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힙합그룹이 지난해 태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홍수 사태를 희화화하는 발언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달 30일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새 아티스트 - 블락 비 인 타일랜드(New Artist - Block B in Thailand)’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블락비(Block B)’라는 이름의 한국 힙합그룹이 태국 인터넷매체와 진행한 인터뷰가 담겨 있었다.
영상에서 인터뷰 진행자가 “태국에 홍수가 있었던 것을 아느냐”고 묻자, 블락비의 한 멤버는 “금전적인 보상으로 인해 마음에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 가진 게 돈밖에 없거든요”라고 답했다. 이어 이들은 “얼마?”, “7000원” 등의 대화를 주고받았고, 손뼉을 치며 웃기도 했다.
이 영상은 불과 보름 만에 18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네티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 네티즌들은 7000원이 자국 화폐로 200바트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하고는 “친절한 척하던 한국인의 본심이 이런 것이었나”, “K팝 팬이었는데, 실망이다” 등의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해당 유튜브 댓글난을 통해 태국인들에게 사과의 글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태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한국인은 변명하지 마라. 해당 그룹이 사과한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가 진짜 화나는 것은 너희 한국인들이 이번뿐만이 아니라 항상 인종차별적이었다는 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국내 연예인들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아이돌그룹 ‘2PM’에서 활동하는 태국 출신 닉쿤은 트위터로 “태국인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네요”라고 했고, 그의 동료 준호도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고 거들었다. 또 택연은 블락비를 대신해 태국인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유키스 동호는 해당 가수들에게 “7000원짜리 가수”라고 일침을 가했다.
블락비는 논란이 일자 20일 “삭발로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이날 현재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