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역을 지날 때 반드시 진도 VTS에 적재량, 승객수, 항로를 보고해야 하는데 하지 않은 걸로 보임. 사고 후 녹취록에 승객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는 대목이 있는 걸 보면 진도 VTS에서 보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걸 확인하는데 시간을 소비함. 애초에 보고를 안하면 진도 VTS에서 배에 무전을 날려야 함.
사고 당시 가까운 진도가 아닌 제주 VTS에 구조요청을 한 이유는 12번 채널(한계주파)만 쓰면 제주 VTS만 연결되고, 16번 채널(공용주파)은 진도 VTS, 해수부, 해경, 선사 모두 연결되어 들을 수 있다. 교신 도중 문제가 드러나면 해경 해수부가 조사를 들어와서 피곤해지니까 관행적으로 16번 채널은 켜 놓기만 하고 안 쓴다. 그래서 사고 초기에 관행처럼(혹은 자기들 실수가 드러날까 봐) 16번 채널 제외하고 12번으로 연결해서 제주 VTS만 연결되었고, 다시 진도 VTS로 연결하느라 시간이 허비되었다.
진도 VTS는 세월호의 이상징후를 미리 알 수 있었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세월호의 GPS 신호가 잠시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진도 VTS에서 즉각 알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이상징후로 보고 곧바로 교신해야 하고, 이후 세월호의 급속변침 역시 진도 VTS에서 곧바로 잡히기 때문에 그 시점에서는 먼저 교신을 해야 한다. 애초에 제주에서 진도로 넘기기 전에 먼저 진도에서 세월호에 무전을 날렸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세월호로부터 무전을 받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적재화물들은 형식적인 결박에 그쳤다. 나중에 풀기 힘들고, 결박 장비 가격도 비싸다. 사고당시 급하게 변침할 때 배가 기울어지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규정대로라면 당직근무자는 4시간마다 화물 결박상태를 점검해야 하지만, 애초에 제대로 결박이 안된 걸 알기 때문에 제대로 점검이 이루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고 이후 발표되는 승선인원이 자꾸 수정되는 것은 선사뿐만 아니라 해경과 항만공사측 문제도 크다. 원래라면 승선할 때 해경에서도 체크를 하게 되어 있지만 제대로 하지 않는다. 제대로 검사했다면 선사는 몰라도 해경 쪽에서 모를리 없다. 인천-제주 구간은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지만 부산 터미널에서는 제대로 검사한다. 일본을 오가는 배가 많아서 일본 쪽에서 검사를 하니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원칙대로 돌아가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사고 안 난게 신기할 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