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최근 행보는 매우 놀랍다.
수치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걸그룹 SES, 핑클, 소녀시대, 투애니원, 원더걸스 등 굵직한 스타 걸그룹의 계보를 잇거나 넘어서는 팀으로 손꼽힌다. 바야흐로 톱A급 걸그룹의 탄생이다.
트와이스가 거두고 있는 기록은 모두 역대급에 가깝다.
통합음악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 24일 발표된 이들의 세 번째 앨범 <TT>(티티)는 지난 1주일간 모두 16만5000장대의 음반 판매량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단 1주일 만에 이뤄낸 성적은 올해 음반을 발표한 걸그룹 중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여성 가수 중 최고 기록은 따놓은 당상이다.
트와이스는 나아가 지난 3년간의 기록도 가볍게 경신했다.
지난 2015년 걸그룹 중 최고 판매 기록은 소녀시대 5집이 거둔 14만5044장, 2014년 최고 기록은 소녀시대 4집이 기록한 16만3209장이었다.
트와이스의 한 관계자는 1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음반이 나온지 불과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일 내로 걸그룹계에서는 일종의 ‘넘사벽’이라고 일컫는 20만장의 음반 판매량 기록 또한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도 주목해볼 만하다.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인기 남성 그룹들의 위용까지 넘어서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한 노래 ‘TT’의 뮤직비디오는 42시간만에 1000만 조회수, 114시간 만에 2000만 조회수를 각각 기록하면서 남녀 아이돌을 통틀어 최단 시간 내 돌파 기록을 썼다. 세계적인 열풍의 주인공인 싸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K팝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음반 뿐 아나리 다양한 소동 역시 이들의 존재감을 빛낸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8> 트와이스 편은 예상대로 시즌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가요계는 물론이거니와 JYP 내부에서도 이들의 빠른 속도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소속사 관계자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고 더 거세 놀랍기만 하다”면서 “올해 상반기를 달궜던 ‘치어 업’ 활동 보다도 그 속도감이 최소 2배에서 수배에 이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이들의 이번 활동이 사실상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아직 멤버들의 개별 예능 활동도, 해외 활동도 본격화되지 않았다.
더구나 데뷔 이후 1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팀 연혁을 고려한다면 향후 활동이 쌓아 올릴 누적 기대치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시간도, 향후 운신의 폭도 모두 이 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속사에 따르면 아직 트와이스의 해외 활동은 가시화된 것이 없다고 한다. 올해에도 국내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트와이스가 차츰 국내 시장 규모를 넘어서는 팀이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내년 이후부터는 글로벌 활동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가요계는 이들의 성공 배경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가요 제작사 ㄱ이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의 만남에서 “이들의 히트 배경을 이해해야만 지금의 시장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들의 콘셉트, 그리고 팀 구성, 성공 과정이나 시스템 등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 ㄴ씨는 “기존 가요계에서 톱그룹이 한 팀 탄생할 때마다 걸그룹 시장 전체의 외연 자체가 확대됐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제2, 제3, 제4의 걸그룹 자리를 놓고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