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한국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은 다음 달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를 앞두고 홍보 영상을 2가지 버전으로 제작. 브랜드 모델은 한류스타인 배우 현빈이지만 걸그룹 미쓰에이의 중국인 멤버 페이를 앞세운 영상도 따로 만들었다.
메디힐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고조됐던 7~8월보다 한류 제재 바람이 다소 누그러졌다는 해석도 있지만 분위기가 시시각각 변한다고 보는 게 더 맞다" "한류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가 대규모 쇼핑행사를 망칠까봐 중국인 모델 마케팅도 동시에 준비하는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의 사드 갈등이 한류스타를 앞세운 국내 화장품 ·패션 기업의 마케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중국 유통기업들이 광군제를 앞두고 한국 업체에 "한류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 등 극심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 중국 정부가 '금한령(한국 연예인 방송출연 금지조치)'을 내렸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유통 기업들도 몸을 사리고 있는 것.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한류 스타를 적극 활용하고 싶지만 중국 정부 눈 밖에 날 것이 두려워 자제하는 분위기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전속 모델 엑소 중 중국인 멤버 레이만 광군제 마케팅에 활용하기로 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 연예인 출연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며 "방송·영화 등 문화 사업 뿐 아니라 뷰티·패션사업 한류 마케팅을 펴는데도 보이지 않는 제약이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기조나 정책 방향이 언제, 어떻게 바뀔 지 몰라 답답하다"며 "최근엔 사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지만 언제 다시 터질 지 모르는 휴화산 같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도 정부 눈치를 보느라 사업 전략이 수시로 바뀐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의 경우 지난달까지 한류스타 마케팅을 전면 중단 했지만 이달 들어 일부 한국 입점 브랜드에 한류스타 사인회 생중계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