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한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중국 공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첨단 공정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적용되는 첨단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공장을 지금처럼 가동하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향후 첨단 공정을 도입할 때는 미국 측과의 협상 등 절차가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해다. 미국 기업은 18나노미터(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경우 첨단 기술 수출 시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생산 시설이 중국 기업 소유면 ‘거부 추정 원칙’에 따라 수출이 사실상 전면 통제된다. 고사양 ‘증착 장비’도 수출 제한 대상에 편입됐다.
다만, 중국 기업에는 원칙적으로 수출 허가가 거부되지만, 한국 기업처럼 중국 내 다국적 기업에는 사안별 심사를 통해 수출 허가 발급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경우에 해당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동 중인 SK 우시 공장, 삼성 시안공장 등은 중국 기업과는 달리 사안별 검토 대상으로 분류돼 장비 공급에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