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이런글을 쓰고싶었지만
딱히 게시판 분위기가 그럴만한 분위기가 아녀서 쓸일이 없었는데
마침 밑에 제왑관련해서 글이 올라와 써봅니다
걍 저 개인의견이고 당연히 정답도 아닙니다.
- 케이팝의 의미확장
사실 '케이팝'이란 말도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말이죠
자연스레 '코리아'란 단어가 들어가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대중음악을
통틀어 일컫게 되었는데 사실 이게 조금씩 확장중이지요.
과거엔 우리 대중가요시장에서 우리나라 가수들이 만든 곡으로
우리말로 만들어 활동한 곡을 일컫는 아주 작은 의미였겠지만,
이게 점차 확장되어서 지금 아이돌 음악들을 보면
멤버들도 다국적이 되었고, 작곡자들도 다국적이 되었고,
언어도 영어가 상당히 섞이게 된 한국어 음악이 되었죠.
그래도 다들 여기까진 우리 케이팝이라고들 얘기합니다
한국국적이어야하는 몇가지 사항들이 변했는데도말이죠
케이팝의 의미가 확장되었다고 봅니다.
지금 논란들이 되고있는 문제들은
일반대중들과 각 엔터사들이 펼치는 사업의 확장들에 있어서
서로 '케이팝'이란 의미의 입장차가 다르다는 건데,
이게 서로 의미있는 의견조율이나 공감이 없이 진행되는데서
불협화음이 있는거라 생각이 듭니다.
- '케이팝'을 월드와이드한 문화로?
아무래도 케이팝이 짧은 꿈으로 끝나지 않기를 다들 바라실텐데
일반적으로 예를 드는것이 과거 홍콩영화의 부귀영화였죠.
뭐 여러 진단들이 있었습니다만, (내부적으로 실패한 산업적인 요인도 맞고, 다 맞지만)
여러 이유들 중에
결국 영화도 문화적인 부분이고, 홍콩영화를 소비하는 아시아 각국의 계층으로
외연확장을 못한 것도 일부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모두가 공감할만한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지 못한거죠
적어도 케이팝이 계속 꾸준히 세계인들에게 소비되고 인정을 받으려면
계속 서브컬쳐에서 머무는 것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고,
메인스트림까지 오를 수 있도록 외연확장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한번 케이팝을 본다면
사실 케이팝이 가고자 하는 목표는 아마 미국팝시장일 겁니다.
그런데 자본도 크게 차이나고, 인구도 차이가 나고,
그동안 쌓아놓은 역사나 노하우 등등 여러가지가 차이가 나죠.
가는 방향이 아마 달라야 할것인데,
우선 우리는 아시아부터라도 즉, 안방시장부터라도 공고히 바닥을 다지고 가는게
좋을겁니다.
물론 방탄이나 여타 인기그룹들은 서양권에서도 인기를 다져가고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별도로 사업을 진행하고,
메인타겟은 이미 영화,드라마 등등 각종 한류문화가 고루 퍼져있는 아시아부터
공략이 맞을테고요
그럼 어떤식으로 공략을 하느냐?
물론 장사꾼들이 물건 팔때 확성기로 온동네 광고하고 다니잖습니까?
당연히 케이팝을 소비할 계층의 저변확대가 되겠죠.
-과연 케이팝의 본질을 훼손하면서까지 마케팅하는게 중요하냐?
중요한 질문입니다. 정답은 아직 알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지금 각 엔터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는 알것같습니다.
위에 적엇듯이 과거에는
한국가수가, 한국어 가사로 부른 노래를, 한국시장에서 한국회사를 통해 발매한 노래
가 케이팝이엇다면, 지금은
한국가수(-->외국 아이돌멤버들이 생겼죠)는 요건에서 빠졌죠
한국어 가사(-->이부분은 아직까진 맞지만, 그나마도 외국어 가사들이 많이 침범했죠)
한국시장(-->음원시장이란게 생기면서 사실상 국경의 의미는 사라진것같습니다. 물론 개별국가별로 집계는 가능하겠지만)
많은 것들의 의미가 바뀌었죠.
이 여러 조건들 중에 케이팝의 필요조건으로
어떤 분은 '무조건 한국어 가사만 케이팝이다'라는 분도 계실거고,
어떤 분은 '그건 상관없고 한국 회사가 앨범내면 국적상으론 한국앨범 아닐까?'
란 분도 계실테고요
밑에 박진영이 중국에 낸 보이스토리란 애들은 케이팝그룹일까요? 중국그룹일까요?
뭐 중국그룹이라는 분이 많을거 같은데, 그렇다면
그냥 중국에서 낸 중국그룹과 같을까요?
아님 케이팝의 영향을 받은 중국그룹일까요?
저희가 따로 결론 내리지 않아도, 중국애들이 알아서
'쟤넨 제왑이 낸 그룹이니 당연히 케이팝스런 그룹이겠지'라고 알아서 얘기해줄거라 생각합니다
일본인 그룹을 내도 같은 반응 아닐까요?
'쟤들은 제왑이 낸 그룹이니 케이팝 색깔 나는 그룹이겠지'
라고 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케이팝의 의미는 아마도 국가적인 색채가 아닌
'다수의 인원이 그룹이 되어 높은 퀄리티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음악'
이 의미가 되겠죠
하나씩 씨앗을 뿌리는 단계라고 봅니다.
뭘 가르쳐서 우리를 알아달라는게 아니라
'케이팝'이란 브랜드를 자꾸 하나하나씩 아시아 각국에 뿌리는거죠
'너희가 하고 있는 음악들 종주국이 한국이야'라는 거죠
최근 국내에 무슨무슨 케이팝 스쿨이니, 케이팝 교육과정이니
이런게 많이들 생긴다는데 그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여지네요
-만약 이런 과정을 거부하고 케이팝의 순수성을 지키자!
프듀 하면서 많이 나온얘기들 중 하나가
'왜 우리가 저런 못하는 일본애들 가르쳐서 실력향상을 시키냐?'
이런 주장인데요,
보통 이런 분들이 중국에 대해서도 같은 주장들을 하십니다.
그런데 문화분야라는게 반도체나 이런 분야와는 달리
보여지는 것이 콘텐츠가 되는 분야라
시간이 오래걸릴뿐 쫓아올 수는 있습니다.
가뜩이나 문화분야는 국적을 넘는 콜라보도 많이 이뤄지는데
흥선대원군 쇄국정책마냥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죠
우리가 단단히 걸어잠그면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우리 못쫓아온다?
전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중국같으면 한술 더떠서 우리나라 다 쫓아오면
지금 제왑이나 여타 엔터사들이 추진하는 일들을 더 크게 벌일거라 봅니다.
'우리 C팝이 과거에는 케이팝에 묻혔지만 지금은 아시아 최고야!'
뭐 이런 논리로 외연확장하겠죠.
계속 케이팝을 봐오던 계층이야 그걸 인정안하겠지만,
그동안 케이팝을 안보던 계층은 당연히 넘어갑니다.
지금 제왑이 하는 일들을 우리가 안하면, 그래서 시장을 가만히 냅두면
후발주자들이 똑같이 할거라는거죠
케이팝에는 1도 관심없는 혐한일본인에게 만약 시간이 지나서
크게 차이 안나는 모습의 케이팝과 중국노래를 들려주면 그 일본인은 뭐라고 판단할까요?
우리는 현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라서
확장중입니다.
-일본어 앨범내는거 정말 꼴보기 싫은데 눈뜨고 보고 있어야 하냐?
음, 저도 일본어 앨범내는것이 정답이냐, 아니냐는 판단 유보지만,
만약 일본내 저변이 크게 확대되고, 그들에게도 케이팝이 큰 흐름이 되면
나중엔 굳이 일본어 앨범안내도 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네요.
중국이 아편전쟁을 겪던 시기를 보면 원래 아편을 조금씩 들여오다가
나중에 도저히 못끊을때 쯤 크게 한방 터트리잖아요?ㅋ
-결국 이글에는 '케이팝'의 정의는 없는것같다.
맞는 말인데요, 그건 제가 정할 건 아닌거 같고,
여기 계신 모두가 다 다르게 생각하는지라 논의를 해야할 부분인 거같네요
제 생각에는 케이팝 안에 이미 한국이란 국적의 요소는 많이 줄어들었고,
그보다는 그 안에 들어있는 정신과 아주 독특한 형식적인 요소만
끄집어 내어 좀 광범위한 의미로 가져갔으면 좋겠네요
사족. 근데 사실 저 제왑의 사업방향이나 그런 것들이
성공할 것이냐, 실패할 것이냐는 또 좀 다른문제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한국이란 나라가 자본적으로나 여러 문제에서
강대국까진 아니기 때문에 자본논리에 무너지거나 그럴 수가 있어서 말이죠
저도 결과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