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한류 10주년 실행위원장 요코다씨
출처 연합뉴스|입력 2013.08.13 16:12|수정 2013.08.13 16:12
"한류 팬들이 참가하는 축제 마련하고 싶어요"
(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한류를 잊지 않고 여전히 사랑해 주시는 팬들이 참가하는 축제의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2003년 4월 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방송 이래 한류 비즈니스를 하는 일본 현지 업체들이 올해 발족한 한류 10주년 실행위원회(hanryu10.jp)가 실시 중인 '한국 드라마 대상'의 투표자수가 최근 6만 명을 넘어섰다.
이를 계기로 13일 한류 콘텐츠 전문배급사인 SPO의 마케팅본부장인 요코다 히로시(橫田博) 한류 10주년 실행위원장을 도쿄 롯본기의 SPO 본사에서 만났다.
요코다 씨는 "지난 10년간 한류 시장은 여러 기복이 있었지만 작년 여름부터 양국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라면서 "그런 위기감 속에서 한류 관련 업체들이 모여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실행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행위원회는 한류 팬들에게 감사하면서 새로운 팬들을 넓히는 등 앞으로의 한류 10년을 모색하고자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행위원회는 처음엔 방송, 출판, 콘텐츠 배급 등 한류 관련 비즈니스를 해온 일본 기업 7곳에서 출발했다가 현재 39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요코다 씨는 "참여업체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이 강하다는 방증이자 새로운 돌파구를 공동 모색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팬들이 뽑는 '한국 드라마 대상'도 단순히 순위를 매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베스트5를 투표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와 작품들을 정리하는 기회로 활용해 다시 한번 그 작품을 찾아보게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 대상'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에 걸쳐 투표를 진행한 후 이를 바탕으로 '작품상 베스트 5' '남녀배우상 베스트 3'를 선정해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또 오는 22일 중간발표를 통해 연말에 개최할 수상식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 내 한류의 의미에 대해 "일상생활을 그린 작품을 통해 식생활, 패션 등으로 관심이 넓어졌으며, 함께 웃고 울면서 한국이 가까워졌고 한국인을 좋아하게 됐다"면서 "배우와 팬들이 서로 가족이라고 부르는 것에 알 수 있듯이 드라마를 통해 한일 간의 정치적 갈등도 완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류 콘텐츠의 당면 문제에 대해 "드라마가 일상에서 멀어지면서 친근함이 감소된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 만들어진 영화적인 드라마가 도리어 일본 내 한류 팬들의 중독성을 방해한 게 아닐까 여겨진다"며 "화려하고 멋진 미국 드라마에는 없는 한국 드라마만의 매력을 살려야 한다"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요코다 씨는 "새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어려운 시기에 고액의 권리비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어렵게 한다"면서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일 양국의 관계자들이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칠 때"라고 사업자로서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새로운 장르의 다양한 작품들을 꾸준히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팬층의 확대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한류를 사랑해준 팬들의 관심을 계속 어어갈 멜로드라마도 제작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일 양국의 관계가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일본인들의 생활 속에 정착된 한류가 향후 10년, 20년 팬들과 함께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류 10주년 행사가 끝나더라도 어렵게 뜻을 함께한 업체들과 팬들이 매년 정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한류 EXPO' 등을 기획해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 콘텐츠의 차원에서 현지화 전략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이미 제작된 드라마를 사서 일본에서 보여주는 시대가 아니라 일본 업체의 한국법인이 한국 드라마를 제작하고, KBS·MBC·SBS 등이 일본 드라마를 만드는 등 다양한 협력이 모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