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는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기자들이 투표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꼽힐 만큼, 권위를 인정받아왔다. 지난해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올해는 한국계 미국감독 정이삭이 연출한 '미나리'가 과연 어떤 부문에 노미네이트될까가 관심이 쏠렸다.

앞서 골든글로브는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심사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미나리'는 브래드 피트의 영화사 플랜B가 제작하고 한국계지만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역시 한국계 미국인인 스티븐 연이 프로듀서를 맡았지만,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니면 외국어영화로 규정하는 골든글로브 내부 규정에 따라 외국어영화로 분류된 것.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페어웰' 룰루 왕 감독을 비롯해 할리우드 아시아계 영화인들의 반발이 쏟아지고,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골든글로브는 이 같은 비판을 외면하고, 로컬 시상식 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도 이변이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미국 각종 시상식에서 20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렇지만 골든글로브는 이번 여우조연상 후보 전원을 백인으로 채우면서 윤여정의 후보 지명은 불발에 그쳤다.

이 같은 골든글로브의 선택은 현지 언론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LA타임스는 윤여정의 후보 탈락을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ET(엔터테인먼트 투나잇)는 윤여정의 후보 탈락을 이변으로 꼽으며 오스카에선 이 같은 실수가 정정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로튼토마토 26%를 기록한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며 "글렌 클로즈는 훌륭한 배우지만 그녀는 '미나리' 신스틸러 할머니인 대한민국의 메릴 스트립 윤여정을 제치고 '힐빌리의 노래'로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맹크'가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최다 노미네이트됐다. '맹크'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 영화는 이번 시상식에 총 2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다를 기록했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3월 2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