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물이 손에 튄다
감으로 냄비에 물을 붓고 까스불을 올린다 '따다다다 딱' 하는 소리가 경쾌하다
가생이 잡게에 라면을 먹고 오겠다는 위꼴글을 올리자마자 물 끓는 소리가 들린다
얼른 뛰어가 라면을 넣었다
네모난 면의 모서리가 냄비의 입구에 막혀 졋가락으로 우겨넣었다 매번 번거로운 일이다
스프와 건더기를 투척하니 보글보글 거품을 내며 끓어 오른다
음~ 하고 나도 모르게 수중기를 타고 올라오는 라면 향을 음미했다
이 정도로도 훌륭하지만 내 비장의 레시피는 지금부터다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다듬었다. 신선하지 않지만 아직 먹을만 하다
다음어진 재료를 끓고있는 라면에 모두 투척했다
기포를 타고 움찔거리는 오징어 다리를 보니 왠지 생명의 경건함이 느껴져 잠시 묵례를 했다
이제 익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아까 올린 글을 보니 조회수가 8밖에 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인기가 없을까
나는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내가 세상에 필요없는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이미 3분이 지나 있었다
까스렌지 불을 끄고 김이나는 라면을 예쁜 그릇에 담았다
국물이 아슬아슬하게 넘치지 않았다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고 이제 먹어볼까 하는 참에
갑자기 눈에서 뜨거운 남자의 눈물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