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 앞 골목길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카페 입구에 생일 축하 현수막과 손님을 맞이하는 등신대도 세워졌다. 가수 박혜원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팬들이 이곳 카페를 빌려 축하 행사를 열고 있었다.
내부에 들어서자, 팬들이 그동안 직접 찍은 공연 사진이 벽면 곳곳에 가득 걸려 있었다. 음료를 주문하니 가수의 얼굴 사진이 새겨진 컵에 담겨 제공됐다. 카페 한쪽에는 편지를 쓰는 공간도 마련됐다. 편지를 작성하면 가수의 얼굴 사진이 인쇄된 딱지(포토 카드)와 여러 기념품을 나눠준다. 수십 개의 편지들은 나중에 가수에게 전달된다. 휴대용 TV에서 가수의 공연 무대 영상이 나오자,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의 영상을 시청하며 담소를 나눈다.
생일을 맞은 연예인에게 정성을 담아 포장까지 완벽하게 한 ‘선물’을 보냈던 과거와 다르게, 최근에는 팬들이 직접 카페를 빌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장으로 변신 시키는 ‘생일 카페’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날 장소를 빌려준 카페 점주는 “처음에는 이런 문화에 대해 잘 몰라 대관 문의를 거절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취지가 좋아 대관을 결정했다”면서 “생일 축하 행사 기간 내내 많은 팬들이 찾아온 덕분에 카페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