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할리우드 볼 "K - POP 포에버" 외치다
입력시간 : 2013.04.29 07:02:26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 성료 세대·
국적 뛰어넘는 무대 2만명 열정 응원으로 화답
YB 윤도현 애국가에 뭉클
"내 노래 싸이때문에 밀려" MC하하 능청멘트엔 깔깔
27일(현지시간)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볼에서 열린‘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KOREAN MUSIC FESTIVAL)’을 구경온 2만 명의 관객이
K-POP 스타들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제공
그룹 제아파이브가 2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볼에서 개최된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에서 열창하고 있다.(위) 10대 외국인 고등학생부터 60대한국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한 관객들은 뜨겁게 응원했다. (아래) 미주한국일보 제공
음악이 그렇다. 처음 듣는 노래도 따라 하게 되고, 무슨 말이지 몰라도 마음이 동한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K-POP은 그 힘이 더욱 셌다. 현지시각으로 27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할리웃보울에서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KOREAN MUSIC FESTIVAL)'이 개최됐다. 2만 명의 관객은 "코리안 뮤직 포에버(Forever)"를 외쳤다. 세대가 뭉치고 인종이 무의미한 '대통합의 장'이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 한국일보가 주최한 이 공연은 이민 1세대를 비롯한 한인들을 보듬는 '한국 행사'를 넘어 10대 외국인 고등학생부터 60대 한국 중ㆍ장년층까지 끌어 모으는 '로스앤젤레스대표 행사'로 굳건한 입지를 과시했다.
비스트와 제아파이브 쥬얼리 비투비 등 K-POP 열풍의 주축인 아이돌그룹은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의 주인공이었다. 한인들은 물론, 뉴욕텍사스 등 미주지역에서 온 팬들과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 몰린 해외 팬들의 호응이 공연의 정점을 찍었다. 포문을 연 비투비는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슈퍼스타' '베이비 원 모 타임'으로 '홍일점' 무대를 선보인 쥬얼리의 관록은 삼촌 팬들을 녹였다.
제아파이브는 제국의아이들의 '후유증'을 부르며 함께 하지 못한 멤버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10분 여의 공연을 위해 이날 아침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이날 저녁 한국으로 돌아간 임시완은 팬들에게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5시간 넘도록 이어진 공연이 끝까지 힘을 잃지 않은 건 비스트의 역할이 컸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픽션' '쇼크' '별 헤는 밤' 등의 무대가 시작되자 할리웃보울은 마치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이 된 듯했다. 비스트의 공식 팬클럽 특유의 색깔인 은빛으로 물든 헐리웃보울은 서울과 물리적ㆍ심리적 거리감이 없는 듯 느껴졌다.
트로트 가수들은 '명불허전'이었다. 김범룡의 '친구여'와 혜은이의 '열정'은 공연 3시간이 지난 뒤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끌어올렸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옷을 꺼내 입은 관객들도 한 손엔 와인 잔을, 다른 한 손엔 야광봉을 들고 객석을 휘저었다. 국악인 오정해의 판소리 가락과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 표 트로트는 옛 감성에 취하게 했다.
이날 공연은 지금까지 개최된 할리웃보울 중에서도 모든 연령층의 관객 만족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 아이돌그룹이 10~20대를 움직이고 트로트가수들이 50~60대를 사로잡았다면 30~40대 관객은 MBC '일밤-나는 가수다' 애청자들의 연장선상이었다. 밴드 YB와 국카스탠, 가수 BMK가 그 중심에 있었다.
보성고등학교 동창회 멤버로 오랜만에 뭉쳤다는 35년 지기 '친구'들은 "지난 1년 동안 '나는 가수다'를 보며 얼마나 희열을 느꼈는지 모르다"면서 "작년엔 박정현이 왔었는데 올핸 더 젊은 가수들이 온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YB의 윤도현이 부른 애국가에 눈망울을 적신 이들은 '담배가게 아저씨'와 '잊을게' 등의 '록 스피릿'에 맞춰 열광했다. "10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며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큰 공연을 개최해서 이어왔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힘들 땐 우리를 생각해달라"는 말로 '나는 나비' 무대를 선보인 YB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K-POP의 신(新)바람'도 불었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가수 겸 방송인 하하는 MBC '무한도전'으로 발표한 '어느 작은 꼬마 이야기'를 선보였다. "빌보드에서도 화제를 모은 곡인데 싸이 때문에 밀렸다"는 능청스런 멘트로 해외 팬들을 웃겼다.
원조 발라드 왕자 조성모의 10년 만에 '코리안 뮤직 페스티벌' 방문은 시끌벅적한 할리웃보울을 '조용한 함성'으로 채웠다. '가시나무'는 관객들을 울렸고 '다짐'은 쌀쌀한 날씨로 여민 옷깃을 젖혔다.
올해 할리웃보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제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 어느 때보다 서민 경제가 어려워 지갑이 얇은 상황이었지만 K-POP의 높은 인기와 싸이 추신수 류현진 등 한국기업 광고모델의 인지도, 공연에 참여한 현대기아차 농심 CJ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 등이 시너지를 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가수들은 "내년, 내 후년이 아닌 20,30년이 지나도록 활기를 띠는 장수 브랜드 공연으로 남아 한국인들의 자긍심과 K-POP의 세계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