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애널리스트 3월 30일 리포트
-큰 폭의 조선산업 성장을 불러오는 해상 분쟁과 사고-역사적으로 조선업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 중의 하나는 해상교 통로에서의 분쟁과 사고였다.
멀리는 1967년 이집트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수에즈 운하는 8년간 봉쇄 되었고, 당시 사우디 석유 수출 독점권을 쥐고 있었던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는 수에즈 운하 항로를 포기하고 중동 석유를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수송하려는 목적으로 VL급 수퍼탱커를 기획해 조선소에 발주를 하게 되면서 초대형 원유 운반선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90년 걸프전쟁으로 호르므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선박 수요가 일시에 급등했었고, 가장 최근에는 2000년대초 미국이 단일선체 탱커선 입항을 전면 거부하면서 당시 5천척에 달하는 탱커선박이 전량 이중선체선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한국 조선업은 장기적인 대호황을 맞이 했었다.
이번 수에즈 운하 정체는 주요 교통로에서 저황유를 사용해야하는 중고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기술적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이미 늘고 있는 LNG추진선박에 대한 발주 수요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일본 조선업의 기술력 한계와 제한된 건조능력 증명
지난 몇 년간 일본 조선업의 기술력 한계와 제한된 건조경험을 여러 보고서를 통해 강조했었다, 이번에 좌초된 20,150TEU급 컨테이너선(Ever Given)은 일본 이마바리조선이 건조한 선박이다.
이마바리조선은 일본의 메이저 조선소로 2015년까지 1,700TEU급 소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해왔고 자국발주를 통해 2015년 14,000TEU급, 2017년부터 20,150TEU급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고는 선박 설계과정에서 선체가 받게 될 풍향과 풍속을 고려해 요구되는 추진속도 등의 기본설계능력이 일본 조선업에게는 없다는 것이 전세계 선주들에게 각인되었을 것이다.
80년대 조선합리화정책의 결과로 기본설계능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일본 조선업의 자멸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