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의 ‘K뷰티 아카데미’ 현장
24명 모집에 140명 신청해 성황
“한국 배우와 K팝 가수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예쁘고 멋질까’ 생각 들어”29일 오후 프랑스 파리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뷰티 아카데미’에 참석한 파리에 사는 유치원 교사 보시야 씨(26)는 강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노트에 빼곡하게 받아 적었다. 보시야 씨는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와 K팝 가수들을 매일 보다보니 어떻게 저들은 저렇게 예쁘고 멋질까 하는 생각에 화장법을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자연스러운 내츄럴 화장법을 즐겨하지만 씨엘의 눈꼬리가 올라가는 카리스마 있는 아이라이너 눈화장이 너무 멋있다”고 말했다.문화원은 올해 처음으로 K뷰티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K팝과 함께 K뷰티는 파리에서 한류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2시간 수업으로 두 번 진행되는 이번 아카데미에는 24명 모집에 140명이나 신청했다. “오늘 수업 주제는 K팝에 나오는 아이돌이 즐겨하는 ‘센 언니 화장법’으로 큰 눈과 작은 얼굴을 부각시키는 컨셉입니다.”다양한 인종의 참석 여성들은 강사로 나온 최대균 메이크업 디렉터의 시범을 보면서 광대 밑 얼굴의 V존, 미간 사이를 중심으로 한 T존부터 입체 화장을 시작했다. 과감한 아이라인 등 5가지 화장법을 따라하며 즐거워했다. 최 디렉터는 “전체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프랑스 화장법과 달리 한국 화장법은 피부톤과 아이라이너 등 디테일한 부분에 강점이 있다”며 “화장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보니 프랑스 여성들이 한국 화장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수업에는 프랑스의 화장품 유명 블로거도 2명 참석했다. 프랑스에서는 설화수나 투쿨포스쿨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한국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화장품 전용 온라인 사이트도 성업 중이다. 우유샵 닷컴 피에르장 케르마봉 대표는 “K뷰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1년 반 전에 한국 화장품만 판매하는 사이트를 열었다”며 “안티에이징, 여드름 피부 전문 화장품이 잘 팔리는데 구매자 연령층이 다양하고 단골 고객이 많다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 행사에 앞서 문화원에서는 K팝 아카데미도 열렸다. 올해 3회를 맞는 K팝 아카데미는 K팝 댄스반, 보컬반 등 6개 반이 개설돼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매일 90분 씩 2주 동안 수업을 진행해, 다음달 16일 파리 짐나즈 마리벨 극장에서 열리는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프랑스 예선에서 특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에서 온 이수진 강사는 “파리 학생들이 선생보다 더 많은 K팝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춤의 기본기를 알려줘서 어디든 응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는 수업 첫 날 한글 이름을 하나씩 지어줬다. 리듬과 댄스에 매료돼 K팝에 관심을 갖는 프랑스인들은 한국 가사의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글의 친숙도를 높여 K팝의 매력을 더 높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