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업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밀어 주기 때문에 키옥시아도 반드시 지켜주고 살릴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내 생각은 정 반대임. 미국이 보기에 존재 자체가 민폐 덩어리인 개쓰레기 핵폐기물 부실 기업이 바로
키옥시아임. 그 누구보다도 키옥시아의 퇴출을 바랄 것이 바로 미국 정부라는 뜻임.
미국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낸드 산업의 모습은 모든 업체들이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서 돈을 많이 벌고, 이를 통해 기술발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황임.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충분한 시장점유율임. 그래서 업체별로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야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서 단위당 제조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그래야만 충분한 이익을 남겨서 기술발전에 재투자가 가능해짐. 디램처럼
굳이 점유율이 아니더라도 HBM이나 TSV처럼 업체별로 이익률을 크게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력이 없고, 그저 범용 부품에
단수 높이 쌓기 경쟁이 중요한 게 바로 낸드임. 그래서 소위 '덩치'라는 게 매우 중요함.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인해 낸드는 업체별로 충분한 덩치, 즉, 점유율을 확보할 때, 다시 말해 산업 통폐합이 완료될 때 중국의
침입으로부터 훨씬 더 안전해질 수 있음. 서방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 반도체 굴기를 꺾을려면 우선 비즈니스에서 충분한 이익을 남겨서
중국과의 자본력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탄탄한 기초 체력을 확보하고, 또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해서 중국 반도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기술력으로 압살해 버려야만 함. 예컨대 중국 YMTC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제재로 6세대 128단 낸드에서 정체되어
있는데, 이 기회에 200단, 300단 이렇게 치고 나가서 YMTC와의 기술력 격차를 넘사벽으로 벌려야만 함. 그렇게 보면
지금처럼 업체들이 난립해서 서로 파편화된 시장점유율을 가져서 돈을 벌기는커녕 까먹기만 하고 있는 낸드 업계의 상황은 미국이 원하는
바람직한 모습과는 거리가 아주 멈.
더욱이 키옥시아/WDC의 가장 큰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중국
반도체 굴기를 꺾는 두 가지 방법(탄탄한 자본력과 기술력) 그 모두와 거리가 아주 멀다는 것임. 우선 자본력 측면에서 보면
애초부터 부채비율 250%가 넘는 상황에서 이번 다운턴으로 자기자본 거의 대부분이 날아가는 완전 부실기업이 바로 키옥시아임.
WDC의 상황은 그나마 좀 나으나 디램 3사에 비하면 여전히 더할 나위 없이 자본력에서 열세임. 그냥 상대 자체가 안 됨.
돈이
없다 보니 당연히 기술력에서도 뒤쳐지기 시작했음. 극심한 다운턴으로 6세대 128단 낸드는 이제 완전히
잉여화가 되어서 삼전만 해도 평택 P1 낸드 라인을 128단에서 8세대 236단으로 미세공정 전환하고 있고, 시안 낸드 FAB은
가동률을 거의 바닥까지 낮춘 상황에서 사실상 낸드 라인 클로징까지 검토하고 있음. 하닉과 마이크론 역시 6세대 낸드는 이미
진작에 종산했음. 즉, 이제 6세대 낸드는 이미 상업성을 잃어버리고 말았음. 팔아도 적자만 봄.
그런데
키옥시아/WDC는 아직도 6세대 112단 낸드가 주력에 7세대 162단으로의 전환을 거의 하지도 못 했음. 원래 작년 하반기부터
7세대 낸드로의 미세공정 전환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극심한 낸드 다운턴으로 돈이 없어서 전환투자 자체를 거의 못 하고 있음.
더욱이 이제 디램 업황이 반등하고 있으니 디램 3사는 디램에서 번 돈으로 낸드에 더 투자할텐데, 낸드 원툴 키옥시아/WDC는
그것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임. 그리고 AI 혁명의 가장 큰 수혜는 디램이 보는 반면, 낸드는 사실상 피해자에 가까움. 자본력과
기술력, 모두에서 키옥시아/WDC가 디램 3사에 더더욱 뒤쳐질 게 불 보듯 뻔함.
즉, 언젠가
YMTC가 다시 따라오게 되면 키옥시아/WDC는 가장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음. 돈도 없고 기술력도 딸리거든요. 이미 이번
치킨게임으로 거의 빈사 상태가 된 최약체 약골이 바로 키옥시아임. 삼전이 개X밥으로 보는 만큼 YMTC 역시 키옥시아를 만만하게
보고 잡아먹으려고 계속해서 치킨게임을 걸 게 당연함. 일뽕들은 부정하겠지만 키옥시아의 존재 자체가 미국에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심각한 리스크 요인임. 설령 아무리 미일 정부가 지원해준다고 해도 원래부터 기초 체력이 부실한 낸드 원툴 회사의 한계점은
절대 극복할 수 없음. 수지 타산도 너무 안 맞을 뿐더러 결정적으로 이번 다운턴으로 재무 구조와 기술 경쟁력에 거의 복구
불가능한 타격을 받았음.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은 마이크론이 키옥시아/WDC를 인수
합병하는 것임. 마이크론 낸드 사업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낮은 시장점유율로 인한 규모의 경제에서의 불리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키옥시아/WDC 인수는 그것을 극복하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방안임. 또 어차피 놔두면 YMTC에 먹혀버릴 리스크가 큰 회사이니
그러지 못하게 마이크론이 미리 먼저 먹어 버리는 것임. 그리고 마이크론에는 돈 잘 버는 디램이 있음. 돈 잘 벌어서 기술력과 기초
체력이 탄탄한 디램 3사가 낸드 역시 나눠 먹어서 업체별로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함과 동시에 디램의 막강한 자본력으로 철옹성의
수문장처럼 절대 YMTC가 넘어오지 못하게 탄탄하게 지키게 만들어야 함. 그게 바로 최선임.
그런
관점에서 나는 내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주장들은 국뽕 희망회로가 아니라 철저히 미국 관점에서 바라본 것들임. 미국 입장에서 무엇이
최선일까를 기준으로 두고 판단한 결과임. 왜냐하면 반도체 산업 먹이사슬 꼭대기에는 바로 미국이 있기 때문임. 반도체 산업의 큰
흐름은 결국 미국 의도대로 흘러가게 될 수밖에 없음.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지원해주는 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인 것이지, 그 일본
반도체 때문에 중국 반도체가 부활할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가차없이 쪽.바리 대가리를 깨 버릴 것이 바로 미국임. 아마 지금 미국은
일뽕들의 기대대로 키옥시아를 지켜주기는커녕 이제 그만 포기하고 미국에 넘기라고 졸라게 쪽.바리 정부 쪼인트를 까고 있을 것임. 왜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지원해주는지 그 이유를 똑바로 이해해야만 함.
그래서 나는 이미 이
정도만으로도 당초 목표로 했던 낸드 치킨게임의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고 생각함. "키옥시아/WDC를 이번 낸드 치킨게임에서
퇴출시키면 베스트지만, 그러지는 못 하더라도 복구 불가능한 치명타를 줘서 디램 3사와의 경쟁에서 돌이킬 수 없이 도태되게
만든다."라는 당초 목표를 지금 상황을 보면 충분히 달성한 것 같음. 키옥시아/WDC의 장기 존속이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낸드
업계 통폐합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함. 어차피 미국 정부가 반드시 그렇게 만들 것임. 미국 입장에서
국익에 해가 된다면 없어져야만 할 미국 국가안보의 적일 뿐이며, 쪽.바리 회사라도 거기에서 절대 예외일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