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산업의 해외 유출이 급증해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7년 서비스산업의 해외직접투자(ODI)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한경연 분석결과 지난해 서비스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36조5000억원으로 2010년 10조9000억원보다 3.35배 증가했다. 2010년부터 2014년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10조6000억원에서 14조원 수준이었지만, 2015년 18조4000억원, 2016년 29조8000억원, 2017년 36조5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해외직접투자는 외국에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거나 기존 외국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을 통해 직접적인 경영활동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이자나 배당소득 목적의 차익거래인 간접투자는 제외된다.
우리나라 전체 해외직접투자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7%에서 2017년 73.9%로 36.9% 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비중은 29.9%에서 17.9%로 12%포인트 낮아졌다.
한경연은 “지난해 서비스산업 해외직접투자가 2010년 수준만 유지했어도 31만2000명의 고용기회가 생겨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비스산업은 국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내수경기와 직결된 핵심 기반산업"이라며 "해외투자를 국내로 전환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31만2000명은 한경연이 2014년 기준 서비스업 고용유발계수(10억원 당 12.2명)를 넣어 계산한 것이다.
반면 외국인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서비스산업 직접투자(FDI)는 2015년 11조5000억원을 정점으로 2017년에는 9조원으로 둔화됐다.
서비스산업의 해외직접투자 증가와 국내직접투자의 둔화는 서비스산업의 순유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서비스산업의 직접투자수지(FDI-ODI)는 2010년 마이너스 7조4000억원에서 2017년 마이너스 27조6000억원으로 3.7배 늘었다.
지난해 기준 업종별 외국인 국내직접투자 대비 해외직접투자는 제조업이 1.5배인데 비해 서비스업은 4.1배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최근 서비스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한 것은 제조업과 같은 환율, 통상마찰 헤지 이유보다는 규제, 시장협소 등 국내 경영환경의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고용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의 해외직접투자를 국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조업 대비 과도한 규제를 축소하고 미래형 고부가가치 등 서비스산업의 전략적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해외직접투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업종은 도‧소매업,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금융‧보험업이었다. 이들 업종은 2010년~2017년 중 연평균 증가율이 각각 29.8.%, 25.4%, 23.2%에 달했다.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지난 3월 국내 실업률은 4.5%로 17년만에 최고 수준일 만큼, 국내 고용시장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의 해외직접투자를 국내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과도한 규제를 축소하고, 미래형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