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판이 팬덤화 되고 갈 수록 그사세화 되어가고 있는 건 맞습니다. 근데 원인을 잘못 짚었어요. 비판하시는 분들 매번 하는 소리가 갈수록 대중성을 잃어가고 그사세화 되고 마치 akb처럼 되어간다 뭐 이런 건데..
지금 그사세화 되고있는 건 아이돌 뿐만 아니라 음악, 더 나아가 모든 문화산업의 전반적인 현상입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TV나 라디오 등 극히 일부 매체가 일방적으로 쏴주고 대중은 단순히 받아들이던 예전과 달리 미디어 자체가 다변화, 세분화 되고 대중들은 직접 원하는 것을 찾아서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구 미디어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생산자들도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고 매니악한 분야도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는 등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좋은 환경이 갖춰지고 있지만 반대로 어떠한 사건이 있지 않는 한(쁘걸, 크레용팝 등) 예전처럼 자고 일어났더니 국민 모두가 아는 스타가 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게 된 거죠.
이러한 시대의 조류가 가장 먼저 닥친 분야가 바로 애니, 게임같은 서브컬쳐 분야인데 흔히 일본애니 예전만 못하다고 하죠? 콘솔 게임도 요즘은 PC, 모바일 등 다른 것도 많아서 예전만 못한 것 같고.. 맞습니다. 대중성 면에서는 분명 그래요. 근데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매출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중매체들도 이 과정을 겪고 있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요즘 히트한 드라마중에 허준, 첫사랑같은 소위 국민드라마가 있나요? 현 팝씬에서 제일 잘나가고 있는 애드시런, 위켄드, 빌리아일리시 이런 사람들을 마이클잭슨, 마돈나, 휘트니휴스턴 같은 가수들에 인지도로 비빌 수 있을까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문화산업 전체가 이러한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재즈나 메탈, 클래식처럼 장르화 되어가고 있는 거죠.
만약 여러분들 말대로 아이돌이 수준이 떨어지고 아이돌'만' 그사세화 되어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는 거라면 그 대체재들, 즉 싱어송라이터나 다른 장르음악 뮤지션들이 확 치고 올라와 가요판을 집어삼켰어야 합니다.
근데 자 보세요. 싱어송 라이터들 지금 잘나가나요? 소위 잘나가는 건 우리가 아는 그 몇몇 스타들이지 신성들은 거의 보이지도 않고 보여도 대부분 기계 의혹이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부터 열풍이 불었던 힙합.. 얘들은 더 그사세예요. 락은 아예 전멸이고요.
여기서 눈여겨 볼 건 최근 몇 년간 열풍(?)이 불고 있는 트로트입니다. 임영웅 지금 광고 도배하고 갤럽 조사에서 1위 싹쓸이 하고 있는 거 아시죠? 근데 이거 체감 되시나요? 그렇게 대단하다는 임영웅 신곡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겨우 음중, 더쇼 1위 한번씩 반짝하고 급떡락했습니다.
또 바로 이전에 엄청났던 송가인.. 얘는 더 심한데 아예 노래(트로트가 나는 좋아요) 자체가 심하게 폭망했고 심지어 미스트롯으로 그렇게 버프받고도 초동을 3800장 밖에 못 팔았어요. 팬덤 불리고 낸 2집도 겨우 7800장 팔았고요.
재밌는 건 트바로티 김호중인데 얘 앨범 두 장 각각 무려 53만, 51만을 팔았습니다. 합이 100만이 넘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건 하나는 클래식 음반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클래식 수요가 이렇게 많았던 가요? 아니 클래식은 커녕 무려 53만씩이나 판 트로트앨범 노래 아는 사람 있나요? 참고로 얘 팬카페 회원 수 겨우 10만 정도입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 세 명의 사례에서 느낄 겁니다. 아이돌판이랑 똑닮았다는 걸.. 그 대체재들도 이미 그사세화 되어가고 있는 거예요. 더군다나 이쪽은 구미디어(TV조선)가 파생시킨 스타들입니다.
쓰다보니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비판하는 건 좋습니다. 저 또한 문제점이 많다고 보고요. 다만 비판하기 전에 먼저 현상을 똑바로 보고 비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방연게보면 억지로 아이돌 까내리면서 한물간 옛날 가수들 올려치기 하는 사람들 너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