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나라 쎄? 일본이 쎄?"
이 질문에 아버지 왈,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국력이 약하다, 아쉽지만 일본은 엄청난 국력의 나라라는 말에 정말 뜨아 했었습니다.
이런 느낌의 유년기 기억을 지니신 분들은 꽤 있을듯 싶습니다.
아무튼 한국인으로서 유소년기는 이 반일 감정이 알게 모르게 자생적으로 자라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덕수궁, 경복궁을 종종 가곤 했었습니다.
경복궁에 가면 어느 작은 고궁 앞에 위 그림과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한글, 영문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가보니 지금은 이게 사라진 것 같더군요.
아니면 제가 못본 것일 수도 있고...
같이 놀러간 친구들은 저 포함 총 3인.
이중에서 막가파식 행동파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흥분하면 우선 행동부터 하는 친구입니다.
이때 이 작은 고궁 앞 표지판을 지나는데, 나이 40~50대 정도로 보이는 일본 남자 둘이서 키득키득거리며 영문 안내 문구를 읽고 있더군요.
순간 불끈하는 느낌으로 친구들과 서로 눈빛이 마주치는데, 아~ 아 막가파 친구가 벌써부터 앞차기, 날라차기로 그 일본인 관광객을 순식간에 패기 시작하더군요.
덩달아 저와 남은 친구들도 가세해서 움씬 두들겨 패주다보니 이것들이 무릅을 꿇고 빕니다.
정말 나이상으로는 아버지뻘인데, 이 두 일본 남성들 엄청 두들겨 맞았습니다.
이에 막가파 친구는 남자 쉐키가 아무데서나 무릅을 꿇는다고 더 패주다가 상황이 경찰이 뜰 것 같아 부랴부랴 경복궁을 빠져나온 기억이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 폭행죄에 대해 경찰들이 좀 관대했던 시기였기도 했는데, 문제는 외국인을 때린지라 패고 나니 행여 경찰에 잡힐까 겁도 좀 났더랍니다.
요즘 경복궁의 명성황후 시해 안내 표지판을 제가 못본 건가요? 아님 치운 걸까요?
얼마전에 경복궁에 가서 문득 그때의 생각에 그 장소일 것이라는 곳에 가보니 과거 이런 안내 표지판이 없더군요.
아마도 일본인 광광객들 유치 때문에 치운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