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입고,라멘 먹고, ABC마트 신발 신고…
서울 합정역 부근에서 홍익대 쪽으로 이어지는 마포구 독막로3길. 거리엔 일본어로 된 간판이 즐비하다. 초밥집부터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 라면집 등 종류도 다양. 한글 간판은 오히려 찾아보기 어렵다. 홍대가 가까워지자 '롯폰기 홍대'라는 3층 높이 대형 세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4층 건물 외벽엔 일본어 간판이 빼곡하다. 인근 분식점 주인은 "4~5년 전부터 포장마차·클럽이 있던 곳에 일본 음식점들이 줄줄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가끔 이곳이 일본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
홍대입구역 부근에 있는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 봄 셔츠와 바람막이 점퍼에는 2만9900원, 3만9900원 가격표가 붙어 있다. 매장 안은 고객들로 붐볐다. 유니클로는 지난해(2017년 9월~2018년 8월 기준) 1조37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같은 패스트 패션(SPA) 브랜드인 이랜드월드의 '스파오'(3200억원)나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1860억원)를 압도.
최근 침체에 빠진 유통·외식 시장에서 일본 음식점·브랜드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일본 브랜드의 옷과 음식은 한국 소비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 때문에 가뜩이나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국내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일본 브랜드의 공세가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패션·생활용품. 국내에 2005년 진출한 유니클로는 지난해 전년보다 10.9% 성장한 1조3732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
국내 패션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가 4년 연속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것도 유니클로가 처음. 의류·생활용품 전문 일본 브랜드 '무인양품'의 성장세도 가파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