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MBC 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르완다 편에 이어 벨기에 편성으로 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는 르완다 3인방의 한국에서의 일주일 여행이 끝난 뒤 다음 주 방송될 예고편이 공개됐다. 이날 예고편에는 벨기에 현직 PD 3인방이 한국을 찾는 모습이 담겼다.
르완다 편에 이어 벨기에 편이 편성된 것이 왜 문제인지는 두 나라의 관계를 먼저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땅이 비옥하고 강수량이 풍부한 나라다. 하지만 1919년 벨기에가 르완다를 통치하면서 르완다 대학살의 비극이 시작됐다.
벨기에는 르완다를 통치하기 위해 르완다에 살고 있는 후투 족, 투치 족, 트와 족 중 투치 족 사람들을 이용했다. 전체 국민의 85%를 차지하는 후투 족은 농사를 지었고 14%에 불과하는 투치 족은 소를 키우는 부족이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소가 큰 재산이기 때문에 후투 족 보다 투치 족이 더 부유했다. 벨기에는 투치 족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며 차별을 했다.
특히 후투 족과 투치 족을 구별하기 위해서 벨기에는 신분증에 반드시 종족을 적도록 했다. 이로 인해 두 부족의 감정을 골이 깊어졌다.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르완다는 투치 족과 후투 족의 분쟁이 시작됐다. 독립 이후 주도권을 잡은 투치 족은 1973년 후투 족의 쿠데타로 인해 우간다로 도망쳐야 했다.
1994년 후투 족인 르완다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후투 족 강경파들이 투치 족을 학살했다. 르완다 대학살이 발생하면서 100만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게 됐다. 르완다 대학살은 하루에 1만명, 한 시간에 400여 명, 1분에 7명이 넘게 죽었다.
심지어 한국을 찾은 르완다 청년들은 지난 5일 방송에서 한국 전쟁 기념관을 찾아 조용하고 숙연한 태도로 기념관을 둘러봤다. 르완다를 찾은 이들은 대학살로 가족을 잃은 아픔이 있었다. 파브리스는 아버지를 잃었고 브레제는 아버지, 이모와 삼촌들을 잃어야 했다. 브레제는 대학살로 인해 남은 가족이 5명 밖에 없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제작진은 르완다 편에 이어 19일부터 벨기에 편을 편성했다. 르완다 편을 통해 대학살의 참혹함을 이야기 했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곧바로 벨기에 사람들을 등장시킨 것이다. 무엇보다 르완다에서 한국까지 찾은 이들이 고국에서 예고편을 보게 된다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수백개의 방송 보류 글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제작진이 글을 멋대로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담당자는 편성 변경 사항 없이 방송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람이 외국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제강점기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는데 그 다음 편성으로 일본 사람을 등장 시켰다면 과연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