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연 3.0%로 전격 인하됐다. 2011년 6월부터 3.25%를 유지했던 금리동결 행진은 13개월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위원장 김중수)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연 3.0%로 결정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2009년 2월 이후 3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당시 2.0%로 사상 최저수준까지 내려갔던 기준금리는 2010년 7월부터 0.25%p씩 다섯차례 오른 끝에 3.25% 수준에 묶여 있었다.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하한 것은 세계경제가 가파른 침체국면에 빠져들고, 그 여파로 국내 실물경제가 급속히 하강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00조원 짜리 시한폭탄'으로 지목된 가계부채의 위험보다 대내외 위협요소를 더 시급한 과제로 인식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는 불황국면이다.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으로 선진국은 물론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국내 경제는 당초 기대했던 '상고하저'가 아닌 '상저하저'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2.8%로 2년 3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당초 3.7%로 봤던 올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끌어내렸고, 13일 수정 전망을 발표할 한은도 기존 3.5%인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 확실시 된다.
최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통화정책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동조하는 측면도 있다. 세계 주요국들이 돈 줄을 푸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외 금리격차로 인해 외화유입이 급증하고,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올라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점도 또다른 배경으로 관측된다.
이제는 금리인하가 이번 한번으로 그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13일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한은이 향후 상황에 대해 어떤 진단을 할지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