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EVOLUTION
① SM 원천기술의 진화론
SMP 혹은 SM Music Performance. 화려한 퍼포먼스와 꽉 짜인 군무 위주의 댄스 음악을 가리키는 이 단어는, H.O.T.나 신화가 등장하던 시기만 해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특유의 취향을 뜻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현재 수많은 아이돌 그룹의 무대에서 ‘칼군무’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듯, 시간이 흐르며 SMP는 아이돌 그룹이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데 필요한 어떤 요소들을 담은 기술이 됐다. 특히 최근 컴백한 SM 소속의 두 그룹 f(x)의 ‘첫 사랑니’와 EXO의 ‘으르렁’은 의상과 안무뿐 아니라 티저, 뮤직비디오, 앨범 아트워크 등 음악을 둘러싼 모든 분야의 콘셉트가 정확히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되고, 무대는 노래와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팀의 구체적인 캐릭터까지 담아내는 장소로 기능한다. 아이돌 산업의 규모화와 전문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지금, 시대에 발맞춘 SMP의 이런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그래서 <아이즈>는 SMP의 현재가 갖는 의의를 분석하고 SMP의 A to Z가 담긴 백과사전을 만들었다. 더불어 EXO ‘늑대와 미녀’, ‘으르렁’의 안무를 만든 심재원, 황상훈과의 인터뷰, ‘으르렁’ 버전의 ‘아이돌 아이템풀’ 역시 준비했다. 말하자면,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인 ‘SMP EVOLUTION’에 관한 안내서다.
검색창에 치면 ‘대칭형 다중 프로세서(symmetrical multi-processing)’라는 해석이 뜬다. 사전에는 없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있다. SMP, 즉 ‘SM Music Performance’는 1996년 H.O.T.의 ‘전사의 후예’부터 2013년 EXO의 ‘으르렁’까지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가수들의 팬덤을 만들고 결집시켜 온 일종의 원천기술이다. 초창기 사회비판적 가사와 강렬한 사운드, 파워풀한 군무로 대표되었던 SMP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트렌드의 변화를 겪으며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하는 중이다. 딱 보면 알 수 있지만 한마디로 설명되지 않는 SMP의 이론과 실제, <아이즈>에서 ‘SMP 대백과사전’으로 준비했다.
심재원과 황상훈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퍼포먼스 디렉터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 직책은 지금 SM이 대중음악산업에서 갖는 경쟁력의 단서 중 하나다. 그들은 안무가는 아니지만 안무를 의논하고, 뮤직비디오 감독은 아니지만 뮤직비디오의 시안을 만들기도 한다. SM 소속 가수들이 안무를 가장 잘 소화하게 하는 것도 이들의 일이다. 특히 EXO의 ‘으르렁’은 이들이 하는 일을 종합적으로 보여준 결과물이다. 이들은 외국 안무가 닉 베스가 만든 안무를 EXO가 소화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은 물론, 안무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방법을 찾다 원 테이크 뮤직비디오를 생각해냈다. 직접 카메라를 들고 뮤직비디오에 필요한 시안도 찍었다. 15년 동안 한 회사에 있으면서 가수 블랙비트로, 뮤지션 비트버거로, 그리고 SM의 퍼포먼스 디렉터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 SMP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는 춤으로 시작해 영상 전체로,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이어졌다.
[세 줄 요약]
CONCEPT: 10대 남자아이
MUSIC: 사랑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들에게 뺏기기 싫은 센 남자의 마음
STAGE: 카메라 워크까지 조종하는 대형과 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