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글 하수정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애니메이터 이상준과 성지연이 한국을 찾았다.
개봉을 앞둔 3D 애니메이션 '에픽: 숲속의 전설'에서 이상준은 수석 캐릭터 디자이너로, 성지연은 라이팅 수퍼바이저(조명감독)로 각각 활약했다. 이상준과 성지연은
블루스카이 소속으로 이곳은 드림웍스, 픽사와 함께 할리우드 3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중 하나다. 20세기폭스가 2002년 '아이스 에이지1' 이후 블루스카이를 인수했다.
이상준은 2005년 블루스카이에 입사해 '호튼'(2008), '리오'(2011)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했고 '피넛츠'를 준비하고 있다. 입사 10년이 넘은 성지연은 '
아이스 에이지2'(2006), '호튼'(2008), '아이스 에이지3'(2008), '리오'(2011), '아이스 에이지4'(2012) 등에 참여했다. 2014년 개봉 예정인 '리오2'를 작업 중이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이상준은 감독이 어떤 캐릭터를 원하는 지, 캐릭터가 스크린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꼼꼼히 체크한 뒤 작업한다. 이상준은 "'에픽'은 총 제작 기간 10년 걸렸다. 기획단계부터
프리 프로덕션만 5년 했다. 시간을 많이 투자한 만큼 새롭고 리얼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신경 쓴 부분을 언급했다.
이상준이 캐릭터를 완성하면 성지연은 조명을 이용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50명을 관리하는 조명 감독으로 개봉 직전까지 마지막 작업을 담당한다. 성지연은 "조명으로 색감과 명암을 만든다. 컴퓨터 안에서 한다 뿐이지 실사 영화와 똑같다. 배우를 앞에 놓고 예쁘게 표현하기 위해 조명을 비추는 것처럼 컴퓨터 프로그램 안에서 캐릭터를 두고 조명을 맞춘다. 관객이 봤으면 하는 부분을 조명으로 부각시켜 시선을 끈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서 좋은 반응은 얻은 '에픽: 숲속의 전설'은
멕시코, 콜롬비아, 체코 등 9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할리우드 스타
아만다 사이프리드, 조쉬 허처슨, 콜린 파렐,
비욘세 놀스,
크리스토프 왈츠, 스티븐 타일러 등이 더빙에 참여했다. 국내 더빙에는 카라
한승연이 용감한 소녀 엠케이를, 2AM
정진운이 숲의 전사 노드를 각각 맡았다.
성지연은 "미국 현지 사람들이 한국 아이돌 그룹,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다.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상도 안 되는 일이다. 요즘 뿌듯할 때가 많다. 나보다 미국 사람이 한국 음악을 더 잘 알더라"고 달라진 한국 문화 위상에 대해 설명했다.
한승연, 정진운 팬을 자청한 이상준은 "미국에서 한국이 잘 알려졌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유학 갈 때만 해도 대부분 한국을 몰랐다. 싸이가 유명해지고 한국 문화가 관심을 받으면서 한인 타운에도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증언했다.
이상준은 "한국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시도하고 있다. 한국 감독님을 몇 번 만났고 애니메이션 시장을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힘들지만 하루빨리 뛰어난 인력들이 활발히 활동하면 좋겠다. 내게도 좋은 기회가 오길 바란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이스 에이지1' 감독이자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공동 창립자 크리스 웻지가 연출을 맡은 '에픽: 숲속의 전설'은 우연히 신비로운 숲의 세계에 빠져든 소녀 엠케이가 숲의 전사 노드와 함께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이들에 맞서 대결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8월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