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연기자'에서 어엿한 '연기자' 타이틀을 거머쥔 윤계상, 에릭, 옥주현, 황정음부터 임시완, 윤두준, 서인국, 서현진 등은 가수로서의 인기를 업고 배우들의 터전을 노린다는 싸늘한 시선을 이겨내고 지금의 '연기돌' 생태를 다져 놓았다.
이제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 할 것 없이 아이돌 한두 명 없는 배우진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연기력 논란은 최고 인기의 아이돌 그룹이라도 피할 수 없다. 편견을 깨는 도전이라기보다 화제를 모으고 시청자, 관객을 모으는 '영업수단'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충고도 따른다.
'노래 좀 하는' 연기자가 될지, '노래만 해야 하는' 연기지망생에 그칠지는 그들의 마음가짐과 연기에 임하는 태도에 달렸다고 하겠다.
노래실력과 현란한 춤으로도 가릴 수 없는 연기돌들의 '발연기' 논란을 짚어 보았다.
◆엑소도 넘지 못한 연기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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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이지은(왼쪽)과 변백현. <사진=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캡쳐> |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아이유(이지은)와 엑소 멤버 변백현은 드라마의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간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 '프로듀사' 등 조연을 거쳐 주연으로 여러 작품에 출연했던 아이유는 본명 이지은을 내걸고 연기자로서의 의지를 다졌지만 원작 인물과 비교되면서 드라마 초반 싸늘한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백현은 드라마 첫방송 이후 몸짓 연기나 대사 소화력이 다소 어색하다는 발연기 논란에 휩싸였다.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백현의 연기력이 극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달의 연인'은 사전제작된 작품이라 시청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점도 논란을 지피우고 있다.
같은 그룹의 디오(도경수), 수호, 시우민, 찬열 등이 먼저 연기에 발을 들여 좋은 평가를 들었던 만큼 백현의 이번 연기력 논란이 연기돌 계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하겠다.
◆국민첫사랑 수지의 인생연기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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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 특별기획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김우빈(왼쪽)과 배수지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6.07.04 김유근 기자 kim123@focus.kr |
100억원대 제작비, 100% 사전제작, 김우빈과 수지의 조합, 이경희 작가 등 방송 전부터 제2의 '태양의 후예'라며 기대를 모았던 '함부로 애틋하게'는 초라한 시청률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첫사랑이 된 수지는 드라마 '빅', '구가의 서'에 이어 '함부로 애틋하게'에서도 연기력 논란을 이어오고 있다. 영화 '도리화가'에서 주연을 꿰차면서 발전의 모습이 비쳤으나 흥행 참패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연기력 풍파는 계속되고 있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자막 없이 못 봤던 남태현의 발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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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SBS '심야식당' 패러디 영상 캡처> |
1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면 그룹 위너의 멤버 남태현의 '흑역사'라 할 수 있는 '심야식당' 연기를 꼽을 수 있다.
SBS 토요드라마 '심야식당'에서 남태현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 민우역을 맡았다. 그는 민우가 음식을 먹으며 감정이 극대화되는 장면에서 부정확한 발음과 표정연기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남태현의 연기 장면은 자막이 입혀져 움직이는 짤로 공유되었고, 패러디 영상까지 나오며 아이돌의 대표적 발연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첫 연기임에도 작품과 인물에 대한 준비성 부족으로 비판을 받은 그는 후에 tvN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에 출연해 박신양에게 연기수업을 받기도 했다.
◆원작 팬들의 우려 날려버린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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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tvN '굿와이프' SNS> |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예고편이 처음 나왔을 때 전도연과 유지태, 윤계상 외에 큰 키의 낯익은 여자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주인공은 김단 역을 맡은 애프터스쿨 출신의 나나.
슈퍼모델답게 몸매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로 뽑히며 한껏 물오른 외모를 자랑했던 나나는 국내드라마 데뷔작에서 도도하면서도 비밀을 감춘 조사원 김단으로 분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단연 돋보이는 미모와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나나는 현재 영화 '꾼' 출연 제의를 받고 검토 중이다.
◆류화영·한승연, 연기 계속하길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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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JTBC '청춘시대' 홈페이지> |
각각 티아라와 카라로 데뷔해 걸그룹 계보를 이었던 류화영과 한승연은 얼마전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에서 친구로 출연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동안 마이크를 내려놓고 연기를 쉬지 않았던 노력이 빛을 본 경우라 하겠다.
류화영은 '티아라 왕따사건'으로 탈퇴 후 배우로 전향해 그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력을 다져왔다. 도회적이고 화려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탓에 이미지 변신이 쉽지 않았다. '청춘시대'에서 맡은 강이나 역은 돈 많은 남자를 스폰서로 삼아 하루하루 살아가는 24세 여성.
류화영은 '센 언니' 캐럭터답게 대사 처리부터 표정, 눈빛까지 회를 거듭하며 다가가기 쉽지 않지만 남모를 아픔을 간직한 강이나를 잘 표현해 드라마의 인기에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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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JTBC '청춘시대' 홈페이지> |
'장옥정, 사랑에 살다' ' 왔다 장보리' '여자 만화 구두' 등에 출연했지만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던 한승연은 '청춘시대'에서 밉상이지만 평범한 연애를 꿈꾸는 정예은 역할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제목답게 여러 청춘들의 삶을 대변하기에 한승연의 다양한 표현력이 제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렸다는 네티즌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http://www.focus.kr/view.php?key=2016090100131902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