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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5-16 15:11
[잡담] 미래가 암울한 웨스턴디지털 (WD)
 글쓴이 : 강남토박이
조회 :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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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서 WD의 미래는 개망했다고 생각하는데, HDD와 낸드라는 답도 없는 두 사업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임. HDD는 SSD에 지속적으로 잠식당하면서  위 그래프에서 보듯 14년 이래 시장 규모가 지속 축소되어 왔음. 그러다가 21년에 갑자기 일시적으로 매출이 반등했는데, 코로나로 인한 IT 버블 특수로 SSD뿐만 아니라 HDD 수요 역시 일시적으로 반등했기 때문임.

그런데 이것 역시 일시적인 반등이라고 생각하고, 결국 26~27년 장기적으로 어느 시점에는 SSD Bit당 Cost가 HDD 이하로 내려갈 순간이 있을 텐데, 그때부터는 HDD 시장이 매우 급격히 위축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음. 가격 빼고 SSD 대비 전부 밀리는데, 이제는 그 가격마저도 밀리면 HDD를 살 이유가 1도 없거든.

이 사실을 WD도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어서 HDD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SSD라는 미래 성장 동력을 개척하기 위해 15년에 낸드와 HDD를 같이 하고 있던 샌디스크를 190억 불에 인수했음. 구 샌디스크 낸드 사업부가 현 WD 낸드 사업부임. 그때 샌디스크 CEO가 바로 현재 마이크론 CEO인 산제이 메로트라임.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 WD가 낸드에서 이익을 남긴 게 단 1도 없다는 사실임. D램 3사와의 끊임없는 점유율 경쟁으로 HDD에서 남기는 이익마저 싸그리 낸드에 때려박다 보니 낸드 사업부의 누적 FCFF가 지속 적자임. 솔직히 말해서 현재 기준으로 낸드만큼 빚 좋은 개살구 사업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삼전 빼고 돈 아무도 못 버는 이 사업에 대체 뭔 가치가 있음? (물론 앞으로 디램처럼 3자 독과점이 되면 엄청난 가치가 있지만)
 
 
그래서 재밌는 게 HDD 시장점유율이 비슷한 씨게이트와 WD의 시총이 비슷한데, WD는 낸드 사업을 영위함에도 그 가치를 전혀 주가에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임. 시장이 똑똑하거든. 어차피 무한 점유율 경쟁으로 돈 전혀 못 버는 데다가 장기적으로 D램 3사에 밀려서 망할 확률이 매우 높은 사업에 가치를 1도 쳐주지 않는 것임. 작년에 엘리엇에서 WD에 낸드 사업 분할을 요구했던 것도 이러한 낸드 사업부의 구조적인 저평가 때문인데 과연 사업을 분할한다고 해서 WD 주가가 상승할까? 사업을 분할하건 뭘 하건 결국 D램 3사 퇴출 못 시키면 돈 1도 못 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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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엘리엇에서 WD에 보낸 주주 서한인데 보면 재작년 기준으로 씨게이트와 WD의 HDD 시장점유율과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는 거의 비슷한데, 거기에 더해 WD는 낸드 사업이 있음에도 시총이 거의 비슷함($21B vs. $22B). 그래서 엘리엇 주주 서한을 읽어 보면 "니네가 회사 경영을 개떡같이 해서 시총이 이 모양이다 이 병X들아" 이거임

그렇게 보면 지금 WD는 완전히 가불기에 걸린 상황임. HDD 사업은 미래가 없고, 그렇다고 야심차게 신성장동력으로 진출한 낸드는 계속 돈만 까먹고 있음. 그러면 여기에서 선택지는 둘 중 하나임.

1. 낸드 사업에서 빤스런 해서 그 돈으로 또다른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 그래서 지난 10월에 글을 썼던 것처럼 마이크론에 접근해서 낸드 사업 매각을 추진했던 것 같은데, 현 마이크론 CEO인 산제이 메로트라가 전직 샌디스크 CEO다 보니 WD 상황을 매우 잘 알아서 가격을 죽어라고 후려쳤음. 개인적으로 WD가 샌디스크를 인수했을 때보다 현재 WD 낸드 사업의 가치가 훨씬 더 낮아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적어도 낸드 사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라도 있었지 지금은 죽기 살기로 치킨게임 하면서 돈 하나도 못 버는 사업임이 명백해졌으니까 말이지.

2. 키옥시아를 인수하건 뭘 하건 낸드 사업에서 어떻게든 버티기에 들어간다: 그렇게 마이크론과의 딜이 파토난 다음에 WD는 작년 말부터 키옥시아 인수 협상에 다시 들어갔음. 빤스런이 실패했으니 낸드에서 어떻게든 존버 한다는 플랜 B에 들어간 것임. 그런데 어차피 둘이 합병해 봤자 리스크도 없지만 시너지도 전혀 없고, 나아질 게 거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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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나온 지난 달 골드만삭스 리포트에서 WD를 매도 의견으로 내렸는데, WD가 이제 낸드 사업이 Cash Cost 밑으로 내려가서 EBITDA마저 적자 전환할 것이라고 봤거든. (반면 6조 적자 감안해도 하이닉스의 23년 EBITDA는 9조 원 수준임) 그래서 그날 WD 주가가 거의 15% 가까이 개폭락했었음.

WD에게는 더 절망적인 게 HDD는 SSD의 완벽한 열등재라서 SSD 가격이 개폭락하면 개폭락할수록 사람들이 HDD를 살 이유가 전혀 없어진다는 점임. 그래서 HDD 사업 역시 올해 골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 그래서 HDD 경쟁사 씨게이트만 해도 작년 3분기 매출이 18.5억 불로 2005년 이래 역대 최악을 기록했고, 인원 3000명 해고에 들어간다고 난리가 났음.

뭐 둘이 서로 합병할 수 있음. 그런데 대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삼전이 낸드에서 감산하지 않으면 내년 중순쯤 되면 키옥시아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고, WD도 순자산 15조 원 중 절반 가까이 날아갈텐데? 다시 말하지만 적자 감안해도 하이닉스는 올해 EBITDA가 9조 원에 순자산이 70조 원, 마이크론은 올해 EBITDA 7.5조 원에 순자산 60조 원 짜리 회사임. D램 3사는 저 쩌리 둘 하고는 아예 클라스가 다른 회사들임.

또 합병해서 어찌저찌 살아남았다 해도 회사는 완전히 걸레짝이 되었을 텐데 D램 3사가 그걸 가만히 놔둘까? 여기에서 좀만 더 밀면 억 하고 죽을 게 확실한데?

그래서 최근 논의 되고 있다는 키옥시아/WD의 합병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 덩치는 커졌지만 속은 완전히 썩어 문들어진 꼴이니까. 마이크론도 현재 3사 간 빅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적극적으로는 딜에 참여하지 않는 것 같음. 왜냐하면 저 둘의 상황 뻔히 잘 아는데(다시 말하지만 현 마이크론 CEO인 산제이 메로트라는 샌디스크 낸드 사업을 직접 키워냈던 인물임. 예전에 저 사람이 포럼에서 강연하는 걸 직접 봤었는데 진짜 똑똑한 양반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 회사들의 가치는 똥값이 될 게 확실함. 결국 내년 언젠가 키옥시아에 이어 WD까지 낸드 사업에서 GG친 다음에 완전히 걸레짝이 되어 똥값이 된 저 둘을 최대한 싸게 인수하는 게 낫지. 똥값이라고 해도 둘이 합쳐서 몇 백억 불은 될 것 같은데 마이크론도 당분간은 소화 불량에 빠질 만한 엄청난 금액임.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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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베르디아 23-05-16 18:48
   
퍼온 글 아닌가요? 퍼왔으면 출처표기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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