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사단 포연대 XX포병대대를 알파포대를 나왔습니다.
우리포대에는 포돌이라고 개한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부대내 작업할때마다 따라다니고, 훈련갔다오면 제일 반기는 녀석으로
붙임성이 있는 귀여운 개였고 관리하는 군번은 일병말호봉이였습니다.
정식인가를 받은 개는 아니였던걸로 기억합니다.
6개 포상중에 다섯개포상은 막사와 가까이 있는데 여섯포만
최후방어사격라인구축과 전술시야확보때문에 유독 멀리 위치해 있었죠.
때문에 다섯포하고 묶어서 변두리포반이라고 병들끼리 명칭하기도 했습니다.
포반장(분대장)을 달게 되면 부대내 혼자 순찰을 도는 동초근무를 하게 되는데
그때 포돌이 녀석이 따라옵니다. 저도 들은 이야기였는데 이녀석이 낮에는 상관없는데
밤에는 여섯포순찰 갈때만 따라오질 않는다더군요.
그땐 별로 상관 안했습니다.
저도 짬밥을 어느덧 먹고 포반장 견장을 달고 첫동초근무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동초교대를 하고 막사주변부터 시작해서 돌아다니려니 역시나 포돌이가 따라오더군요.
아무생각없이 하나포부터 순찰돌고 포상에 마련된 순찰일지 체크하면서 어느덧
오포에서 여섯포로 가려는데 포돌이가 안따라오고 멈춰있는 겁니다.
'포돌아~ 포돌아' 하고 불러도 안오고 그자리에서 낑낑거리고 있었죠.
왜 안오지? 진짜 귀신이 있나?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군복입고 총한자루 매고 있고 짬밥도 먹은놈이 쪽팔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포돌이를 두고 그냥 여섯포로 향했죠. 순찰일지는 체크해야 하거든요.
여섯포를 밤에 오니 찬바람도 많이 불고 역시나 을씨년 스러웠습니다.
살짝 식은땀도 흐르긴 했지만 군대오기전에 알바로 백화점 보안근무도 했었던 터라
야밤에 보면 무섭게 생긴 마네킹도 많이 보았는데 이정도야 하고 그냥 지나왔죠.
근무일지 체크하고 돌아오는 길에 바람소리와 내발에 밟히는 나뭇잎소리도 으스스했습니다.
포돌이는 오포에서 부동자세로 기다리고 있더군요.
제가 가까이 가니깐 그제서야 움직여서 따라왔었습니다.
이일은 제가 제대할때까지도 그 이후에도 반복되었을 겁니다.
물론 그때까지 귀신을 눈으로 보았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포돌이가 낮에는 여섯포에 오는데
왜 밤에만 여섯포에 오지 않으려고 하는지 아무도 의문은 풀지 못했습니다.