에 진출한 우리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현지 유망스타트업을 발굴해 내고 지원할 수 있는 정보·투자 시스템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우리 대기업이나 동남아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현지 차량공유, 숙박공유 스타트업에
투자한 사례가 있는데 이들의 경우 대부분 이미 현지에서 상당히 규모가 큰 스타트업 기업들이고
해당 스타트업의 미래가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우리기업들이 하고 있는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투자였습니다.
규모가 이미 어느 정도 커버린 스타트업의 경우엔 투자하고 싶다고 해도
내 맘대로 언제든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지분확보에 그만큼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기존에 이미 성장해 어느정도 검증이 된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과 함께
창업 초기부터 발굴해서 우리 지분을 확보해 두는 것이-당연한 얘기가 되겠지만-
리스크는 더 크지만 미래 수익성면에서 훨씬 좋을 것입니다.
외국계 벤처캐피탈이 우리나라 유니콘 10개 중 9개에 초기 투자해 성공한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될 듯 싶습니다.
이건 민간에만 맡겨 놓는 것보다는 정부, 현지진출 국내기관, 현지진출 국내 금융사 등
민관이 같이 협력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어 운영하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 국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들의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 붐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커서 수익을 내는데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한데 반해
시중은행 등 민간 금융사들 참을성이 많지 않습니다.
또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은행대출이나 회사채 대신
주로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서 2022년까지 12조원 규모의 '스케일 업' 펀드를 조성해
2022년엔 벤처기업 투자에 연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정부도 정부지만 민간 벤처투자사들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 되어야 하는데
얘네들은 뭐 안방에 있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도 제대로 못 알아보는 까막눈들이라....
쓰다보니 횡설수설 너무 길어졌네요. ㅎㅎ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