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이냐 jpop이냐 같은 의미없는 논쟁은 접어두고 니쥬의 등장이
'일본내 kpop시장에 타격을 준다', '후속그룹이 속속 등장하여 jpop의 부흥을 불러온다.'
라는 우려는 진짜 공감이 안가네요.
첫째로, 니쥬는 기획부터 기존 kpop팬층이 타겟이 아닙니다. (떡고가 얼마나 영악한데 자기회사 그룹을 저격하는 기획을 하겠어요?)
떡고는 왜 니지프로젝트의 응모자격을 굳이 일본어가 유창한 자로 한정했을까요?
글로벌 지향이라면 한국인을 섞는게 더 유리합니다. 뽑을 수 있는 인재풀도 넓어지고, 본진에서 활동하기도 유리하며, 한일 멤버간의 케미도 사람들이 좋아하죠.
멤버 한두명이 일본어가 좀 서툴면 어떻습니까. 오히려 그 모습을 더 사랑스러워하고 긍정적으로 작용되기도 하는데요. 그런데도 굳이 응모자격에 제한을 두고 결국 일본인으로만 팀을 구성했어요.
일본에는 혐한과 친한만 존재하는게 아니죠. 혐한도 아니지만 친한도 아닌 혐한과 친한 사이의 그 언저리쯤에 있는 상당수의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kpop이 유명하다는 사실은 정보로서 알고있지만 딱히 들을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는 사람들,
48,46 그룹이 국민 걸그룹이라는 사실은 쪽팔리지만 kpop그룹이 일본에서 짱먹는건 불편한 사람들,
거기에 니쥬라는 일본인들 로만 구성된 걸그룹의 등장은 일본인들로선 환영할 만한 일이죠.
그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니쥬에 한국인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니쥬가 트와이스나 아이즈원같은 kpop그룹으로 보이면 곤란하거든요.
한가지 약점, 한국기획사 라는 사실은 떡고의 그 사람좋은 웃음과 해외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상당부분 희석됩니다.
애초에 일본의 kpop팬들은 취향따라 움직이지 국적 같은건 신경안쓰는 사람들입니다.
단순하게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갈아탈 사람들이 혐한이 득세하는 일본에서 kpop팬질을 할까요?
뭐 니쥬가 너무 취향에 맞아서 움직이는 팬들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보다 kpop에 무관심이다가 호기심을 갖게되는 사람들이 현재로선 더 많아 보이네요. 니쥬 뮤비에 추천되는 영상들은 대부분 kpop이죠.
결론적으로 니쥬라는 걸그룹 하나 등장했다고 해서 kpop파이가 줄어들거나 하는일은 없을겁니다.
두번째로, 니쥬 이후에 나오는 다른 기획사들의 프로젝트? 결론적으로 크게 재미보기 힘들어요.
일단 '한국기획사의 일본내 현지화 프로젝트' 라는 기획에 '떡고가 키우는 걸 그룹'은 가장 성공확률이 높은 카드입니다.. 제와피의 스타일 자체가 그 어떤 기획사보다 일본과 궁합이 좋아요. 이번에 니쥬의 줄넘기춤 보니깐 원더걸스가 텔미춤 추던 때가 연상되더군요.
딱 고만고만한 쉬운 퀄리티로 사람들 시선 끄는데는 떡고만한 인물 찾기 힘듭니다.
게다가 다른 기획사는 떡고같은 인지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얼굴마담도 없어요.
그리고 선점효과라는게 가장 큽니다. 계속해서 한국기획사들이 하나, 둘 들어오는 상황을 일본인들이 과연 좋게 받아들일까요?
몇년 뒤에 한국기획사가 제작한 그룹 한, 두개 정도는 더 생길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니쥬같은 반응은 힘들겠죠.. 그럼 일본의 걸그룹 시장은 한국인이 만든 kpop 스타일의 그룹, 원조 kpop그룹, 오타쿠그룹 등으로 분류됩니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그건 일본아이돌 시장은 그냥 kpop판이 되는거고 그건 일본인들이 우려할 만한 상황이에요. 본점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면 후속주자인 일본기획사들이 kpop스타일로 따라잡긴 더 힘들어 집니다. 그들은 인력도 경험도 부족한데다 해외팬의 관심을 끌 거대한 채널도 없죠. (그런 의미로 전 이런식의 현지화가 kpop의 미래라는 의견에 일정부분 공감합니다.)
영어로 칭찬받는 것에 환장하는 일본인들의 국뽕을 채워줄 수 없는 일본기획사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서너팀의 그룹으로 jpop부흥이 가능할까요?
그걸로 뭘 하겠습니까? 해외에서 jcon을 하겠어요? 해외 팬들이 모여서 랜덤 플레이 댄스를 하겠어요?
혹시나 그 그룹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끈다 한들 어차피 사람들에겐 제와피 소속 일본인그룹, 빅히트 소속 일본인그룹 정도로 인식되죠.
일본인들이 니쥬로 으스대는 꼴이 보기 싫다구요? 현지화 과정의 핵심이 그건데요. 일본인들의 비위를 맞춰주고 국뽕을 살살 채워주면서 은근슬쩍 시장에 자리 잡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