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러 의견들을 보면서 사태를 너무 한일간의 단순한 둘만의 관계에서만 따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제무역이라는 것은 이제 과거와 달리 촘촘히 엮여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아서 어느 한 부분이 잘못되면 전체에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이 사태를 일본의 수출규제>한국의 반도체 생산차질>반도체 수입업체인 구글,아마존 등등의 영향>일본에 대한 비난... 이런 방식의 인과관계를 논하는 것 같습니다.

위의 논리는 약간 수동적 관점에서 연결고리를 추산해 내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능동적인 관점에서는 어떻게 보일까라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반도체만 국한했을때 일본기업과 한국기업간의 깨기 힘들었던 관계(품질 및 가격경쟁력)에 틈이 생겼습니다. 국내업체만 말씀하시지 말고 전 세계적 관점에서 반도체 사업이라는 이 큰 덩치의 파이에서 일본이 독식하던 덩어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해결과 관계없이 앞으로 삼성이나 하이닉스는 대체회사를 찾기 마련이겠죠. 이번에 제재대상이 되었던 물품뿐 아니라 전 공정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것들에 대해 점검을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가격이나 품질이라는 요소보다 어느 정도의 양에 대해서는 납품업체의 다양성이라는 부분이 우위를 점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되는 것이죠.

미국이나 유럽의 회사들 중에 일본과 대등한 정도의 기술력이 있는 회사들이 한두 회사가 아닐겁니다. 규모의 경제에 대한 원가문제가 일본과 경쟁할 수 없는 요인이었겠죠. 그런게 그 가격요인이 갑자기 제거되어 버리는 거죠. 조금 비싸도 다양성 측면때문에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살 테니깐...... 이런 형태의 시장공백을 파고들 회사들이 과연 없을까요? 더구나 삼성이나 하이닉스와의 거래는 자사의 제품의 품질에 대한 보증수표일텐데......(중국이 불산수출 그렇게 떠들어대는 이유가 아마 이것일듯)

이런 일이 벌어지면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물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일본의 가격경쟁력또한 상실된다는 의미입니다.(원가관리회계의 고정비 개념을 아신다면 수긍하실 듯)

이것이 또한 반도체 뿐이겠습니까? 시장의 평가는 아주 무섭습니다. 한번 잃은 신뢰라는 것은 거의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예를 찾아보면 중국기업의 국내상장회사가 몇번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상장된 후기의 중국회사들은 상장시 국내에서 직접 회계실사를 실시하고 상장시킨 회사들입니다. 그런데 그 회사들이 단 한번도 제대로 시세를 내 본 적이 없습니다. 기업가치대비 주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인데도 말이죠(물론 중국이라는 특수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이슈로 산업을 통제하는 것을, 더구나 정당한 이유(그나마 트럼프는 나름 당위성이 있어 보입니다)도 없이 정쟁에 하나의 도구로 써버린 것을 전 세계가 보았습니다. 일본기업과 거래하는 회사들이 전 세계에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 회사들이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요? 한번 저런식으로 나왔는데 우리도 해당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을까요? 거대기업이라면 아마 대체품으로 다양화시키고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통제해 나갈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 또한 일본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같은 요인이 될 것입니다.

능동적 개념으로 보면 사업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시장(기존에 일본이 독식하던 시장)이 열렸다고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주식시장에 있는 트레이더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한가지 사건이 좁게 보면 한국과 일본의 주식시장에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같은 사건, 다른 시장.... 롱숏포지션이 생각나지 않을까요? 둘다 빠지거나 둘다 오르는 상관계수가 높은 두 시장인데 교과서적으로 롱숏포지션을 생각하겠지요. 무엇을 롱을하고 숏을 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위에서 말한 내용을 기준한다면 일본에 숏, 한국에 롱을 할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전 세계 시장에서 특이하게 일본만 더 빠지는 것을 보면 답이 나와 있겠지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너무 비약한 것은 아닌가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