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금융·자본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배경을 한 번 짚어봤습니다.
<중국이 채권시장을 개방한다>라는 어제자 야후 파이낸스 기사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중국과 주요 선진경제권 국채 10년물 금리를 비교한 그래프인데
중국-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계속 증가해서 최근엔 약 220~250bp까지
사상최대로 확대된 걸 볼 수 있습니다.
장기간 경기불황으로 주요국의 기준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인데,
거기에 더해 팬데믹 사태로 금리가 최저수준인 현 상황에서
이와 반대로 금리가 오르고 있는 중국 채권시장인지라
금리만 놓고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상황이죠.
규모 또한 15조 달러로 굉장히 큽니다.
블룸버그에서도 그래프 이미지에 '단연 독보적'이라는 제목까지 달아놨네요.
여기에 더해,
지난 9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외국 기관 투자자의 중국 채권시장 투자 자금 관리규정'이란 걸 발표함으로써
외국인의 중국 채권시장 투자 규제 완화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중국 채권시장은
JP모건 글로벌 신흥시장 국채지수(GBI-EM),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채권지수(BBGA)에
편입이 이미 확정이 되었고,
2021년 10월부터는 파이낸셜타임즈 스톡익스페인지 러셀(FTSE Russell) 국채지수(WGBI) 편입 예정으로
이렇게 되면 중국 채권시장은 세계 3대 채권지수에 모두 편입하게 됩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이 글로벌 채권지수라는 걸 추종합니다.
즉, 이 채권지수를 보면서 세계 각국의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결정을 한다는거죠.
아래는 오늘 오전 블룸버그 아시아판 메인화면입니다.
중국에 대한 기사가 상단에 여러개 올라와 있는데 그 중 채권관련 기사 2개에
제가 빨간 박스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오른쪽 상단 박스의 기사는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공포가 확산되면서 AAA(최고)등급 회사채 폭락>이라는 기사이고,
왼쪽 하단 박스의 기사는
<중국 기업들 디폴트 규모가 3년 연속 1천억 위안(158억달러)을 넘어서다>
라는 기사입니다.
2018~2020년 중국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 규모
여기에 더해, 조만간(12월, 3월) 갚아야 할 채무가 엄청나다라고 하네요.
디폴트 액수를 발생한 업종별로 보여주는데
기술분야가 가장 많고, 그 다음 경기를 타는 업종과 소비재, 그 다음이 부동산쪽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상황은,
중국은 미국이 이전부터 중국에 적극적인 금융·자본시장 개방을 요구해 왔는데
그동안 개방할 것 같은 척만 해오다가
올해 들어 선물, 보험에 이어
최근엔 채권시장 개방과 규제완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금융·자본시장에
외국인 투자를 끌어오려 하고 있고,
이에 미국은
얼마 전에 최고 우량등급인 AAA를 받은 중국기업들마저 갑작스레 디폴트 선언을 하고,
해마다 중국기업들 디폴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며
중국 금융·자본시장은 신뢰하고 투자할만한 곳이 못된다는 식으로 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몇 년전과 완전히 반대가 되어버린...어찌보면 참 웃긴 상황입니다.
현재 상황을 어느 투자 전문가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네요.
미국이 중국을 고립시키려고 하면 할 수록 중국은 개방하려고 더 노력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이) 외국의 투자를 더 받을수록 중국과 국제 금융시장의 연결이 더 강해질 것이고
이는 디커플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그 동안 두드렸으나 원하는 속도만큼 열리지 않았던 문이
최근 갑작스레 열리는 바람에 당황하는 눈치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중국 고립화라는 큰 그림을 통해 전략적으로 성공한 것인데
겉으로만 당황하는 척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두들겨대고 거기에 더해 팬데믹 사태로 인해
디커플링으로 더 이상 세계와 멀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또한 이제 더 이상은 그동안 해 온것처럼 정부가 막 퍼주기 정책으로 기업들을
지원할만한 총알이 떨어져 최후의 보루로 금융 및 자본시장을 외국인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중국기업들에게 외국 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살아남던지 알아서 해라라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외국인들이 중국 땅에 지어 놓은 공장은 쉽게 빠지기 어렵지만
외국인들이 중국 금융·자본시장에 투자한 돈은 여차하면 싸그리 빠져나가
지금까지 중국이 맛보지 못한 자본주의의 쓴 맛을 제대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차후 전개될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 전 세계 채권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세계 3대 채권지수라는게 미국과 영국의 지수들이라는 점도
여기에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의 금융·자본시장 개방이 아편이 될지 약이 될지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