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편의점 브랜드 CU의 탄생
국내 1위 편의점인 훼미리마트(FamilyMart)가 CU로 브랜드 교체를 단행 했습니다.
7천개가 넘는 점포수와 연매출 3조원에 육박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편의점 브랜드인 훼미리마트는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사실 일본 브랜드 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역시 일본 편의점 브랜드 입니다.
뭐..국내 토종 편의점 브랜드 GS25가 있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대기업 느낌이 강해 그닥 친근하게 다가오진 않습니다.
볼때마다 GS칼텍스와 GS건설이 머릿속에 오버랩 되기도 하구요. 여튼 이와같은 업계 현실속에 한국을 대표할 한국형
편의점 전문 브랜드가 탄생 되었다는 건 꽤 반가운 소식 입니다.
CU 브랜드 탄생배경
훼미리마트(CU)를 보유한 BGF(보광훼미리마트)리테일사는 그간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22년간 브랜드와 기술을 제공 받아 오면서 국내 편의점 수준을 비약적으로 양/질적인 면에서 발전시켜 왔습니다.
또한 (장점인진 모르겠으나) 동네마다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국내 유통흐름도 많이 바꿔 놓기도 했지요.
그러나 한편으론, 독자 브랜드 없인 1) 자체판단에 따른 자율적 경영을 하기 어렵고, 2) 해외 로열티에 대한 이슈문제,
3) 추후 독자적 해외진출 불가 등 장기적 비전을 지속적으로 추구 하기엔 한계가 있어 이번 새 브랜드를 런칭 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우리 정체성을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한국 대표 편의점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만으로도
CU브랜드의 탄생은 가치있는 사건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BGF리테일사는 올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새 로고인,CU를 전국 편의점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하는데,
CU의 로고 및 Brand Identity Application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고객중심 편의점 CU, 정말?
새로 선보인 CU로고는 전반적으로 캐쥬얼하고 경쾌한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등의 기존 편의점 로고들이 규모있어 보이는 안정적인 30~40대 아저씨의
톤이라면, CU로고는 그들에 비해 좀 더 젊어진 20대의 느낌 입니다.
세븐일레븐 간판: 세븐일레븐도 시대에 맞게 브랜드 리뉴얼을...
보도 자료에 의하면,
새로고의 CU는 "Good to See You",와 "See You Again"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말풍선 안의 "CVS for You"는 "당신을 위한 편의점"이란 뜻이며 고객중심의 편의점을 의미합니다.
고객중심 한국 대표 편의점 CU, 정말???- 아쉬움이 큰 CU(쿠;)
로고만 놓고보면, "고객중심의 편의점" 혹은 "한국대표 편의점"이란 이미지와 연관성이 좀 많이 떨어집니다.
한국 대표 편의점 브랜드를 지향 한다면, 한국적 냄새가 나는 네이밍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도 말고 국산참기름 한 방울만 살짝 떨어뜨려 주는 센스를 발휘 했다면 어땠을까요?
영어간판과 어설픈 영어네이밍이 난립하는 국내환경이 전 그리 보기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수십년간 살다온 제 관점으로 볼때, CU는 마치 인터넷 은어같은 느낌입니다.
예를들어,
NP = No Problem
TC = Take Care
OMG = Oh My God
이런거죠.
이런점에선, FamilyMart가 더 친근하고 직관적으로 들립니다.
CU처럼 단어글자수가 짧다고 해서 직관적이라 할 순 없죠.
말풍선안의 "CVS for You"도 마찬가지 입니다.
업계사람이 아닌이상, CVS 축약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리는 사람이 없을것이며,
연령층대가 올라갈수록 읽기가 난해해 집니다. 더불어 "당신을 위한(고객중심)편의점"을 표현하려 했다지만
외국사람들이 보면 상당히 어색한 표현이죠. 한국말을 영어문법대로만 해석한 표현법(소위 한국식 영어표현법)
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외국분들은 그냥 CU=쿠로 읽을 수 있겠네요. ;
심벌 & 로고타입
이번 로고는 컬러와 handwritten typography가 주는 경쾌함은 있지만,
죄다 텍스트 위주여서 지루한 면이 동시에 공존합니다. CU가 "다시봐서 좋다", "또 보자"의 정겨운 톤/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비주얼(심벌)도 브랜드 메세지에 맞게 좀 더 친근한 형태로 다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금은 소비자가 로고를 봐도, 아, 반갑다!라는 느낌은 그닥 들지는 않네요.
로고를 전부 텍스트로 가려고 했다면, 아래 유럽의 어느 슈퍼마켓 브랜딩 리뉴얼 사례처럼 표현 해보는것도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Eat의 단어 뜻을 맛깔지게, 먹고있는 순간을 잘 포착해 변형된 타이포를 통해 생동감있게 구현해 냈습니다.
휴머러스하고 재치 있습니다. 살아있습니다. 또한 누구나 반길 수 있는 Fun한 브랜드 이미지 입니다.
CU(쿠)도 좀더 See you!다운 느낌으로 구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슈퍼마켓 로고
로고 어플리케이션 - 간판
심벌 시안들
Eat을 표현한 다양한 패턴
브랜드 어플리케이션- Bag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CU의 브랜드 메세지가 주는 친근한 느낌과는 반대로, 로고에 쓰인 타이포그래피는 고루한 Corporation feel이 강하며,
말풍선안의 서체와 조화롭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말풍선 꼬리는 왜 잘랐을까 하는 의문이...
줄 맞춤 빼고 다른 깊은 뜻이 있었나요? CU서체와 일체감을 주기위해? ..
국내 소비자를 진정으로 배려한 한국형 편의점 브랜드인지, 본질적으로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로고 입니다.
CU편의점 1호점 전경입니다.
1편은 여기서 마치고,
2편에서는 브랜드컬러, 브랜드 어플리케이션(인테리어포함)등을 다루고 개인소감을 몇자 더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