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다 보니 이런 분석도 해본다.
알아보니 독일 제조업에서 자동차산업의 비중은 23%정도이고, 일자리는 86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기타 연관성 있는 제조업부문과 관련 서비스업까지 포함한다면 그 비중은 이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2차 대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 부문에서 특히 선전했던 독일의 기계 기술력은 앞으로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모빌리티 산업에서는 적용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연기관 자동차 관련 기반기술은 거의 대부분에서 독일이 선방하고 있다. 포르~쉬에, 베엔츠, 복스바겐 아우디 등. 하지만 예전과 같은 명성을 이어갈지에는 조금 의문이 든다.
그 이유는 전기자동차에 핵심적인 2차 전지와 IT기술, 모터드라이브 등의 기술력은 한국보다 후발주자인 만큼, 일단은 관련 부품들과 전기차 관련 인프라를 해외(한국 등)에서 발주하거나 조달해야하고, 이제와서 섣불리 개발에 나선다면 초기 투자비용과 로열티만 과도하게 지불하고 만년 2등으로 쭈욱~ 실속은 챙기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반도체에도 지금은 사라진 수많은 2등이 있었다.
같은 이유로 일본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하이브리드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나, 시장은 전기차와 수소차로 나뉘어 가고 있다. 코로나 방역과 일반 행정 처리에 있어서도 우리와 확연한 다름이 보인다.
물론 그들이 당분간 R&D에 집중하다가 확실한 차별점이 보일 때 과감한 상용화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과 일본에는 없으나 한국이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그것이고, 세계 최정상급 퀄리티의 배터리도 있으며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휴대폰+5G 산업이 한국에 있다. 성질 급한 한국인에게 IT를 빼놓으면 섭하다 하겠지. 전기차는 자율주행이 요구됨으로 IT와 함께해야 시너지가 발생된다.
그런데 세계 전기차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애플카로 나누어 질 거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기계공학과 출신이 자동차를 만들었으면, 이제부터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전자공학과 출신과 머리를 맞대고 탄생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기차는 그냥 휴대폰에 바퀴 달린 것 이니까.
일본이 디지탈 전환에서 맛이 갔고, 독일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서 헤매는 듯 보인다. 이것만 보면 향후 10년 한국이 독일의 미래 산업이 일정 부분에서는 한판 붙어볼 만한 것이 아닐까하며 조심스레 미소 지어 본다.
우쨌던 이런 얘기도 스스럼없이 해볼 날이 내게 왔으니, 참 세월이 많이 달라졌다.
그래도 과도한 기대는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