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시 기준으로 어제였던 12일.
참 많은 일들이 있었죠.
가장 큰 이슈였던 에일리 사건과 소속사측 공식해명을 보고 있자니 우스운 생각이 들어서 짧은 글 남겨 봅니다.
오피셜인 만큼 댓글도 대체적으로 그게 사실임을 전제 하에 이런저런 의견들이 있더군요.
우선 오해의 여지를 줄이고자 미리 말씀드리는데 저는 가수 에일리에 개인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관심이 없다는게 맞겠고,
그냥 요즘 보기 드문 솔로에 가창력과 외모를 두루 갖춘 재능 있는 신인가수 정도가 딱 제 인지수준 이었죠.
이래저래 사건의 개요를 보니 일반인들의 연애사에도 종종 있을법한,
그냥 흔한 치정사건 정도로 보이더군요. 물론 당사자의 인지도에 의해 공론화 되면 얘기가 달라지긴 하지만 본질 자체는 여러분도 알 법한 딱 그런 수준이더라 이겁니다.
그냥 연예인 데뷔 전에 애인과 은밀한 사진을 주고 받은 적이 있는데 그걸 이용해 전 남친이란 작자가 악용하여 협박과 금품을 갈취하려 하였다.
이걸 있는 그대로 오픈하는 게 뭐가 그리 대수롭냐는 겁니다.
음주운전은 기본이요 절도, 폭행, 마약복용에 심지어는 살인자도 버젓이 활동하는 한국 연예계에서 죄지은 것도 아니고 그게 뭐가 대수라고 이해를 못하겠습니까?
근데 소속사에서 해명이랍시고 내놓은 답변이 액면 그대로 믿기엔 너무나 허술하다보니 되려 불쾌감이 느껴지더군요. 몇가지만 짚어 보겠습니다.
사진촬영의 목적은 속옷모델 심사를 위해서였다?
공식해명에는 촬영에 응했다 또는 촬영 되어진 이라는 피동적 문구가 나옵니다.
촬영을 제의를 해 온 측에서 해줬다는 의미가 되겠죠.
그런데 촬영장소가 다름아닌 그녀의 방 입니다. (이 부분은 노래 동영상에 나오는 배경과 비교한 추측이지만 단순히 배경만 보더라도 스튜디오 등의 환경으로 보기엔 무리이므로)
여기서 몇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나중에 확인 한 바에 의하면 인터넷을 이용한 신종사기 수법이라 칭했다고 하니 이메일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촉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것만 믿고 낯선 촬영팀을 젊은 여성이 자신의 방까지 초대하여 전라 노출로 촬영을 한다?
그리고 애초에 범죄를 목적으로 남의 집에 침투하여 젊은 여성을 나체로 만들어 놓고는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이 촬영만 마치고 사라진 후 연락이 두절된 사기단은?
어느쪽이든 황당하지 않습니까?
어리고 철없을 때의 일이라는 발언도 있는데 미국은 대체적으로 20세 정도면 독립을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지라 10대 후반만 하더라도 독립심이 굉장히 강하고 그에 걸맞는 성숙한 사고수준을 가집니다.
2008년 사건이라고 하니 미국나이로 19살때 였군요.
우리나라의 공부만 하는 고등학생들과 비교하면 안됩니다.
가장 결정적인건 그 범인들에게 그럴만한 이유가 뭐냐는 겁니다.
피해자들이 속을만한 각종 장치들-예컨데 촬영 장비나 유명 속옷메이커를 사칭한 그럴싸한 홈페이지라던가 말이죠
-까지 마련했을텐데 그렇게까지 해서 그들이 과연 무엇을 얻었냐는 거죠.
곧 신고 당해서 추적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들이 얻을 이익이라곤 인근 여대생들의 나체사진 몇장이 전부 일진데 그걸 범죄의 이유로 보긴 힘들다는 겁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이미 경찰에 신고를 한 상태에서 남자친구와 상의를 했다는 부분입니다.
낯선 촬영팀을 집안에 들이는 동안 과연 그녀의 가족들이 아무도 몰랐을까 하는 부분은 둘째치고 그런 민감한 부분에 대한 상의를 가족들은 모르게 남자친구와 한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의심스러운 부분은 제가 유출된 사진을 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인데
사진상의 배경이 되는 문고리나 선풍기의 위치와 거리가 유튜브에 노래 영상을 올리던 앵글과 거의 유사하다는 겁니다.
그 앵글이 나오려면 기존 컴퓨터가 있던 자리에서 촬영을 했다는 건데 상식적으로 그럴 이유가 없죠.
한마디로 웹캠을 이용한 셀프 촬영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2008년이라고 하니 한국나이로 20세쯤 되겠네요.
그나이에 애인이랑 알몸사진 교환하거나 사랑하는 행위 촬영하는 건 전혀 부끄럽거나 대수로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요즘 젊은 세대에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있죠.
근데 그걸 굳이 사기를 당해 전라 촬영을 한 걸로 포장을 해서 해명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아쉬움에 이런 글을 남깁니다.
물론 소속사측 해명이 사실일 수도 있겠죠.
더워서 옷벗고 동영상 찍었다는 뷰티박 얘기도 사실일 수 있고 알몸인 채로 침대 위에서 병문안 갔다는 멸치 얘기도 사실일 수 있듯이 말입니다.
때론 복잡해 보이는 문제도 정면 돌파가 가장 확실하고 쉬운 해결책일 때가 있습니다.
모쪼록 에일리씨 힘내서 위기 극복하고 앞으로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다들 편안한 밤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