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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23 11:03
유인합치성 경제철학 - 4 '우리는 왜 재벌이 될수 없는가?'
 글쓴이 : 오대영
조회 : 4,167  

경제 철학 관련 4번째 글입니다.
오늘 주제는 유인합치성 incentive compatibility 에 관해서 이야기 해볼가 합니다.

 좋은 대학 나와 좋은 토익점수 받고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지만 원서를 낸다고 누구나 삼성이나 에플같은 일류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재벌이 될수 없을가? 라니 황당한 주제로 시작할게요.
 여러분이 아무리 초 일류 IVY 리그 대학을 나온다고 해도 반드시 취직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여러분을 고용하는 회사에서 자신들이 필요하는 인원만큼만 충당하려고 할것이기 때문이죠. 대체로 사업이던지 취직이던지 쉽지 않은 이유는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일에 이미 존재하는 다른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이미 자리가 채워진 셈이죠.
 
 일전에 언급한 효용관련 휴리스틱과 연관되는 내용인데 사람들은 대체로 유사하고 때문에 필요한 효용의 가짓수가 몇가지 안돼며 그 모든 종류의 효용을 만드는데 필요한 노동력이 전체 인구수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업이 발생한다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보통은 이런 경우 정부의 조세를 통해 사회적 계약을 늘리는 것이 역사적인 해법이었죠.

 그런데 이 조세를 통하는 방법이 대체로 인기가 없습니다. 조세는 누군가가 정당하게 벌어놓은 돈을 그 돈을 버는데 조금도 관여하지 않은 제 3자가 뺏어다가 쓰겟다는 것이기 때문이죠. 법을 통했다는 것 뿐 사실상 도둑질 아니냐? 이런 식의 비판이 늘 있어왔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솔론시절 부터 로마의 그라쿠스 형제를 비롯 마르크스까지도 말이죠. 심지어는 케인즈도 그렇죠. 이사람들이 그런 비판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사회적인 계약을 늘릴 방법이 조세 이외에는 없는가? 그래서 나온것이 채권입니다.
돈을 '빌리는' 거죠. 초기의 정부 채권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화정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베네치아는 주변의 여러 도시 국가와도 경쟁하고 오스만제국 심지어는 교황청과도 경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늘 군사비가 부족했고 그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었죠. 그런데 조세를 통해서 하게 되면, 상인들의 경제 활동 의지를 빼앗는 셈이 됩니다. 열심히 일해서 벌어놓은 것이 결국 나와 상관없는 정부의 정책을 위해 쓰인다니 내가 왜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지? 바로 이런 정서가 생기는 거죠. 그럼 돈을 벌 생각을 안할테고 그럼 베네치아 공화국의 경제적 기능을 상실하는 셈이니 사실상 전쟁도 안하고 공화국이 망하는 셈이죠.

 그래서 돈을 빌려서 - 사실 반 강제적이나 다름없지만 - 군비로 충당하게 됨니다. 나중가서는 이것이 모든 유럽국가들이 따라하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게 되죠.

 채권의 역사에서 돌아와서 조세를 통할 경우 상인들이 처하게 되는 상황에 주목합시다.
가령 빵장사꾼이 있습니다. 새로운 상품을 발명해내죠. 그빵은 이전에 팔던 빵보다 좀더 복잡한 공정이 요구되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많은 수요를 유치하게 되고 그 결과 장사꾼은 돈을 더 벌게 됨니다. 그런데 정부가 조세를 통해 그 추가 수익만큼을 거두어 가버린다면,, 빵장수 입장에서는 굳이 더 어려운 방법을 써가면서 새로운 빵을 만들어 팔 이유가 없어지죠. 그래서 이전의 방식을 고수하게 됨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맛있는 새로운 빵을 먹을 기회가 사라지게 되니 되려 사회적인 손실이 발생합니다.

 유인합치성은 바로 이런 문제에서 발생한 개념입니다. 유인 - 사람들이 가지는 경제적인 동인 - 을 어떻게 합치성 - 현실의 무엇으로 일치시킬 것인가? - 결국 노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경제적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돌아옵니다. 단적으로 위의 빵장수 이야기에서 보셧다시피 새로운 기술의 발생 그 적용을 저해하는 효과를 만들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1940년대 케인즈 주의가 사회적으로 실험되고 50년대 70년대 까지도 적용될 즈음.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점이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조세로 너무 많은 것을 해결하려고 들었기 때문에 경제적인 유인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이것이 투자를 저해하면서 경제적 성장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소위 '자유주의자' 들의 비판이었죠. 그 결과 하이에크의 계보를 이은 프리드먼등에 의해 '신자유주의'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이 '신자유주의'를 굉장히 부정적인 용어로 알고 있습니다. 부시라던지 네오콘 이라던지와 연관짓는 용어로 인식하죠.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유인합치성에 관한 역사적 실험은 이미 1960년대 케네디 시절에 있었습니다. 켈리브레스의 조언에 따라 케네디는 조세를 낮추는 조치를 하는데 이것이 되려 경제적 성장을 촉진시킨것이죠. 물론 그당시는 새로운 신규 산업이 형성되고 그를 뒷받침할 새로운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를테면 투자의 대상이 명확하게 존재했다는 점이죠. 아무때나 조세를 낮춘다고 투자가 들어나고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님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결코 헛소리가 아니라는 점이죠.

 역사적으로 가장 극적인 유인합치성의 예는 바로 소련의 붕괴에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소련의 경제성장이 서구선진국들을 앞서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방국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흐루시쵸프의 발언데로 몇년후 소련이 미국을 경제적으로 능가하면 어떻게하나? 이런 걱정이 존재하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당시에는 소수의견이었던 신자유주의 쪽의 학자들은 오히려 반대의 견해를 제시합니다. 소련의 경제성장은 반드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 문제는 유인합치성의 결여로 인한 장기적인 경제적 의욕의 상실이다. 라고 말이죠. 원론적인 견해를 입증해줄 실증적 사례가 바로 농업분야였습니다.

 원래 소련은 막대한 밀의 수출국이었지만, 60년대를 거쳐 70년대에 이르면 밀의 수입국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집단농장에서 생산된 막대한 생산력이 사회 각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 의해 임의적으로 변용되자, 새로운 농업기법을 위한 투자라던지 집단농장의 노동자들이 가지는 의욕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었던 것이고 이것이 농업 생산을 저해하는 상황에 이르게 한것이죠.

 이런 분야는 비단 농업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련은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유지하기 위해 일종의 보조금을 동유럽지역에 할당하고 있었는데 그 보조금은 보통 석유를 사기 위해 쓰였습니다. 그런데 석유를 채굴하고 운송하는 과정의 기술이 개발될 리가 없었죠. 결국 소련은 관련 기술을 서방국에서 훔쳐오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1980년대 초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에게 소련 스파이가 송유관 관련 기술을 노리고 있다는 정보를 건내주고 CIA는 이를 역으로 이용 트로이 virus (우리가 요즘 컴퓨터 virus로 골치를 섞히는 바로 그 바이러스 ) 를 소련쪽에 심는 공작을 합니다. 1986? 년인가 시베리아의 송유관이 폭발하고 이어 동유럽쪽의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죠. 이것이 결국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붕괴를 유발하는 한 요인이 됨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여러분들은 의구심을 가질겁니다. 유인합치성도 실체고 정부의 사회적 계약 필요성도 존재하는 실제적인 필요라면 어떻게 해야 경제의 문제를 해결한단 말입니까? 정부의 존재 의미는 조세를 하던 채권을 돌리던 사회적으로 부족한 돈의 회전을 만들어 내는것입니다. 그런데 유인합치성이 있기 때문에 조세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장기적으론 사회를 되려 퇴보시킬겁니다. 그렇다고 실업문제를 방치하기엔 정치체제가 위협받게 될거구요. 결국 현재 미국이나 일본이 하는 것처럼 매년 엄청난 채권을 통해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까? 모 사실 현재 그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긴 하지만..

 원래 우리가 상정하는 자유시장경제의 진정한 강점은 다양성의 인정과 자발적인 경제적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에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도 존재할가요? 

 이것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슘페터의 창조적파괴 입니다. 창조적 파괴의 서술적인 의미는 수요의 분산에 의한 분배율 재조정입니다. 말이 어렵죠. 그래서 예를 들어보겟습니다. 대전과 서울 사이에 원래 철도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두 도시 사이를 이동하려면 철도만 타야 했죠. 그런데 도로가 생기고 자동차가 보급됩니다. 그럼 사람들은 선택을 할 수있는 여지가 생김니다. 누군가는 철도를 고수할테고 누군가는 자가용을 타고 대전에 갈겁니다. 이런경우 선택의 가짓수가 생겻기 때문에 기존의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가 만들어지죠. 이런 경우 철도회사에서 두 도시를 연결하는 철로운영을 통해 얻는 수익은 감소할게 뻔하지만, 그래도 수익이 남는 다면 기존의 운영을 중단하지는 않을것입니다. 반면 도로를 통하는 방법에도 수요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자동차 회사와 도로회사가 만들어지게 되죠. 사회전체적으로는 동일한 수요를 가지고도 더 많은 효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철도회사가 독점하던 수요가 분산되면서 신규산업이 형성되었지만 기존산업의 공급은 남아있게 됨니다. 철도회사의 주식은 떨어졌지만 다른 회사들의 주식이 올랐죠. 소위 창조적파괴가 만들어진것입니다.
 이 창조적 파괴를 여실히 살펴보면 그것은 바로 '기술' 이라는 것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기술이 아니고 기존의 수요를 분산 시키는 소비자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의미죠.

 그럼 또 이런 의문이 생길겁니다. 사람들은 효용을 선택하는데 유사하다고 하셧죠? 그럼 다른 선택을 하게 할 기술이 등장하기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 아닌가요? 맞습니다. 바로 그것이 경제의 또다른 문제입니다.

 소비자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우리가 가지는 휴리스틱이 있기 때문에 소비의 대상을 분산하기 어렵다는 점이 새로운 분야의 산업잉태에 작용하는 매우 근본적인 난관입니다. 1990년대 컴퓨터 운영체계를 두고 여러 운영체계가 경쟁했습니다. 윈도우 넷스케이프 등등 그런데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윈도우가 조금 더 사람들의 선택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자 초기 선택자의 선택에 따라 움직이는 다른 많은 사람들도 비슷한 선택을 했죠. 일종의 swarm effect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윈도우는 엄청난 소비자를 유치하게 되었고 시장은 독점이 되버림니다. 초기의 작은 차이가 소비자의 선택을 갈랐고 이것은 소비의 쏠림을 만들어내자 엄청난 차이가 됨니다. 이 차이로 인한 자금의 차이가 투자의 차이를 만들어냈고 윈도우는 사실상 OS시장을 독점하는 위치에 이르게 한거죠.

 마이크로소프트 사를 비판하는 바로 그 대중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사를 만들어버린 셈이죠.
우리주위에도 천재적인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분야의 발명이나 창조를 통해 슘페터식으로 수요를 분산시킬 뭔가를 만들어내죠. 그런데 사람들은 일종의 휴리스틱이 있기 때문에 쉽게 그 새로운 뭔가를 사주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분배율은 고착되고 재벌은 더 재벌이 되어가죠.

우리가 왜 재벌이 될수 없냐구요? 간단합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재벌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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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뛰기 21-01-01 20:58
   
유인합치성 경제철학 - 4 '우리는 왜 재벌이 될수 없는가?' 멋진글~
     
유기화학 21-03-28 13:12
   
222
멀리뛰기 21-01-08 10:51
   
유인합치성 경제철학 - 4 '우리는 왜 재벌이 될수 없는가?' 감사^^
     
유기화학 21-03-28 13:1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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