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못따라오는 한국 기술력
우리 3세대 원전 APR1400… 佛·日 못받은 美 NRC인증 받아… 중국은 해외 인증 한건도 없어
한국 원전, 프·러·중보다 경쟁력 뛰어나
프랑스는 가동 중인 원전이 58기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원전 대국이다. 그러나 부품 결함 등으로 공기(工期)가 지연되고 건설 비용이 불어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예산과 공기를 지키는 것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220억달러(약 25조원)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서 예비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미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국의 원전 경쟁력을 비교·분석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kW당 건설 비용은 한국이 3717달러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중국이 4364달러, 러시아가 5271~6250달러, 프랑스가 7809달러, 미국이 1만1638달러에 달했다.
한국 원전은 세계적으로 기술력과 안전성도 인정받았다. 한국의 3세대 원전인 APR 1400은 프랑스·일본도 받지 못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받았다.
미국 이외 국가에서 NRC 인증을 받은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또 APR 1400의 유럽 수출형 원전 'EU-APR' 표준설계는 유럽 사업자 요건(EUR) 인증을 받았다.
영국 에너지기술연구소(ETI)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UAE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 1기의 평균 건설 비용은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다. 이 보고서는 "이는 비용 절감과 성능 향상을 목적으로 원전 건설 프로그램이 계획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 UAE 수출 이후 한국의 원전 건설 비용은 거의 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 플라망빌 3호기의 총 건설 비용이 136억유로(약 1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EDF가 지난달 발표한 124억유로보다 12억유로 더 많은 액수다. 한국이 해외시장에서 건설 중인 원전의 가격·기술 경쟁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원전 수출, 탈원전이 발목
한국 원전은 경제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수출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사우디 원전 수주전에서도 탈원전 정책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우리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3국 정도가 예비 사업자로 선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7월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 등 수주전에 참가한 5국 모두를 예비 사업자로 선정했다.
블룸버그는 5국의 경쟁력을 비교·분석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UAE에서 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하고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은 반면, 약점으로는 정부 지원이 불투명(unclear)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국내에서는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의 건설을 백지화하면서도 원전 수출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국제 원전 시장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 원전의 안정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세계적 원전 강국인 미국과 프랑스는 공기 지연과 예산 초과로 이미 한계에 부닥쳤고, 러시아와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 원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각국의 노력이 계속되는 만큼 온실가스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원전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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