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나쁜 남자가 지닌 장식적인 효과 때문이다. 잘생긴 외모와 멋진 몸매를 가진 남성과 함께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은, 때때로 다른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배정원 소장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여성이라도 된 듯한 우쭐한 기분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계속 나쁜 남자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둘째,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과 정복욕 때문이다. 나쁜 남자들은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간섭하고 통제하려 들수록 멀어진다. 또한 나쁜 남자들은 상대방에게 호락호락 쉽게 잡히지 않는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을수록 여성들은 나쁜 남자에게 더 집착하게 된다. 아울러 ‘언젠가는 저 야생마 같은 남자를 내 남자로 만들고 말겠다’는 정복욕 또한 커져간다. 이런 열망이 클수록 나쁜 남자의 곁을 맴돌게 된다.
마지막은 ‘이 남자가 언젠가는 달라지겠지’라는 헛된 희망 때문이다.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여성이 진심과 정성을 보여줄수록, 나쁜 남자는 이기적이게도 그것을 이용하려 든다. 대개의 나쁜 남자들은 다른 여성과의 교제경험이 많기 때문에 여성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 특히 나쁜 남자 중에는 ‘자신이 못되게 굴더라도, 여자가 자신의 곁에 남아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경우가 많다.
배정원 소장은 “나쁜 남자들에게 본능적으로 끌릴 수도 있으나, 사귈수록 자기 존중감이 박탈되는 관계이면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다”며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자신감이 회복되지 않는 관계에서는 건강한 사랑이 싹틀 수 없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나쁜 남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착과 정복욕, 과시욕 등으로 파트너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에서 한 발짝 물러나 스스로의 상태에 먼저 주목해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집착으로 변질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